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쏘나타 이렇게 좋은 차였어”..디 엣지 놀라운 변신
[시승기] “쏘나타 이렇게 좋은 차였어”..디 엣지 놀라운 변신
  • 김태진 편집장
  • 승인 2023.05.12 08:00
  • 조회수 7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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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나타가 이렇게 좋은 차였어!”

현대차가 지난달 출시한 8세대 쏘나타(DN8) 부분변경 ‘디 엣지’ 1.6터보 풀옵션 및 2.5터보 N라인을 시승한 이후 기자의 입에서 절로 나온 감탄사다. 이렇게 좋은 차를 그동안 몰라봤던 기자가 머쓱해지는 순간이었다.

 

쏘나타 디 엣지 2.5터보 N라인
쏘나타 디 엣지 2.5 터보 N라인

쏘나타 디 엣지는 한 마디로 부분변경이지만 완전변경에 가까운 변화를 이뤄냈다. 우선 날렵하고 직선적인 스포티한 디자인이 매력이다. 여기에 차급을 뛰어넘는 편의·안전사양을 추가해 가격은 300만 원 정도 올랐다. 


예전 8세대 쏘나타가 처음 등장하던 2019년 봄으로 돌아가 보자. 이때만 해도 디자인 논란이 한창이었다. 속칭 ‘메기 입 또는 얼굴’을 닮은 앞모습 때문에 성능부터 승차감까지 자연스럽게 평가절하됐다. 


기존 8세대 쏘나타는 디자인 선호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중산층을 대표하던 자가용에서 멀어져 갔다. 더구나 ‘쏘나타’라는 모델명은 택시 또는 렌터카 이미지가 점점 굳어졌다. 주요 구매층이던 30, 40대 상당수가 한 등급 위인 그랜저로 넘어갔다. 

 

쏘나타 디 엣지 1.6터보
쏘나타 디 엣지 1.6 터보

현대차 입장에서는 쏘나타보다 약 500만 원 이상 비싼 그랜저가 잘 팔리는 게 그저 좋을 뿐이었다. 아울러 SUV 강세로 투싼, 싼타페로 고객층이 대거 이동하면서 쏘나타는 못생긴 디자인 악평까지 더해져 설자리를 잃었다. 


오죽했으면 ‘쏘나타 단종설’이 흘러나왔을까. 오늘날 현대차를 글로벌 톱5 메이커로 만든 일등 공신인데 말이다. 지난해 하반기 단종설이 돌자 현대차는 즉각 “쏘나타 단종은 있을 수 없다. 부분변경 모델을 내년 출시한다”라고 발표했다. 


이렇게 수명이 다할 듯했던 쏘나타가 지난달 ‘디 엣지’로 돌아왔다. 이름에서도 느껴지지만 새로운 이미지를 추구하며 젊은층을 중심으로 스포티한 세단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디 엣지 전면을 처음 본 순간 기존 ‘메기 입’이 떠올랐다. “진작 이렇게 디자인을 하지, 왜 그랬을까” 하는 아쉬움 때문이다. 부분변경이지만 앞뒤와 실내를 완전변경 수준으로 바꿨다. 


그러면서 스포티하고 날렵한 세단으로 변신했다. 외관뿐 아니라 실내도 대폭 바뀌었다. 2019년 나온 8세대 쏘나타와 비교했을 때 정말 신차 냄새가 풀풀 날 정도로 큰 변화를 입은 셈이다. 


외관은 평범한 중형 세단이 맞나 싶을 정도로 스포티하다. 관점에 따라 호불호는 갈릴 수 있겠지만 스포츠카 분위기가 난다. 특히 2.5터보 N라인은 "1억 원대 스포츠카를 4천만 원대에 경험한다”라는 평가가 나올 수 있겠다.

 

전면 디자인은 스포티 그 자체다. 개인 취향으로 선호하지 않는 주간주행등과 보닛을 수평하게 이은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도 볼만한 수준이었다. 여기에 보닛과 그릴, 램프 형상도 바꿨다. 전체적으로 균형이 잘 잡혔고 스포티함도 놓치지 않았다. 


디 엣지는 기존 모델과 달리 헤드램프를 모두 LED로 통일했다. 기존에는 중상위 트림까지 프로젝션과 LED를 혼용했다. 


수평형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는 헤드램프와 연결돼 범퍼와 맞닿아 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주차를 하다 살짝 전면을 부딪혀 호라이즌 램프가 고장이 나는 경우다. 이 램프를 수리하려면 양쪽 헤드라이트까지 모두 교체해야 한다.

 

잘못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결과를 초래한다. 현대차가 출시하는 신차에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 적용이 늘면서 보험사에서는 벌써 비싼 수리비 때문에 한 소리가 나오고 있다.


측면은 부분변경이라 큰 변화는 없다. 날카롭게 접어 내 음각과 양각을 정확하게 표현한다. 패스트백 디자인도 유지해 스포티함을 강조한다. 전체적으로 루프라인이 낮아진 형태지만 2열 탑승객이 크게 불편할 정도는 아니다.


후면도 무척 스포티하다. H형태로 한 줄로 이은 미등이 매력을 발산한다. 새로 바뀐 테일램프는 신선하다. 스포일러 역할을 하는 에어로 핀과 트렁크 리드는 그대로다. 트렁크 공간은 정말 넓고 크다. 

 

실내는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0.25인치 센터 디스플레이 2개를 하나로 이어 커브드 형태로 만든 것이 눈길을 끈다. 운전석으로 살짝 휘어 있어 운전 도중 터치하기에 편하다.


디지털 계기반은 그랜저에 먼저 적용한 것을 그대로 사용했다. 드라이빙 모드에 따라 색상을 바꿀 수 있다. 간결한 디자인에 숫자와 글자도 무척 커 시각적 만족도가 높다. 

 

센터 디스플레이 하단에 얇게 자리한 송풍구는 바람 방향 조절이 섬세하지 않아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에어컨 바람이 나오는 경우도 허다하다. 실내 가장 큰 변화는 변속레버 위치다. 기존 버튼식에서 그랜저와 마찬가지로 스티어링 휠에 레버를 달았다. 덕분에 센터 콘솔 부위가 넓어졌다.


공조기 조작부도 새롭다. 기존 버튼식이었던 것에서 디스플레이로 바꿨다. 문제는 디스플레이가 작은 데다 아이콘이 작고 오밀조밀 붙어 있어 잘못 터치하기 십상이다. 실외 기온이 27도까지 올라가 에어컨을 조작하다 핸들 열선을 켜기도 했다. 

 

2열까지 실내 공간은 나무랄 곳이 없다. 넉넉한 공간과 편의장비는 현대차의 장기다. 승객의 안락함을 위해 고민을 한 흔적이 여기저기 묻어있다. 특히 도어 암레스트 면적을 넓게 해 장거리 주행에 편안하다. 


2열 헤드룸은 키 178cm 기자가 앉았을 때 머리카락이 살짝 닿을 정도에 그쳤다. 넉넉하지는 않지만 패스트백 디자인을 감안하면 용납할 수준이다. 


엔트리 트림인 프리미엄부터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 펜더 LED 방향지시등, 전 좌석 세이프티 파워 윈도우, 8way 운전석 전동시트를 기본 장착했다. 아울러 고급 트림에는 현대기아의 중형 세단 중엔 처음으로 전동식 트렁크를 채용했다.

 

이제 시승 차례다. 먼저 1.6L 터보 엔진을 장착한 최상위 인스퍼레이션 트림이다. 편의장비로 실내 지문 인증 시스템(시동 및 결제)과 수입 프리미엄 세단에서나 볼 수 있는 시퀀셜 방향지시등, 헤드업 디스플레이, 2열 수동식 도어커튼, 뒷면 전동식 커튼까지 달았다. 


1.6L 터보 엔진은 디 엣지를 대표하는 파워트레인이다. 기존 쏘나타의 핵심이던 2.0L 자연흡기 엔진은 6단 자동과 매칭하지만 연비나 출력 모두 1.6L 터보 엔진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가격도 1.6 터보가 68만 원 비쌀 뿐이다. 연비를 감안하더라도 1.6 터보가 정답이다. 


시동 버튼을 누르면 카랑카랑한 터보음이 들려온다. 8단 자동변속기는 급가속에서는 다소 머뭇거리지만 부드러운 가속을 보여준다. 소음과 진동 억제는 수준급이다. 그랜저 이상으로 조용하다. 

시속 110km 이상 고속에서 예상외로 안정적인 주행감이 인상적이다. 노면을 제대로 물고 속도를 높인다. 놀라운 건 고속도로 정속주행 연비다. ADAS로 시속 100~110km로 셋팅하고 주행하면 손쉽게 20km/L 이상 연비가 나온다.

 

같은 파워트레인을 쓰는 소형 SUV 코나에 비해 훨씬 좋은 실주행 연비를 보여준다. 도심에서도 좀처럼 한 자리수로 떨어지는 경우가 없다. 12km/L 이상은 꾸준히 나온다. 시승한 80km 구간에서 도심 고속 복합 연비 16km/L를 기록했다.  

 

중간 기착지에 도착해 이번에는 2.5 터보 N라인으로 바꿔 탔다. 외관상 가장 큰 특징은 후면 듀얼 배기 파이프다. 2.5 터보는 290마력을 쥐어짜지 않고 여유롭게 전륜에 풀어낸다. 여기에 8단 DCT의 재빠른 변속감도 만족스럽다. 패들 시프트를 이용하면 운전의 재미가 배가된다. 고속 주행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NVH와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뽐낸다. 흡사 독일산 GT를 타는 느낌이다. 


고속으로 성인 4명을 태우고 장거리를 가는 GT카를 국산으로 한정한다면 제네시스 G70, 올해 단종한 기아 스팅어가 대표 선수다. G70은 2열이 좁아 GT카로는 격이 떨어진다. 이렇게 본다면 국산 GT카의 계보를 쏘나타 디 엣지 2.5터보가 이어받는 셈이다. 

2열을 접으면 광활한 적재 공간이 생긴다

요철이나 방지턱을 넘을 때도 전자제어서스펜션이 없지만 놀라울 정도로 충격을 잘 걸러준다. 전체적으로 현대기아 3세대 플랫폼은 쏘나타 디 엣지에 가장 잘 맞는다. 


급격한 코너와 시속 150km 이상 고속에서도 안정적인 몸놀림을 보여준다. 운동 성능만 비교한다면 그랜저가 쫓아올 수준이 아니다. 노면 추종성도 상상 이상으로 좋다. 


2.5터보는 레이싱에서 가속 출발을 상징하는 ‘런치 콘트롤’ 기능도 그대로 이어받았다. '스포츠+ 모드'에서 안전제어장치를 모두 끄고 악셀과 브레이크를 동시에 끝까지 밟고 있으면 ‘READY’ 상태가 된다. 

여기서 순간 브레이크를 떼면 휠스핀과 동시에 총알같이 튀어나간다. 세 번의 도전이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다. 한정적인 시승 코스 덕분(?)이다.

쏘나타 디 엣지는 꽉 끼는 옷을 입었다. 차체와 파워트레인도 꽉 조였고 인테리어도 물렁한 곳이 하나도 없다. 젊은 고객을 타깃으로 설정하면서 몸에 딱 붙는 옷이 어울린다고 판단한 셈이다. 

파워트레인도 하체 및 승차감, 운동 성능까지 정말 딱딱 떨어진다. 자로 잰 듯한 코너링 실력을 보여주는 현대 브랜드를 단 세단을 4천만 원대에 만날 수 있다는 게 놀라울 뿐이다. 

 

한 줄 평

장 점 : 독일차 수준의 코너링과 승차감의 조화..몰라봐서 미안해!

단 점 : 저렴한 플라스틱 소재..다소 답답한 8단 자동변속기 세팅

 

김태진 에디터 tj.kim@carguy.kr

 

구 분

쏘나타 디 엣지

쏘나타 N 라인

엔진

1.6 터보 가솔린

2.5 터보 가솔린

변속기

8단 자동

8단 습식 DCT

구동방식

전륜구동

전륜구동

전장

4910mm

4910mm

전폭

1860mm

1860mm

전고

1445mm

1445mm

축거

2840mm

2840mm

공차중량

1510kg

1610kg

최대출력

180마력

290마력

최대토크

27.0kg.m

43.0kg.m

복합연비

13.0km/L (18인치 휠)

11.1km/L (19인치 휠)

옵션

1.6 터보(68만원)

빌트인캠2(45만원)

파노라마 선루프(120만원) BOSE 사운드(65만원) 나파가죽(40만원)

2.5 터보(270만원)

빌트인캠2(45만원)

파노라마 선루프(120만원) 컨비니언스피(140만원) 컴포트IV(65만원)

가격

3,861만 원

(개소세 3.5% 기준)

4,251만 원

(개소세 3.5%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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