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당혹한 승차감,주행거리는 대만족..벤츠 EQE 350+
[시승기] 당혹한 승차감,주행거리는 대만족..벤츠 EQE 350+
  • 임정환
  • 승인 2023.03.01 09:00
  • 조회수 1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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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메르세데스 벤츠가 전기차 네이밍에 사용한 EQ 브랜드를 폐지하고 기존 S,E,C클래스를 활용해 전기차 네이밍을 새롭게 할 것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기존 네이밍이 생소한데다 벤츠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제대로 부각시키지 못했다는 평이 주류였다.

 

내연기관 프리미엄 브랜드의 압도적 1위 벤츠가 아직까지는 전기차 시장에서 보수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시승한 EQE 350+는 벤츠가 초기 전기차 시장 진입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차량이다. 기술적인 한계보다는 전기차에 대한 명확한 콘셉이 그려지지 않았다는게 전체적인 시승 후기다.

첫 눈에 차량을 보자마자 우주선 느낌으로 다가왔다. 특별한 캐릭터라인 없이 둥근 디자인에 벤츠 특유의 원-보우(하나의 활 모양새) 디자인은 마치 물방울 같은 느낌을 준다. 전기차 주행거리에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인 공기역학을 중시한 디자인이다. 

전면부는 중앙에 위치한 큰 삼각별과 작은 별들이 촘촘하게 그려져 있는 그릴이 눈에 들어온다. 미래에 자율주행 센서 자리를 먼저 보여주는듯 한 요소다. 그릴과 이어진 LED 디지털 라이트는 주간 주행등과 같이 날카로운 인상이다.  야간 주행시 260만픽셀로 구분돼 앞차의 눈부심을 방지해주면서 탁월한 시인성을 보여준다. 차량 인식률도 높아 유용하다.

측면은 상단부 원-보우 디자인이 압권이다. 루프라인이 마치 하나의 활처럼 곡선으로 이어진다. 전, 후륜 오버행도 거의 비슷한 것도 독특하다. 측면부에 워셔액 주입구가 별도로 달려 있다. 서비스 센터에 입고하지 않으면 보닛을 열지 못하기 때문이다. 벤츠 측은 "고객이 보닛을 여는 경우가 거의 없어 워셔액 주입구만 따로 빼냈다"고 설명한다. 

 

도어 잠금을 해제하면 조명과 함께 튀어나오는 플러시 타입 도어 핸들은 미래지향적이다. 255-40-20인치 타이어가 끼워진 휠은 전기차 특색을 살려 블루 컬러로 도색했다. 미래지향적이지만 다소 밋밋하다. 

후면은 길게 이어진 독특한 그래픽의 리어 램프가 차량을 넓게 보이게 한다. 또 부드럽게 떨어지는 루프라인과 곡선을 빵빵하게 채운 뒷 휀더라인은 우아함을 각인시키는 요소다.

 

뒷 창문 끝, 트렁크 끝단에 하나씩 붙어있는 스포일러는 EQE의 낮은 공기저항 계수를 볼 수 있는 부분이다. EQE의 공기저항계수는 0.22cd다. 참고로 EQS는 0.20cd로 양산차 가운데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내는 상당히 화려하다. 12.8인치 센터 디스플레이와 양옆으로 삼각별이 수놓아져 있다. 밤에는 엠비언트 라이트도 들어와 화려함을 더한다. 12.3인치 디스플레이 계기판은 기존 내연기관에 사용한 디자인에 전기차 특성을 살짝 가미한 느낌이다. 전반적으로 기존 내연기관의 MBUX 2세대 형태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스티어링 리모컨 조작방식은 이전에 시승한 C클래스와 같다. 단점도 동일하다. 오 조작이 종종 발생한다. 음량 조절은 너무 민감해 주행 중 깜짝 놀라기도 한다. 

 

12.8인치 센터 디스플레이에는 벤츠 최신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MBUX 2세대가 탑재되어 있다. 무선 카플레이를 지원한다. 오디오는 부메스터 사운드 시스템이다. 1열 주행 중에는 수준 높은 NVH와 어울리게 상당히 좋은 음질이 귀를 즐겁게 한다. 상대적으로 2열에서 음질은  조금 아쉽다.

시트는 무난하다. 볼스터가 얕아 몸에 착 감기기보단 편안함에 초점을 뒀다. 차체 바닥에 배터리가 깔려 있어 시트포지션은 살짝 높은 느낌이 난다. 2열 공간은 E클래스 대비 휠베이스가 180mm가 더 길어 레그룸은 넉넉하다.

 

183cm의 기자가 앞뒤로 앉았을 때 주먹 두 개가 들어간다. 헤드룸은 원-보우 디자인과 아래에 달린 배터리 때문에 넉넉하진 않다. 최대한 방석을 아래로 내렸지만 살짝 답답하다. 손가락 한마디 정도의 공간이 남는다.

 

큰 면적을 자랑하는 파노라마 선루프가 그나마 다행이다. 선쉐이드를 열면 주먹 반 개 정도 들어가는 헤드룸이 더 생긴다. 1열은 이중접합 유리가 적용돼 소음 차단이 완벽하다. 2열은 1억원 넘는 가격인데 이중접합 유리가 아니라 아쉽다.

EQE 350+는 215kw의 전기모터를 후륜에 탑재한다. 토크는 57.61kg.m로 상당한 수준이다. 초반 가속시 전기차 특유의 빠른 반응성과 넉넉하고 두터운 토크를 보여준다. 전기차답게 고속으로 갈수록 토크가 줄어든다. 제로백은 6.4초이다. 벤츠코리아는 순차적으로 사륜구동이 가능한 듀얼 모터 모델도 들여올 계획이다.

 

승차감은 다소 딱딱하게 다가온다. 기자는 에어서스펜션이 장착된 E클래스를 소유하고 있는데 EQE는 기존에 타던 벤츠 승차감과 방향성이 조금 달랐다. 에어서스펜션이 장착되지 않은 EQE 승차감이 예상보다 훨씬 딱딱했다. 전기차 특유의 중량을 서스펜션이 감당하지 못하는 느낌이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조금만 빠르게 넘으면 2열 탑승자가 시트 위로 튀어 오를 정도다. 고속주행시 코너를 돌면 차량이 무거워 롤이 심하게 느껴진다. 결과적으로 서스펜션이 2.5톤이나 되는 전기차 중량을 감당하지 못하는 셈이다. 교량 연결부 등을 지날땐 충격이 직접 몸에 전해진다. 

회생제동 시스템과 ADAS는 벤츠 이름값을 제대로 한다. 일반 회생제동, 강력 회생제동, 인텔리전트 회생제동이 있는데, 인텔리전트 회생제동은 앞차의 간격에 맞춰서 회생제동을 조절해준다. 다른 전기차에 달린 오토 회생제동과 같다고 보면 된다.

 

상대적으로 인텔리전트 회생제동 완성도가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앞차와 거리가 가까워도 회생제동을 상당히 부드럽게 작동키셔 탑승자의  멀미를 방지해준다. 간격을 줄이고 싶은 경우에 차량을 조금 더 앞으로 밀어 붙이면 그 거리를 최대한 유지해주고 정차까지 상당히 부드럽게 진행한다.

 

또한 계기판과 HUD에 전방 차량을 표시해 안심하고 사용이 가능하다. ADAS는 정말 좋다. 정차 및 재출발도 상당히 부드럽고 반응이 빠르다. 전기모터 덕분에 모자란 1%가 채워진 느낌이다.

EQE 350+의 주행가능거리는 환경부 기준 471km이다. 높은 효율과 공력성능 덕분에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인증 주행거리보다 더 먼 거리를 갈 수 있는 상황이 많았다. 봄이나 여름이라면 500km를 충분히 넘길 수 있겠다. 

 

메르세데스-벤츠 EQE 350+ 가격은 1억300만원이다.  승차감을 감안해 '전기차' 벤츠로 보면 납득이 쉽지 않지만 인테리어를 보면 그나마 납득이 되는 가격이다.

 

한 줄 평

장점: 화려한 인테리어, ADAS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높은 완성도


단점: 벤츠답지 못한 승차감..이건 빨리 해결해야

 

임정환 에디터 jwh.lim@carguy.kr

메르세데스-벤츠 EQE 350+

모터방식

영구자석식 싱글모터

배터리

리튬이온 88.89kWh

전장

4965mm

전폭

1905mm

전고

1510mm

축거

3120mm

최고출력

288마력

최대토크

57.6kg.m

완충 시 최대주행거리

471km

시승차 가격

1억3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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