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출퇴근때 타는 서킷용 스포츠카..AMG CLA45 쿠페 세단
[시승기] 출퇴근때 타는 서킷용 스포츠카..AMG CLA45 쿠페 세단
  • 김태진 편집장
  • 승인 2023.01.06 09:00
  • 조회수 8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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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의 스티어링휠을 잡으면 나는 매일 레이서로 변신한다

“8천만원대 가격에 400마력 넘는 4도어 스포츠 세단이 있다고?”

시승에 앞서 잠시 고성능 차를 등한시했던 기자에게 메르세데스-벤츠 ‘CLA 45 S 4MATIC+ 쿠페 세단’은 턱밑까지 숨을 콱 막히게 하기 충분했다. 일단 이름도 너무 길어 숨이 막힌다.

AMG CLA 45 S 4MATIC+ 쿠페 세단..참 이쁘다

운전석에 올라 스티어링휠을 감아 쥐고 시동 버튼을 눌렀을 때 등뼈를 곧추서게 할 만한 짜릿한 배기음과 진동은 매력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정말 서킷을 달리고 싶은 충동을 참아내느라 힘들 정도였다.

 

2020년 등장한 CLA 45 S 4MATIC+ 쿠페 세단은 고성능을 찾는 마니아들의 입문 차로 소문이 자자하다. 포르쉐 스포츠카와 견줘 간발의 차로 승리했다는 입담도 종종 듣게 된다.

 

이 차에 달린 2.0L 가솔린 터보는 양산차 가운데 역대 최고인 무려 421마력이 나온다. 우선 외관이다. 앙증맞은 크기의 쿠페형 4도어 세단이다. 전체적인 크기는 준중형 아반떼 크기다.

12개의 수직 그릴이 영락없는 AMG다..상어 코와 눈이 연상되는 앞모습

전면은 영락없는 ‘상어 코((shark nose)’ 형태다. AMG 특유의 파나메리카나 그릴과 멀티빔 LED 헤드램프가 상어 코와 눈처럼 보인다. 프론트 윙은 더욱 넓어져 근육질 인상을 강조한다.

 

측면은 AMG 사이드 스커트가 더욱 넓어져 차체를 낮아 보이게 하는 효과를 준다. 19인치 AMG 크로스 스포크 단조 휠과 레드 컬러의 브레이크 캘리퍼는 AMG의 고성능을 상징한다. 후면부는 AMG 레터링이 새겨진 테일 파이프와 트렁크 리드에 장착된 AMG 스포일러가 눈길을 끈다.

 

문을 열고 실내에 들어서면 AMG 다운 고급감과 스포티함이 확 다가온다. 고성능 모델답게 알칸타라 소재를 아끼지 않았다. 운전석은 헤드레스트 일체형 시트다. 본격적인 스포츠카에 앉아 있는 듯한 착각이 들 만큼 스포티해 운전자의 몸을 꽉 조여준다.

정말 스포티한 운전을 위한 정보가 가득하다
정말 스포티한 운전을 위한 정보가 가득하다
헤드레스트 일체형 스포츠 시트..내 방에서 쓰고 싶다

대시보드와 계기반은 무언가로 꽉 차 있다. 스포티한 주행에 걸맞는 정보를 전달해주겠다는 무언의 압력이 전해진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AMG 다기능 스포츠 스티어링 휠이다. 나파가죽으로 감싸 감촉도 좋고 두께도 두툼하다. 휠 좌우에 달린 토글 스위치는 약지 손톱만큼이나 작아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금방 익숙해진다. 멀티미디어 사용부터 횡가속, 연비 등 대부분 기능을 두 개의 스위치로 조작해 정보를 볼 수 있다.

 

좌우 장착된 버튼으로 주행 모드 및 기타 AMG 기능을 빠르고 정확하게 조작할 수 있다. 휠 하단에 달린 플라스틱 AMG 다이내믹 셀렉트 버튼은 예전 게임기 낌이 난다. 주행 모드에 따른 파워트레인과 변속 타임을 조절한다.

아울러 주행 모드에 맞춰 각 바퀴의 댐핑을 전자식으로 조절하는 AMG 라이드 컨트롤은 일반 도로뿐 아니라 서킷에서 역동적인 주행 경험을 가능하게 해준다.

 

10.25인치 디지털 계기반과 와이드 스크린 콕핏은 정말 다양한 정보로 가득 차 있다. 너무 정보가 많아 무엇부터 봐야할 지 어려울 정도다. AMG 계기반은 ‘클래식, 프로그레시브, 스포츠’ 표시창을 선택해 원하는 분위기를 낼 수 있다. 모든 정보가 퍼포먼스를 위한 디자인으로 통일했다.

 

2열은 178센티 신장의 기자가 앉았을 때 머리카락이 살짝 닿을 정도다. 무릎 공간은 주먹 하나가 들어간다. 한 시간 이내 단거리라면 뒤좌석에 끼여 갈 수 있을 정도다.

성인 2명이 꽉 끼여 타면 된다
성인 2명이 꽉 끼어 타면 된다
트렁크는 입구도 클 뿐더러 생각보다 넉넉했다
트렁크는 입구도 클 뿐더러 생각보다 넉넉했다

트렁크는 고성능 소형차를 감안하면 꽤나 크다. 골프백 하나나 큰 여행가방 2개 정도를 넉넉하게수납이 가능하다.

 

시동을 걸면 4기통 엔진의 다소 거칠고 카랑카랑한 배기음이 귓전을 울린다. 최고출력은 무려 400마력을 상회하는 421마력, 최대토크는 51.0kg.m다. 불과 4.0초만에 정지상태에서 100km/h에 도달한다. 가속 페달을 부드럽게 밟으면 4기통 심장 박동도 덩달아 빨라진다.

 

페달을 꾹 밟으면 이번에는 네 바퀴에 강력한 토크가 쏟아진다. 운전석 시트에 몸이 파묻히면서 급격한 가속이 진행된다. 오랜만에 스포츠카의 가속을 온 몸으로 받아낸다. 출력대비 차체가 가벼운 게 CLA 45의 또다른 매력이다. 힘은 넘치는데 가볍다 보니 다소 차체가 통통 튀는 맛도 있다.

소형 쿠페 세단인데 컵홀더 2개도 알뜰하게 챙겼다
소형 쿠페 세단인데 컵홀더 2개도 알뜰하게 챙겼다

대신 날카로운 핸들링은 이 차의 특성을 그대로 살려준다. 내가 원하는 대로 착착 진행한다. 스피드 스케이트 500m 선수가 두 팔을 휘저으면서 스케이트날을 좌우로 빙판을 찍어대는 느낌이라고 할까.

 

4기통 엔진은 중후함보다는 카랑카랑한 하이톤으로 운전자를 윽박지른다. 422마력의 출력은 통제하기 어려울 정도는 아니지만 방심하면 금세 차체를 휘저어 버린다. 400마력이 넘는 파워는 우선 스티어링휠 그립에 먼저 전달된다.

 

터보 엔진의 진동뿐 아니라 노면 정보가 그대로 움켜쥔 휠에 전해진다. 자연스럽게 그립에 힘이 들어가면서 어깨도 다소 긴장돼 올라간다. 긴장 속에 급가속 뿐 아니라 고속에서도 안정적인 몸놀림을 보여주는 CLA 45 매력에 뇌까지 푹 빠져든다.

정말 엔진룸은 꽉 차 있다..손 넣을 공간이 안 보인다
정말 엔진룸은 꽉 차 있다..손 넣을 공간이 안 보인다

“작은 엔진 출력을 극한으로 끌어 올려 터보랙이 심하지 않을까”라고 시승 전에 생각했던 걱정은 기우다. 폭발적이면서도 부드럽게 전개되는 엔진의 반응을 즐기기 충분하다. 8단 DCT는 빠르게 반응하며 적절한 단수를 찾아간다. 이 때 전해지는 변속 충격도 스포츠카를 모는 재미다.

 

이번에는 매뉴얼 변속으로 바꿨다. 스티어링휠 패들시프트로 고RPM을 쓰면서 가속을 진행해봤다. 오금이 저릴 만큼 강력한 힘이 쏟아진다. 순식간에 속도계는 한계치를 향해 치닫는다. 기어 단수가 바뀔수록 모든 감각이 민감해진다.

 

제대로 만든 프레임리스 도어의 매력이 빛을 발한다
제대로 만든 프레임리스 도어의 매력이 빛을 발한다

테일파이프에선 ‘빠바바~방’하는 고성능 배기음이 연신 터져 나온다. 커브길에서 강하게 밀어붙이자 전자장비가 바로 개입한다. 타이어 그립을 놓치지 않게 운전자의 콘트롤 실력을 보조해주는 셈이다.

 

‘똑똑하다’는 소리가 나올 만큼 전자장비 개입 타이밍이 운전자의 펀 드라이빙을 저해하지 않는 수준까지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붉은색으로 칠해진 브렘보 캘리퍼가 강력하게 제동을 건다. 고속에서 속도를 올리거나 브레이크를 밟으면 액티브 리어 스포일러가 날을 세운다. 공기 저항을 높여 차체 접지력을 확보해준다. 

코너링은 신기에 가깝다. 고속에서 코너를 돌아도 롤링을 허용하지 않는다. 네 바퀴 굴림 방식이라 노면을 단단히 붙든다. 토크 배분이 전륜 100부터 전후륜 50:50까지 배분된다.

 

직선을 달릴 때보다 코너링에서 짜릿함이 느껴진다. 짧은 휠베이스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날렵하게 코너를 파고 들고 경쾌하게 돌아나간다. 약간의 언더스티어 성향을 보이지만 크게 거스릴 만한 수준은 아니다.

 

승차감은 처음부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정말 딱딱하다. 편안함과는 거리가 멀다. 스포츠카에 딱맞는 셋팅이다. 하지만 하루 한 두 시간 정도라면 ‘펀 투 으라이브’를 즐기기에 딱 맞는 차다.

두어 시간 운전을 했더니 등에는 살짝 식은땀이 올라오고 어깨도 욱신거린다. 여기저기 공도를 질주하면서 생긴 부작용이다. 매일 이런 긴장과 폭발적인 가속을 맛볼 수 있다면 이건 또다른 삶의 ‘소확행’이 아닐까.

 

결론적으로 AMG CLA 45 S 4MATIC+ 쿠페 세단은 서킷을 아무런 튜닝 없이 탈 수 있는 소형 소프츠카로 손색이 없다. 더욱 매력적인 것은 매일 일상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출퇴근 데일리카로 손색이 없다.

 

단, 건강상태가 양호해야 한다는 조건이 따라붙는다. 감기몸살 기운이 있다면 절대 피해야 한다. 딱딱한 차체와 으르렁 거리는 배기음, 통통 튀는 승차감은 구토와 멀미를 유발할 뿐 아니라 예상치 못한 고통을 맛보게 해줄 것이 분명하다.

 

한 줄 평

장 점 : 400마력이 넘는 고성능 세단을 매일 출퇴근에 탈 수 있다니..가성비도 좋다

단 점 : 역시나 승차감은 단단하고 딱딱하다.. 콘디션이 나쁘면 차를 버리고 싶을 게다

 

김태진 편집장 tj.kim@carguy.kr

 

 

AMG CLA 45 S 4MATIC+ 쿠페 세단 제원(22년식)

길이*너비*높이(mm)

4,695* 1,855* 1,405

엔진 형식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

배기량(cc)

1,991

최고 출력(hp/rpm)

421 / 6,750

최대 토크(kg·m/rpm)

51.0 / 5,000-5,250

트랜스미션

AMG 스피드시프트 DCT 8

가속력 (0 ->100 km/h)

4.0

복합연비 (km/l)

9.0

가격(개소세 3.5% 기준)

83,7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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