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美딜러에 EV9 가격인상 자제 요청..국내 부진 교훈
기아, 美딜러에 EV9 가격인상 자제 요청..국내 부진 교훈
  • 서동민
  • 승인 2023.11.07 17:00
  • 조회수 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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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미국 딜러들에게 대형 전기 SUV EV9의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해당 서한은 온라인 자동차 리서치 매체 카스다이렉트(CarsDirect)를 통해 지난 5일 공개됐다. 서한에는 “EV9 고객은 기아 브랜드의 중요한 새차로 구매 경험의 일부로서 가격 투명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딜러가 제조업체 권장소매 가격보다 인상 없이 EV9을 판매할 것을 요청한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기아의 가격 인상 자제 요청은 EV9의 국내 판매 부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EV9은 기아의 야심작으로 올해 6월 데뷔했으나, 출시 5개월 만에 재고가 쌓이기 시작했다. 지난달에는 5·6월 생산한 재고 차량에 한하여 최대 850만원 할인을 시작했으며, 기아 임직원 대상으로는 최대 30%인 2800만원가량을 할인한 바 있다.

 

판매 부진의 원인은 ‘비싸게 책정된 가격’이라는 소비자 반응이 주류다. 기아는 국내에서의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아 북미법인은 지난달 16일부터 EV9의 구매 예약 접수를 받기 시작했다.

 

북미에 시판하는 EV9은 라이트 RWD, 윈드 AWD, 랜드 AWD, GT-Line AWD 등 네 가지 트림이다. 가장 저렴한 라이트 RWD의 가격은 5만 4900달러(한화 약 7400만원)부터 시작한다. 기아는 EV9의 성공적인 출시로, 미국 시장의 더 큰 시장을 공략하길 원한다. 

 

 

다만 카즈다이렉트는 딜러에 의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과거 기아 EV6가 미국에서 출시된 지 1년이 넘었을 당시, 일부 딜러들이 대규모 가격 인상을 진행하기도 했다. 당시 EV6의 가격은 2만 달러(한화 약 2600만원) 가까이 인상됐다.

 

현재 북미 시장에서 딜러의 가격 인상으로 전기차 판매에 어려움을 겪는 브랜드는 기아만이 아니다. GM, 포드 등 전통적 완성차 브랜드는 딜러의 가격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전기차 대중화의 포문을 열 자동차로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쉐보레 블레이저 EV 역시 딜러가  최대 1만 달러를 인상한 바 있다. 

 

테슬라, 리비안 등 신생 브랜드는 온라인을 통해 소비자 직접 판매 정책으로 투명한 가격 정책을 펼치고 있다. 볼보를 비롯한 여러 완성차 브랜드도 온라인 판매 차종을 늘리고 있다. 

 

한편, 기아 EV9은 이달 28일 미국 시장에 공식 투입된다. 초기 물량은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출한다. 2024년 하반기부터는 기아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서동민 에디터 dm.seo@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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