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의 상징 7세대 그랜저 초기품질 논란..내수차 한계?
성공의 상징 7세대 그랜저 초기품질 논란..내수차 한계?
  • 김태현
  • 승인 2023.02.18 09:00
  • 조회수 14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떻게 지내냐는 친구의 말에 그랜저로 대답했습니다" 

2008년 나온 현대차 그랜저 TG 광고 멘트다. 당시에 수많은 논란이 일었던 문구였지만 그랜저는 대한민국에서 최소한의 '성공의 상징'으로 통해왔다. 최근 몇 년간은 국산차 판매량에서 1위를 심심치 않게 하면서 쏘나타를 대체하는 중산층의 일반 세단으로 퇴색된 면도 있지만 이미지나 차량 품질 만큼은 고급차의 품위를 지켜 나가고 있다.
 
지난해 연말 출시한 완전변경 7세대 그랜저는 11만대나 사전계약이 진행되는 등 사상 초유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대기업 초급 임원차 계약만 수 만대에 달할 정도다. 하지만 불과 석 달도 되지 않아 각종 품질 결함사례가 쏟아지고 있다.

 

최근 한달새 현대차에서 발표한 무상수리만 벌써 3건이다. 그랜저 각종 동호회에서는 다양한 결함을 파일로 정리해 올릴 정도로 초기 품질불량이 쏟아지고 있다. 세세한 항목이 무려 40여가지가 넘는다. 그 중 몇가지만 추려서 소개하려한다. 아울러 왜 현대 고급차의 상징인 그랜저의 초기 품질불량이 많은지를 분석해봤다. 가장 큰 이유는 내수 전용이라는 점이다. 주력 수출시장인 북미 등에 수출은 사실상 거의 없는 편이다. 


계속되는 엔진의 문제

스마트스트림G 2.5 가솔린

2.5L GDi 가솔린 모델 중 일부가 시동꺼짐, 시동불량, RPM 불안정등 다양한 불량 사례가 나타났다. 정차시 2초 정도 RPM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다거나 저회전 구간에서 시동이 꺼져버리는 등의 문제가 대표적이다. 전세대 더 뉴 그랜저에서도 비정상적인 오일 소모로 홍역을 치룬지 얼마 지나지 않아 벌어진 일이다.

이에따라 현대차는 그랜저 고객에게 무상수리 계획이 담긴 통지문을 발송했다. 현대차는 통지문에서 “D단 정차 중 시동 관련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됐다”면서 “중립제어 구간에서 전기 부하 대응 데이터 강건화 등이 미흡했다”라고 설명했다. 현행 모델부터 OTA기능을 적용할수 있어 현대차의 커넥티비티 기능인 '블루링크'를 개통했다면 별도로 서비스센터 방문없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해결할 수 있다.
 
3.5 LPi 모델은 엔진 경고등 작동 민감도가 높아 정상임에도 수시로 경고등이 점등되는 문제가 발견됐다. 동일하게 OTA 기능이나 서비스센터를 방문해 업데이트를 받도록 고객에게 무상수리 통지문을 발송했다.
 

바람새고 물새고...문도 안 열린다

신형 그랜저는 평소 도어핸들이 차체 패널 속으로 들어가 매끈한 외관으로 보이게하는 '오토 플러시 도어핸들'을 현대차 브랜드로는 처음 적용했다. 적절하게 도어핸들이 팝업되지 않아 문을 열고 닫을 수 없다는 불만도 발생하고 있다. 택시처럼 뒷자리 승객을 태울일이 많은 차의 성격을 생각한다면 상당히 불편한 문제가 될 수 있다.
 

현대차의 자체 조사결과 도어핸들 터치 센서 로직 문제가 발견돼 마찬가지로 무상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실시한다. 이는 OTA기능으로 무선 업데이트를 받을 수 없는 부분이기에 차주가 직접 직영 서비스센터나 가까운 블루핸즈에서 도어 터치센서 로직 업데이트를 받아야 한다.

 

또한 새롭게 적용된 '프레임 리스 도어' 품질이 떨어져 몰딩이 어긋나고 유리 파손을 예방하기위해 문을 열고 닫을 때마다 살짝 창문이 내려가는 세이프 기능이 작동 하지 않아 유리가 깨질까봐 걱정이라는 불만도 제기된다. 
 
 
끊어진 심리스 호라이즌

그랜저 디자인 테마 가운데 백미가 일직선이다. '심리스 호라이즌'으로 명명된 일직선 DRL은 다른 브랜드와 확연히 다른 독특한 미래 분위기를 풍긴다. 하지만 이 역시 일부가 끊겨서 점등되는 문제가 발생해 업데이트를 실시한다.

 

2022년 12월 6~16일 생산된 그랜저 1961대에서는 LDM(LED Drive Module) 문제가 보고됐다. 저온 상황에서 차폭등 등 일부 등이 켜지지 않을 가능성이 확인된 것. 해당 차량 소유자는 공식 서비스센터에 방문하면 LDM 양측 교환 및 에이밍 작업을 무상으로 받을 수 있다.
 
타이어 공기압 주입기 무상수리

스페어타이어 대신 장착된 타이어 수리키트 중 공기압을 주입하는 부품 실란트가 누액돼 정상적으로 사용하지 못할 가능성도 발견돼 역시 무상수리를 진행한다. 대상 차종은 2022년 11월16일 ~ 23년 01월 17일까지 생산된 1만0160대다. 


 
각종 전자장비의 오류

네이버 카페: 그랜저 GN7 동호회

동호회에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이 미작동 되고 주행 중 계기판이 켜지지 않거나 공조기 디스플레이가 느리게 부팅되는 등 각종 전자장비 문제도 올라온다. 수시로 빌트인캠 경고등을 띄우고 기능을 사용 할 수 없다는 경우도 보고되었다. 현대차가 결함 대응에 있어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각종 불만을 다 대응하기에는 사안이 너무 많다. 


 
감성 품질 이슈는 여전해...

가죽시트 들뜸과 박음질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다던가, 내장재 조립 품질이 떨어져 잡소리가 발생하는 등 이른바 '감성품질' 또한 도마에 올랐다. 주행에 큰 문제가 없지만 고급차로써 '돈 값'은 해야된다는 소비자의 주장이다. 현대차 플래그쉽 모델인 만큼 가격도 크게 오르고 덩치도 커졌는데 감성품질이 떨어지다보니 원성이 높다.

 

뭐든지 처음부터 잘 할수는 없는 노릇이다. 처음은 실수라고 말할 수 있지만 이후에는 실력이다. 업계 품질 전문가는 "그랜저 사전계약이 10만대를 넘는 폭발적인 인기를 보여 초기품질을 일부 포기하고 양산을 앞당긴 흔적이 보인다"며 "그랜저는 수출이 거의 없는 내수 전용차라 해외에서 오랜기간 테스트를 하지 않는 것도 이런 초기 품질불량을 야기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소비자는 현대차의 플래그쉽인 그랜저의 브랜드와 이미지를 신뢰하고 구매한만큼 각종 불량과 결함에 대해서는 현대차가 책임있는 자세로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태현 에디터 th.kim@carguy.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