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있는 준중형 세단 K4를 국내에 출시하지 않는다. 국내 기아 공장에 배정된 생산 라인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때 베스트셀링 모델이었던 K3를 후속 모델 없이 내수에서 단종한다는 이야기이다.
K3 단종은 국내에서 준중형 세단의 수요가 현저하게 감소한 것이 원인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자료를 분석해보면 배기량 1600㏄ 미만 세단(승용차) 판매량은 지난해 18만4320대로 수 년째 20만대에 못 미치는 실정이다. 같은 기간 전체 국산차 판매 비중도 5%를 넘지 못하고 있다.
같은 기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인기를 모으며 전체 판매대수의 과반 이상을 차지했다. 각사 판매량에서 준중형 세단이 차지하는 비중도 현대차 8.6%(6만5364대), 기아 2.3%(1만3204대)에 그쳤다.
소형 SUV 열풍의 영향으로 준중형 세단의 판매량이 줄어든 셈이다. 반면 북미 시장은 국내와 상황이 매우 다르다. 지난해 기준 아반떼 16.7%(13만4149대), K3 15.8%(12만3953대)로 전체 현대기아 라인업 중 2위 수준의 판매 비중을 기록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이를 고려해 준중형 세단의 현지 생산, 판매 비중을 늘리면서 국내는 단종을 택했다는 것이다.
최근 호세 무뇨스 현대차 북미법인 사장은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모티브 뉴스와 인터뷰에서 “북미 딜러들이 엘란트라(아반떼), 쏘나타 공급 확대를 요청 중”이라며 “두 모델은 현대차 수익성의 핵심 차종”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이후 차박, 캠핑 등 레저 활동의 유행으로 라이프 스타일이 크게 변화했다. 이로 인해 공간 활용성 좋은 SUV 선호가 더욱 높아지며 준중형 세단 구매율이 낮아졌다.
결국 K3 같은 준중형 세단 시장이 국내에서 줄어드는 점을 고려했을 때 K3를 단종하고 전기차나 SUV 생산을 늘리는 것이 수익성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정원국 에디터 wg.jeong@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