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km시승기] 모자람 없는 정상의 패밀리 SUV..신형 싼타페 4WD 하이브리드

역대급 상품성에 강렬한 디자인, 최근 하이브리드 열풍에 힘입어 6개월 이상 출고대기를 기록하며 인기를 누리고 있는 현대차  디 올 뉴 싼타페 하이브리드를 2박3일간 1000km를 주행했다. 기자가 타고 있는 3세대 구형 모델과도 비교해봤다.

5세대 싼타페의 첫 인상은 대형 SUV를 본듯한 웅장한 느낌을 준다. 경쟁 상대인 기아 쏘렌토를 한급 아래처럼 보일 정도로 덩치가 큰 신형 싼타페는 전장 4830mm, 축간거리 2815mm, 전폭 1900mm, 전고 1720mm의 거대한 크기를 자랑한다. 부분변경 쏘렌토와 비교하면 25mm 더 높고 15mm 더 길다. 여기에 각진 박스형 디자인이 거대함을 더해 준다. 

전면 디자인은 직선을 강조했다. 정통 SUV 특유의 간결하며 강인한 인상이다. 현대차 엠블럼을 재해석한 H형 라이트, 일자형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 길고 높은 후드, 날카로운 펜더로 컨셉트카가 도로 위로 나온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억지스럽고 부담스러운 디자인으로 혹평을 받았던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는 강인한 이미지의 싼타페에는 찰떡 궁합으로 느껴진다.

측면은 정통 SUV답게 사다리꼴 휠하우스 가니쉬가 장착됐다. 하이브리드 풀옵션에 달린 21인치 휠이 탄탄한 느낌을 더해준다. 전반적으로 직선으로 쭉쭉 뻗은 디자인이 시원하고 통일감을 준다. 

펜더에 은색 무광 가니쉬를 장착해 포인트를 줬다. 자칫하면 심심해 보일 수 있는 측면을 깔끔하게 장식해 간결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완성했다. 

 

전세계 SUV중 최초로 도입한 C필러에 숨겨진 히든 손잡이는 아웃도어 레저활동을 염두에 두고 개발한 성격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이다. 루프탑 텐트, 루프박스 설치시 요긴하게 사용이 가능하다. 이런 레저 활동을 고려한 디테일이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디 올 뉴 싼타페 디자인에서 혹평을 받는 부분이 후면이다. 첫 공개 당시 불호 의견이 많았다. 이제는 도로에서 자주 마주치다보니 익숙해져서인지 큰 단점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싼타페의 상품성, 성능을 비롯한 수 많은 장점을 고려하면 눈감아 줄 수 있는 약간의 흠으로 다가온다.

테일게이트는 딱 직사각형 모양이다. 동급 어떤 차량보다도 넓고 평평하다. 골프 캐디백을 대각선이 아닌 가로 상태로 바로 넣을 수 있다.

 

싼타페 디자인을 총괄한 사이먼 로스비 현대차 디자인연구소 상무는 “아웃도어에 최적화한 넓은 실내공간을 최우선에 두고 디자인을 했다”며 “직사각형 테일게이트와 평평한 트렁크 바닥이 큰 짐을 적재하는 데 얼마나 편한지는 경험해 봐야 알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구형 싼타페의 경우 비스듬한 테일게이트 유리로 인해 차체 크기에 비해 적재공간이 좁다는 불평이 많았다. 또 좁게 열리는 테일게이트 때문에 골프 캐디백이나 가로가 긴 박스를 적재할 때 불편했다. 신형 싼타페는 테일게이트가 정직한 직사각형 모양이라 큰 짐을 적재하기 편하다.

2열과 3열 조작도 간편해졌다. 구형 싼타페는 2, 3열 폴딩 기능을 사용하려면 2열 문을 열고 길이를 맞춘 후 3열에 위치한 레버를 당겨야했다. 신형 싼타페는 2열 전동시트 적용으로 버튼만 누르면 간편하게 폴딩이 가능하다. 3열은 스트랩을 부착해 상체를 크게 숙이지 않고 시트를 펼치고 접을 수 있다.

 

3열 탑승객을 배려해 송풍 버튼과 C타입 USB 단자를 배치해 장거리 이동시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1열 도어를 열면 블랙 가죽시트와 고급스런 그레이 스웨이드가 운전자를 반긴다. 시트와 스티어링 휠 감촉이 무척 부드럽다. 스티어링 휠은 3스포크 타입이다. 적당한 두께에 그립감이 상쾌하다. 스티어링 각도도 구형 싼타페에 비해 조절폭이 넓어졌다. 체형에 따라 다르게 조절이 가능하다.

 

운전석에 앉으면 이제는 익숙한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를 연결한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눈에 띈다. 신형 그랜저에서 보여준 UI와 비슷하다. 해상도나 터치 반응은 나무랄 게 없다. 싼타페에 처음 적용된 디지털 룸미러 해상도는 비가 오는 악천후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아 무용지물이다. 여기에 발열도 꽤나 심해 굳이 옵션으로 선택할 필요가 있을까 할 정도다. 그나마 밤에는 쓸만하다.

4세대 모델과 달리 기어 조작부를 버튼식에서 스티어링 휠 우측 레버로 옮겼다. 그 덕분에 버튼식 조작부가 사라지면서 중앙 콘솔 부위가 엄청나게 넓어졌다. 듀얼 무선 충전패드도 매력적이다. 그 아래 적재공간이 상당히 크다. 소형 노트북이나 에코백 정도 크기라면 가볍게 수납이 가능해 활용도가 높아 보인다.

 

조수석 앞 적재공간은 무려 3개나 된다. 덮개가 있는 윗단은 UV 살균기능까지 달았다. 스마트폰이나 골프 장갑, 마스크 등을 넣고 살균할 수 있다. 덮개가 없는 중간 적재함은 긴 물건을 요긴하게 넣을 수 있다. 아랫단 글로브 박스는 일반 SUV에 달린 것과 매 한가지다. 

센터 콘솔박스는 앞뒤로 열린다. 2열 승객도 콘솔을 열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차박을 할 때 편리하게 콘솔박스를 활용할 수 있겠다. 이런 디테일까지 챙긴 상품기획과 인테리어 디자이너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고 싶다. 고급감은 그랜져보다 못하다고 볼 수 있지만 높은 활용도로 인해 인테리어 디테일이 그랜저보다 더 훌륭다게 느껴진다. 

 

적어도 1,2열 적재공간과 인테리어를 쏘렌토와 비교해보면 쏘렌토가 확실하게 구형이라는 걸 느낄 수 있다. 공조장치 조작부는 요즘 현대차에서 많이 본 터치식 패널이다. 재질이나 터치감이 고급스럽지 않지만 직관적인 UX/UI로 불편함을 느낄 수 없었다.

2열이나 3열 공간은 경쟁 상대가 없을 정도로 넉넉하다. 특히 3열은 성인 두 명이 타기에 충분하다. 허벅지 공간이 시트에서 살짝 뜰 뿐 전체적으로 여유롭다. 구형 싼타페, 쏘렌토 부분변경과 비교했을 때 레그룸, 헤드룸 전부 넉넉해져 이제는 3열에 사람을 태워도 미안하지 않아도 될만큼 넓어졌다. 오히려 안락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시동버튼을 누르면 하이브리드 답게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만 작동하고 엔진음은 들리지 않는다. 가속 페달을 밟고 속도가 오르면 그제서야 엔진이 들어온다. 파워트레인은 1.6L 터보 가솔린 엔진과 모터가 결합해 합산출력 235마력, 37.4kg.m의 출력을 보여준다. 2.5L 터보 가솔린 모델에 비해 낮은 출력이지만 일상 생활에선 출력의 목마름을 느끼기 힘들다. 

 

시속 120km 이상 고속에서도 직진 안정성은 놀라운 수준이다. 여기에 정숙성도 인상적이었다. 각진 SUV라 꽤나 풍절음이 들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0.29’의 공기역학계수(cd) 덕분인지 상당히 정숙했다. 브레이크는 일반적인 현대차 느낌 그대로다. 부드럽게 작동하지만 고속에서는 밀리는 느낌도 피할 수 없다.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AWD 구동방식을 채택해 2톤에 육박하는 중량이라 제동거리가 꽤 긴 편이다. 무거운 무게로 인해 코너링 성능도 별 기대하지 않았으나 예상과 다르게 민첩했다. 스티어링 반응 속도와 하체의 반응성도 수준급이다.

 

다만 스포츠모드에선 스티어링휠이 과하게 무겁다. 급격한 코너에서 차량을 거세게 밀어붙여도 거동이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조금만 밀어붙여도 여지없이 거동이 무너지던 구형 싼타페와 비교하면 3세대 플랫폼을 적용해서인지 장족의 발전을 이뤘다.

승차감은 21인치 대형 휠을 장착해 전체적으로 탄탄하다. 거슬리게 튀지는 않아 다행이다. 부드러움과 탄탄함의 경계에서 잘 조율한 듯한 느낌이다. 18인치 휠을 장착한 전륜구동 하이브리드 모델은 상대적으로 출렁거리는 부분이 꽤 있다.

 

시승차 가격은 5560만원 풀옵션이다. 가격을 감안할 때 럭셔리한 소재와 인테리어, 놀라운 정숙성, 꽉 조여진 하체에서 전달되는 탄탄하면서도 부드러운 승차감까지 여태껏 만나본 국산 중형 SUV 가운데 단연 최고였다. 

 

차령이 12년이 된 3세대 싼타페를 운행하는 기자는 격세지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라는 말 한마디로 디 올 뉴 싼타페를 완벽하게 설명할 수 있다. 매력적인 상품성, 활용도 높은 인테리어 디자인, 가격 경쟁력 모두 갖춘 싼타페의 유일한 흠을 꼽자면 호불호가 확실한 후면 디자인 밖에 없다.

 

상품성만 놓고 본다면 현대차 최대 히트작으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풀옵션까지 선택하지 않더라도 4천만원대 중후반 중형 SUV로 4,5명이 자주 탑승할 패밀리카를 찾는다면 감히 싼타페 4륜구동 하이브리드가 1등이라고 적극 추천하겠다.  

 

한 줄 평

장점 : 뛰어난 상품성, 활용도 높은 인테리어..현대차 이미지를 바꾼 주행질감

단점 : 굳이 꼽자면 후면 디자인과 하이브리드 주행 소음

 

싼타페 4WD

하이브리드

 

엔진

1.6L 터보 하이브리드

변속기

6단 자동

구동방식

4륜구동

전장

4830mm

전폭

1900mm

전고

1730mm

축거

2815mm

공차중량

1985kg

엔진출력

180마력

전기모터출력

47.7마력

시스템총출력

230마력

최대토크

27.0kg.m

복합연비

15.5km/L

시승차 가격

556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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