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이래서 ‘완판’됐구나..볼보 C40 리차지
[시승기] 이래서 ‘완판’됐구나..볼보 C40 리차지
  • 전우빈
  • 승인 2022.03.17 12:04
  • 조회수 208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점은 많고 단점은 적은 프리미엄 전기차
볼보 C40 리차지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늘고 있다. 정부는 전기차 보조금 지원 대수를 지난해보다 두 배가량 늘렸다(승용차 기준). 소형차 위주였던 전기차는 이제 SUV,픽업트럭으로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도 엔트리 모델보다는 프리미엄 전기차에 눈을 돌리고 있다.

볼보코리아는 지난 2월 브랜드 최초 순수 전기 SUV C40 리차지를 선보였다. 앞뒤로 전기모터를 달아 최고출력 408마력, 최대토크 67.3kg.m를 발휘하는 고성능 모델이다. 국내 출시한 C40 리차지는 트윈 얼티메이트 단일 트림이다. 가격은 6391만 원으로 국고보조금을 50%만 받을 수 있다. 한집안 식구인 폴스타가 보조금을 100% 받을 수 있는 엔트리 모델과 절반 밖에 받지 못하는 고성능 모델을 같이 선보인 것과는 다른 행보다. 이에 대해 이윤모 볼보코리아 대표는 “볼보가 추구하는 프리미엄의 가치를 고려하고 기존 고객의 95%가 최상위 트림을 선택하는 등 다방면으로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힌 적 있다. 그들이 C40 리차지를 소개하며 자신 있게 말한 ‘볼보 프리미엄’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직접 경험해봤다.

우선 앞모습은 같은 차체를 공유하는 XC40과 비슷하다. 크게 보면 토르의 망치라 불리는 주간주행등 덕분에 ‘볼보스러운’ 모습을 보인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C40 리차지 만의 특징이 보인다. 헤드램프와 그릴을 연결하는 보닛 끝 선을 보면 램프 끝에서 살짝 올라간다. 볼보 관계자는 XC40보다 좀 더 공격적인 느낌을 주기 위한 디자인이라고 설명했다. 헤드램프는 픽셀 기술이 적용됐다. 각각 84개 픽셀 LED를 정밀 제어해 야간 주행에 큰 도움이 된다. 매트릭스 LED 라이트보다 한 단계 발전한 시스템이다. 범퍼 하단은 고성능 차량에 많이 사용되는 형태다. 전기차라 공기 흡입구는 중앙에만 배치했다. 흡입구 양옆 안개등은 하이그로시 재질의 검은색 가니시로 마감했다.

C40 리차지는 볼보 최초 쿠페라는 단어를 공식으로 채용한 모델이다. 쿠페형 SUV답게 지붕 라인은 부드럽게 호를 그린다. 헤드룸에서 다소 손해를 보지만 공기역학과 디자인 측면에서는 좋은 선택이다. 벨트라인은 C필러부터 위를 향한다. 볼보 40 시리즈 특징이다. 볼보는 A와 C필러 그리고 문 아래쪽 움푹 들어가 있는 부분 양 끝 라인이 수평을 이룬다고 설명한다. 이 내용을 들었을 땐 그럴싸했다. 직접 보니 잘 모르겠다. 휠 디자인은 머리를 잘 썼다. 멀리서 보기엔 은색 부분만 스포크로 보인다. 가까이 보면 옆으로 검은색 삼각형이다. 디자인과 주행거리 모두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느껴진다. 휠 크기는 20인치.

 

뒷모습은 제법 고성능 티를 낸다. 지붕과 테일게이트에 각각 리어 스포일러를 달았다. 지붕 스포일러는 마치 튜너에서 선보이는 에어로 킷처럼 생겼다. 트렁크 리드에 달린 스포일러는 부드럽게 떨어지는 루프 라인을 살짝 올리며 깔끔하게 마무리한다. 테일램프는 볼보 특유 디자인을 따르면서 얇게 만들었다. 볼보 관계자는 시승 전 차량 설명에서 LED가 가늘어질수록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쉽게 말해 더 비싼 테일램프라는 뜻이다. 운전자를 반기는 듯한 그래픽을 보여주는 ‘웰컴 시퀀스’ 기능도 갖췄다. 아쉬운 점도 있다. 측면과 후면 하단 클레딩 부분이 다소 두껍다. 클레딩 부분을 줄이고 보디 컬러를 좀 더 사용했으면 고급스러움이 좀 더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문을 열면 상쾌한 느낌을 주는 파란색 내장재가 반긴다. XC40에 적용된 오렌지색 펠트와 같은 소재다. 세련미와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있어 다소 호불호가 나뉘는 오렌지보다는 나아 보인다. C40 리차지는 전원(시동) 버튼이 없다. 운전석에 앉아 브레이크를 밟고 기어를 D로 바꾸면 켜진다. 끄는 방법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기어를 P(주차)에 놓고 운전석 문을 여는 방법이다. 두 번째는 오디오 재생/멈춤 버튼을 길게 누르면 센터 디스플레이에 전원을 끄는 메뉴가 나온다. 여기서 전원 끄기를 선택하며 된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반은 필요한 정보만 나타낸다. 맵인 클러스터 기능이 포함됐다. 지원 테마는 두 가지로 내비게이션 유무다. 내비게이션을 띄우지 않으면 가운데는 비어있다. 다소 의아한 구성이다. 계기반의 아쉬움은 센터 디스플레이가 달래준다. 티맵과 협업해 만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장착했다. XC60에서 먼저 선보인 시스템으로 C40 리차지는 전기차 전용 알고리즘이 적용됐다. 음성으로 내비게이션은 물로 공조기, 오디오, 열선 등을 조작할 수 있다. “에어컨 켜줘”와 같은 간단한 명령부터 “오디오 음성 두 단계만 낮춰줘”와 같은 세밀한 작업도 가능하다. 또 주식 시세도 물어보면 대답해준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LTE 연결이 필요하다. 차량 구매 시 5년간 무상으로 지원한다. 무상 제공이 끝나면 스마트폰 와이파이를 통해 기능을 사용할 수도 있다. 이외에도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도 1년간 무상 제공한다.

볼보는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해 전기차에 천연가죽을 사용하지 않는다. C40 리차지도 마찬가지다. 재생 플라스틱, 페트병 등을 이용한 소재를 사용했다. 재활용 소재지만 실제 닿는 느낌은 꽤 고급스럽다. 시트, 스티어링 휠, 기어 등에 사용한 인조 가죽도 나쁘지 않다. 대시보드와 앞쪽 도어 패널에는 스웨덴 산악 지형에서 영감을 받은 토포그래피 데코가 적용됐다. 마치 산의 등고선을 3차원적으로 표현한 느낌으로 색다르다. 스티어링 왼쪽 아래에 카드 수납구를 만들어 편리함을 더했고 무선충전패드도 지원한다.

시트는 탄탄하다. 사이드 볼스터가 불룩해 몸도 잘 잡아준다. 덩치가 큰 기자가 앉아도 크기에 대한 불만이 없다. 헤드레스트도 인체공학적으로 디자인해 편안하다. 시트 만족감이 높기로 유명한 볼보답다. 2열 시트도 편안하다. 다만 레그룸은 넉넉하지 않다. 소형차 크기에서 오는 한계다. 또 배터리 팩을 센터 터널에도 배치해 가운데가 불룩 솟아있다. 이 부분은 폴스타2와 마찬가지다. 2열 송풍구 아래에는 USB 단자 2개를 배치했다. 적재 공간은 기본 489L, 2열 폴딩 시 1205L까지 확장할 수 있다. 트렁크 바닥은 접어서 고정할 수 있어 편의성을 높였다. 프렁크(프론트+트렁크) 용량은 31L. C40 리차지와 많이 비교하는 폴스타 2보다는 실내 공간이 여유롭다. 크기는 폴스타 2가 조금 더 크다. 휠베이스도 33mm 길다. 수치적으로는 폴스타 2가 앞선다. 체감 차이는 시트 배열에서 나온다. C40 리차지는 시트가 폴스타 2보다 높다. 몸이 다소 아래로 내려가는 착좌감을 주는 폴스타 2보다 편안하게 느껴진다. 또 1열 센터 터널이 높고 넓어 운전석 공간을 손해를 보는 폴스타 2보다 여유롭다.

C40 리차지는 앞뒤로 전기모터를 달았다. 사륜구동으로 최고출력 408마력, 최대토크 67.3kg.m를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4.7초가 걸린다. 스포츠카에 버금가는 성능이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전기모터 특성이 오롯이 느껴진다. 시작부터 최대토크에 가까운 힘을 뿜어내 몸이 시트에 밀착된다. 순식간에 속도 바늘이 올라간다. 다만 최고속도를 제한하고 볼보가 추구하는 지향점이 안전과 프리미엄에 집중하다 보니 속도가 높아질수록 힘을 다 쓰지 못하는 느낌을 받았다. 치고 나가는 펀치력은 폴스타2가 좀 더 강하다.

시승코스 대부분이 고속화도로지만 구간 단속 지역이 많아 고속보다는 편안한 주행에 초점을 맞췄다. C40 리차지는 다양한 안전장비를 탑재했다. 볼보가 자랑하는 기능은 다 넣었다고 보면 된다. 주행에서 많이 쓰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이탈 및 유지 기능을 한데 묶어 버튼 하나만 누르면 모두 켜진다. 커브에서는 부드럽게 조향을 도와준다. 요즘 ADAS 기능이 상향 평준화돼 C40 리차지만의 특징이라 볼 수 없지만 전반적으로 사용하는 데 있어 불안감을 느끼기 힘들다.

전기차 최대 관심사는 주행거리다. C40 리차지는 1회 충전으로 최대 356km를 주행할 수 있다. 출력을 고려하면 납득할 수준이다. 약 100km를 주행하면서 사용한 배터리는 18%. 공조기는 18~20도를 오가며 작동했다. 따뜻한 날씨와 정속 주행이 많아 주행거리에 도움이 됐다. C40 리차지는 원 페달 드라이브 기능을 사용하면 회생제동이 강하게 걸린다. 전기차 느낌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모드다. 고속보다는 30~40km/h 속도에서 가장 강하게 느껴진다. 볼보에 따르면 해당 속도에서 회생제동 효율이 가장 높다고 한다. 원 페달 드라이브를 사용하지 않으면 회생제동은 약하게 작동돼 이질감이 적다.

C40 리차지 경쟁 모델로 제네시스 GV60, 테슬라 모델 3, 폴스타 폴스타 2, 메르세데스-벤츠 EQA 등을 뽑을 수 있다. 볼보는 같은 조건으로 비교하면 C40 리차지 가격 경쟁력이 높다고 말한다. 듀얼 모터와 편의 및 안전 장비, 전기차 보조금 등을 고려하니 경쟁 모델보다 300만 원 정도 저렴하다. C40 리차지 국고보조금은 264만 원, 서울 기준 시비 75만 원 총 339만 원을 받을 수 있다.

C40 리차지는 볼보가 추구하는 가치를 제대로 담았다. 국고보조금을 더 받으려고 옵션을 별도로 구매하게 유도하지 않았다. 최상위 모델만 들여와 프리미엄과 자동차 본연의 DNA를 지켰다. 또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볼보답게 많은 안전장비를 기본 장착했다. 여기에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는 등 친환경도 꾹꾹 눌러 담았다.

한 줄 평

장점: 성능, 안전, 프리미엄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모범생 전기차

단점: 과연 400마력 이상이 필요한지..

전우빈 에디터 wb.jeon@carguy.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