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테슬라 모델Y보다 못 한게 뭘까..제네시스 GV70 EV
[시승기]테슬라 모델Y보다 못 한게 뭘까..제네시스 GV70 EV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22.03.18 08:30
  • 조회수 3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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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

"럭셔리한 실내부터 편의안전장비, 가속력까지 다 좋은데…좀 많이 무겁네"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을 시승한 후 머릿속을 스친 생각이다. 풀옵션 가격이 9000만원에 육박하지만 4륜구동에 400km 주행거리를 감안하면 합리적인 가격일 수도 있겠다.  

제네시스의 중형 SUV GV70이 전기차로 탄생했다. 제네시스는 2025년부터 전기차만 출시하는 전기차 브랜드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공언한 바 있다. 이런 이유에선지 최근 전기차 위주로 라인업을 개편한다. 이번에 출시한 GV70 전동화 모델의 탄생 역시 제네시스의 목표와 맞닿아 있다. GV70 전동화 모델의 출시로 제네시스는 3가지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했다.

외관의 디자인은 기존 GV70과 사실상 똑같다. GV70의 인기비결 중 하나인 유려한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전기차 만의 멋을 살렸다. 전면부에는 제네시스 디자인 특징 중 하나인 두 줄 헤드램프가 자리한다. 오각형 모양의 크레스트 그릴은 G80 전동화 모델과 마찬가지로 틀어막았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아니라는 듯 그릴 한 쪽에 수동으로 개폐하는 충전포트를 마련했다. 흙탕물이 튀거나 더러워졌을 때 꽤나 신경이 쓰이는 위치다. 미국처럼 전면주차가 상식이 아니라면 상황에 따라 불편할 수도 있겠다.

측면부는 스포티함이 물씬 풍긴다. 강렬한 캐릭터 라인과 좌우로 부풀어 있는 펜더는 이 차의 성격을 대변한다. 쿠페형 스타일을 사용한 것 역시 최근의 디자인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결과다. 내연기관 모델과의 차이는 휠이 전부다. 21인치까지 선택할 수 있었던 내연기관모델과 달리 19인치와 20인치 두가지를 마련했다. 시승차에 장착된 휠은 20인치. 공력 성능을 위해 틀어막은 19인치에 비해 내연기관 모델의 휠 같은 디자인이다.

후면부 역시 두 줄 테일램프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제네시스의 브랜드 로고 대신 알파벳을 새겼다. 디자인 완성도를 높이던 테일 파이프는 전기차답게 말끔하게 지웠다. 허전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실물로 마주한 후면부는 오히려 정돈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실내 역시 내연기관 모델과 동일하다. 12.3인치 3D 클러스터와 14.5인치 센터 디스플레이가 큼지막하게 자리한다. 공조기 조작부는 터치와 물리 방식이 혼용되어 있다. 말끔한 배치로 단정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에르고 모션 시트, 1,2열 모두 지원하는 열선 및 통풍 시트, AR 네비게이션, 제네시스 페이, 빌트인캠과 같은 기능은 GV70과 모두 동일하다. 차이는 소재에서 찾을 수 있다. 재활용 페트를 활용한 원단을 헤드라이닝에 적용했다. 또한 울 원단이 함유된 천연가죽 시트를 사용한 점도 차별화한 특징이다. 친환경 소재의 사용 빈도가 그다지 높지 않아서인지 손으로 만져지는 소재의 느낌이 GV60보다 한 수 위다. 이 외에 공조기에 ‘DRIVER ONLY’ 버튼을 마련해 배터리를 절약할 수 있는 모드를 달고 전기차 전용 메뉴를 마련한 점 등을 찾아 볼 수 있다.

배터리를 1,2열 차량 바닥에 깔았지만 운전 포지션은 딱 좋다. SUV다운 시야감도 일품이다. 문제는 2열이다. 바닥이 올라와서 센터 터널의 높이가 낮아진 것은 좋지만, 2열에 앉으면 바닥이 올라와 허벅지가 시트에서 뜬다. 안락한 자세를 만들어줬던 내연기관 모델의 장점이 사라졌다. 이런 문제는 평균 신장 174cm보다 작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2열도 내연기관과 마찬가지로 최대 14도까지 눕힐 수 있고(리클라이닝) 편의장비 구성이 좋아 패밀리카로 적합하다.

기존 트렁크 용량은 503L. 내연기관 모델의 542L보다 소폭 작아졌다.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배치하다 보니 공간에서 손해를 봤다. 대신 2열을 6:4로 폴딩할 수 있다. 이 때 트렁크와 2열 시트 사이의 턱이 없어 간단한 차크닉이 가능하다. 제네시스도 이를 강조하고 싶었는지 차박 콘셉트로 꾸민 전시차를 준비했다. 기존 모델은 트렁크에 12V 파워아울렛만 있었던 것에 반해 전동화 모델에는 V2L 기능을 지원하는 220V 콘센트를 마련했다. 필요에 따라 키로 열고 닫을 수 있는 방식이다. 250V, 16A로 대략 4000W의 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 외부 충전 포트에 V2L 어댑터를 꽂지 않아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보닛 아래에도 작은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22L 용량으로 충전장비를 넣어줄 정도 크기다.

GV70 전동화모델은 단일 트림이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기아 EV6, 제네시스 GV60 등이 전기모터 출력과 개수에 따라 트림을 세분화해 운영하는 것과 차이점이다. 최고출력 160kW, 최대토크 350NM를 내는 전기모터를 앞뒤에 각각 배치했다. 합산 최고출력 320kW(435마력), 최대토크 700NM(71.4kg.m)다. 여기에 순각적으로 최고출력을 높이는 부스트 모드까지 마련했다. 10초간 더 높은 힘을 발휘하며 이 때 최고출력은 360kW(489마력)다. GV60 퍼포먼스와 동일한 구성이다.

높은 출력을 바탕으로 부스트 모드 기준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까지 4.2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굳이 부스트 모드를 사용하지 않아도 4.8초의 무지막지한 가속력을 자랑한다. 실제 주행에서도 수치상 출력이 온 몸으로 체감된다. 가속페달을 지긋이 밟으면 속도계가 빠르게 숫자를 바꿔 나간다. 모터와 구동축을 주행 상황에 따라 분리하거나 연결하는 디스커넥트 구동 시스템이 적용된 점도 주목할 부분. 낮은 출력을 필요로 할 때는 두 바퀴로만 주행을 하고 빠른 가속이나 험로를 탈출할 때는 두 개의 전기모터를 모두 사용해 네 바퀴를 굴린다. 덕분에 불필요한 동력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에코, 컴포트, 스포츠, 인디비주얼 등 기본적인 주행 모드 외에 e-터레인 모드도 마련했다. 전기모터의 출력 및 구동을 제어하는 기능이다. 눈길, 모래길, 진흙탕길 세 가지다. 구동력을 적절하게 배분해 험로에서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다.

기본적인 주행 성향은 컴포트다. 전반적으로 안락하다. 여기에는 2.2톤이 넘는 무거운 공차중량도 한 몫 한다. 무거운 차체가 네바퀴를 꾹꾹 눌러 불필요한 잔진동을 최소화했다. 내연기관 모델에 비해 무거워진 만큼 차체 강성을 24% 높이고 서스펜션 세팅을 새롭게 했다. 더불어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을 장착해 노면 상황에 따라 감쇠력을 조절한다. 모드 변화에 따른 체감이 크지는 않다.

특이한 점은 운전자 성향에 따라 브레이크 제동감을 조절할 수 있는 브레이크 모드도 탑재했다. 브레이크 모드를 컴포트에서 스포츠로 바꾸면 초반부터 강력한 제동감을 맛 볼 수 있다. 전륜에 적용된 4P 브레이크는 안정적인 제동을 지원한다. 고속 영역에서 브레이크를 강하게 작동하면 차체가 무겁게 느껴지지만 그와는 별개로 제동력은 안정적이다.

배터리 용량은 77.4kWh로 GV60과 동일하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최대 350kW 속도로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전국에 만들고 있는 초급속 충전기 E-pit를 사용하면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데 18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

특이한 점은 전비다. GV60 퍼포먼스 모델과 비교해 더 크고 무거움에도 불구하고 복합 전비가 4.3km/kWh(20인치)로 GV60 퍼포먼스(21인치 4.1km/kWh)보다 앞선다. 휠 크기 차이도 있지만 높은 회생 제동량을 제공하는 통합형 전동식 부스터 적용이 이유다. GV70 전동화 모델에 적용된 회생 제동 시스템은 운전자의 입맛에 따라 양을 결정할 수 있다. 가장 강하게 개입하는 i-pedal 모드를 활성화하면 가속 페달만으로 가속 및 정착가지 가능한 원페달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타력 주행이 필요할 경우에는 회생 제동 개입을 완전히 끌 수 있다. 이런 과정은 패들 시프트로 간단하게 조작이 가능하다.

다양한 기능의 적용으로 19인치 휠 기준 1회 완전 충전 주행거리는 400km, 20인치 휠 373km다. 이 역시 GV60 퍼포먼스 21인치 휠(368km)보다 앞선다.

GV70 전동화 모델에는 앞 차와의 간격을 유연하게 조절하며 달리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중앙을 유지하며 달리는 장비가 적용된다. 시승 차량에 장착된 HDA2까지 활용하면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차선 변경까지 지원한다. 옆 차선이 여유로울 땐 꽤나 유연하게 차선 변경을 해낸다. 차량이 많을 땐 해당 기능이 잘 작동하지 않는다. 세대를 거듭하며 진화를 한다면 분명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 시작 가격은 7332만원이다. 전기차 구매 보조금 50%를 지원 받을 수 있다. 서울시 기준 19인치 휠 모델은 448만원(국고 349만원, 지자체 99만원), 20인치 휠 모델 426만원(국고 332만원, 지자체 94만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기본 모델을 구매하면 6천만원대에도 노려볼 수 있다. 시승 모델의 가격은 8675만원(개소세 3.5% 기준)이다. 보조금을 받아도 8천만원을 쉽게 넘긴다. 비슷한 구성의 GV70 3.5 터보의 가격이 7176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1000만원 가량 더 비싸다. 저렴한 유지비로 고성능을 맛 볼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대가가 너무 크다.

GV70 전동화 모델은 내연기관의 변형 모델임에도 최신 전기차의 필수 요소는 모두 갖췄다. 초급속 충전, V2L, 폭발적인 가속력, 준수한 주행거리가 포인트다. 내연기관과 큰 차이없는 고급스러운 실내도 좋다. 테슬라 모델Y 출고가 1년 넘게 걸리는 걸 감안하면 8천만원 전후에 구매가 가능한 최적의 대안 중 하나다.

한 줄 평

장점 : 내연기관 차체지만 빠짐없는 상품성과 고성능

단점 : 이것저것 추가하면 9천만원에 육박한다

제네시스 GV70 전동화모델

모터방식

영구자석식 듀얼모터

배터리

리튬이온 77.4kWh

전장

4715mm

전폭

1910mm

전고

1630mm

축거

2875mm

공차중량

2245kg

최고출력

486마력

최대토크

72.9kg.m

완충 시 최대주행거리

373km

시승차 가격

8675만원(보조금 혜택 전)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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