미국에서 현대기아 차량의 도난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대형 자동차보험사 일부는 현대기아 차량의 신규 보험가입을 거부하고 있을 정도다.

현대기아 차량의 도난 문제가 불거진 것은 지난 2021년 부터다.  자칭 ‘기아 보이즈’라고 칭하는 위스콘신주 십대들이 소셜미디어 틱톡에 기아 승용차를 절도하는 영상을 업로드하였던 것이 지금까지 이어진 도난 문제의 시작이었다. 이들은 드라이버와 특정 소프트웨어를 저장한 USB만 있으면 기아 차량 도난이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범죄의 주된 표적이 된 차량은 2011년부터 2021년까지 판매된 기아 승용차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판매된 현대차다. 해당 연식의 모델들은 차량 이모빌라이저가 장착되지 않은 것이 문제가 됐다. 이러한 점을 악용한 현대기아 자동차 도난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또한, 미국은 총기 소유가 합법인 국가다. 도난 차량에 총기가 있었다면, 이를 통한 추가 범죄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국 고속도로손실데이터연구소(Highway Loss Data Institute)에 따르면 이모빌라이저는 2015년에서 2019년 판매된 차량의 96%에 장착되었다. 같은 기간 판매된 현대기아 모델에는 불과 26%만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의 도난 사례가 폭증하자 미국 보험사들이 이에 대한 대응을 시작했다. CNN 등 현지 매체는 올해 미국 대형 보험사인 스테이트팜(State Farm Insurance)과 프로그레시브(Progressive Insurance)가 해당 모델에 대한 신규 보험 가입을 거부하고 있다. 이미 보험에 가입된 차량에 대해서는 보험료를 인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인트루이스주에서는 지난해 현대기아 차량 3958대가 도난돼 전년 대비 1450% 급증했다.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에서 도난 차량의 49%, 오하이오주 콜럼버스는 45%,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도난 차량의 21%가 현대기아의 차량이었다. 이를 감안하면 이들 보험사의 현대기아차 신규 가입 거절과 보험료 인상은 어느 정도 납득이 가는 수준이다. 

다음은 미국 고속도로손실데이터연구소(Highway Loss Data Institute)에서 발표한 2019~21년 '상대적 도난 신고 빈도'이다. 여기서 '상대적 도난 빈도'란 미국 내 판매되고 있는 차량의 평균 도난 건수를 100이라고 볼 때 각 차량들의 상대적인 값을 의미한다. 가령 1위를 차지한 닷지 차저 SRT 핼켓의 경우 상대적 도난 빈도가가 5,179로 평균치보다 51.8배 정도 도난이 많이 발생한 것임을 뜻하며, 8위를 차지한 기아 리오의 경우 평균치보다 3.1배 정도 도난이 많이 발생했음을 알 수 있다.

현지 매체들은 현대기아 2019~21년 모델의 절도율이 2015~19년 모델의 절도율보다 낮아졌지만, 여전히 기아 리오, 기아 스포티지, 현대 악센트는 절도율이 높은 상위 20개의 모델에 이름을 올렸다고 전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러한 도난 사고가 늘어나자 미국 현지에서 스티어링 잠금 장치를 제공하거나 무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의 대책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원 에디터 tw.ki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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