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텀시승기] 마니아가 선택한 2세대 현대 i30 수동 디젤
[롱텀시승기] 마니아가 선택한 2세대 현대 i30 수동 디젤
  • 김태현
  • 승인 2023.02.26 09:00
  • 조회수 5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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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신차를 구매할 때 반자율 주행 보조 장치인 ADAS는 기본으로 선택한다. 수동변속기는 아예 생각도 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 중대형 SUV라도 디젤 파워트레인은 가능하면 피하는 추세다.

 

이런 시대에 디젤에 수동 변속기 차량을 탄다면 신기술에 익숙하고 전동화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그저 구닥다리 중고차'라고 여길 수 있다. 자칭 자동차 마니아인 기자에게 디젤 파워트레인과 수동변속기는 여전히 만족스럽다. 가장 큰 이유는 놀라운 연비와 운전의 재미 때문이다.

 

현대차의 준중형 해치백 i30 2세대 모델(2013년식)을 구매한 지 벌써 1년이 넘었다. 그렇다면 기자는 왜 이 차를 선택했는지, 1년 타면서 어떤 매력과 장점을 가졌는지, 그리고 아쉬웠던 점을 적어보려한다. 1년간 직접 오너로써 경험한 롱텀 시승기다. 

지난해 2월 중고로 세금, 부대비용 까지 포함해 약 600만원에 구매했다. 당시 차를 고르던 기준은 '무조건 수동미션'이 기본이었다. 저물어가는 내연기관의 시대에 마지막 운전의 재미를 경험하겠다는 의지였다. 시내 주행도 잦지만 장거리 주행이 잦다보니 유류비 만큼은 경제적인 차를 원했고, 주어진 1천만원 이내 예산 안에서 선택지는 상당히 적었다.

 

디젤 파워트레인은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사건 이후 전 세계적으로 디젤 퇴출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지난해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국내에서 경유값이 휘발유보다 한 때 비싸지는 등 점점 외면되는 유종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1년 이상 탄 오너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동일한 i30 휘발유 모델의 평균 연비는 11km/L 정도지만 기자가 1년간 약 2만km를 주행한 차계부에 적힌 평균 연비는 14.3km/L를 기록했다. 시내와 고속 주행 비율은 대체로 7:3 정도다. 

 

디젤 엔진의 진가는 고속도로에서 확실하게 드러난다. 100km/h 정도로 항속하면 20km/L은 기본, 최대 28.2Km/L 까지 기록했다. 디젤 특유의 압도적 효율성이다. 휘발유 대비 유류비에서 우위다.

LED 미등은 비교적 최신차 같은 느낌을 준다.

이 차는 PYL M/T 트림에 스타일 패키지와 컴포트 패키지가 적용된 풀 옵션 사양이다. 2013년 당시 출고가는 2,095만원 이였다. 스타일 패키지 적용으로 LED 미등이 적용되고 후미등이 면발광 LED가 장착되었다. 

 

전 차주가 후기형 스포츠 그릴로 바꿔 놓아 튀어 보이지 않고 깔끔한 인상이다. 다만 아쉬운점으로 LED 미등이 주간주행등 처럼 항시 점등 되지 않는다.

차령이 10년을 갓 넘겼지만 관리가 잘 돼 아직까지 깔끔하다. 당시 현대차 디자인 언어였던 플루이딕 스컬프쳐가 적용된 외관은 오래된 구형이라기보다 요즘에도 어울리는 디자인이다. 미래적 디자인 요소는 덜 하지만 여전히 도로 풍경에 적절하게 잘 녹아든다.

외장은 스포일러를 제외하면 대부분 순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i30 2세대는 다른 해치백과 달리 뒷유리 각이 상당히 누워있는 테라스 해치백과 같은 형태다. 순정 스포일러는 비례상 너무 짧은 느낌이다.

 

디젤이다 보니 머플러팁 부재와 뒷범퍼 디자인이 밋밋한 것이 가장 큰 흠이다. 조금 더 스포티했어도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든다.

실내는 직접 DIY로 트리밍한 스웨이드 내장재를 달았다. 깔끔한 실버 트림이 10년된 차라는 것과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둔다. 질좋은 인조가죽과 우레탄은 저렴한 차 느낌을 덜어준다. 

 

6단 수동미션은 순발력 있게 운전하기 적절하다. 짧은 기어비는 추월 가속시에 전혀 답답하지 않다. 물론 ECU 맵핑으로 출력을 소폭 상승시킨 상태라 순정과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동일 차량 가솔린 엔진으로 200마력 정도를 내는 모델과 비슷한 가속 성능을 보여준다.

 

연식이 연식인 만큼 주행보조 장치라던가 오토홀드 같은 편의장비는 없다. 하지만 크루즈 컨트롤만큼은 수동 미션임에도 지원하기에 장거리 크루징에 용이하다.

부분적으로 적용된 하이글로시는 여전히 세련된 느낌을 준다.
팝업식으로 작동되는 후방카메라, 순정부품을 이식한것이다.

옵션 선택폭이 극히 좁은 수동이지만 기본 편의장비는 갖췃다. 1열 통풍시트와 반쪽짜리지만 운전석 8WAY 전동시트를 달아 출고가 2천만원 짜리 준중형 치고는 호화옵션이다.

 

리어뷰 카메라는 최근 벤츠에서 볼 수 있는 팝업 카메라다. 비가 오더라도 항상 깨끗한 화면을 보여준다. 참고로 수동 사양에서는 순정 네비게이션 선택이 불가능해 원래는 없는 옵션이다. 전 차주가 친절하게도 순정부품으로 교체해 편하게 사용하고 있다.

핸즈코퍼레이션의 PR0005 18인치, 아반떼 스포츠에도 옵션으로 제공된 바 있다.

차를 구매하고 주로 튜닝한 부분은 제동 계통이다. 디젤 특성상 맵핑이 되어 있다면 그 이상의 출력을 올리는 튜닝은 여러가지 제약이 많다. 대신 잘 달리는 만큼 잘 서는 게 중요하다.

순정 브레이크 성능이 빈약해 소소하게 업그레이드를 단행했다. 그랜저 IG 3.3 모델에 쓰이는 330mm 디스크 로터와 대용량 1P 캘리퍼를 이식하고 벨로스터 N 순정 브레이크 패드를 장착했다. GG급 패드로 분진과 소음이 많지만 제동 성능은 확실하다. 리어 브레이크도 균형을 위해서 300mm 디스크로 용량을 확장하고 스포츠 패드를 달았다.

겨울에는 윈터 타이어가 필수다.
사진제공: WRD. 김낙천 포토그래퍼

타이어는 브릿지스톤 투란자 T005를 사용하고 있다. 스포츠 주행보다는 일상 주행의 영역이 더 크다고 판단해 스포츠 타이어를 선택하지는 않았다. 거주지가 산간 지형이라 겨울에는 윈터 타이어로 교체한다.

 

서스펜션은 일상 주행에 편안함을 잃지 않기 위해 별다른 개조를 하지 않았다. 타이어만 바꿨는데도 승차감은 순정 상태와 조금 다르다. 낭창거리고 부드러운 느낌은 아니다. 오히려 동승자들이 "튜닝한 것이 아니냐"고 할 정도로 승차감이 하드한 편이다. 하지만 순정 서스펜션이 독일의 샥스(SACHS) 제품이라 조율이 정밀해 오래 운전해도 피로 하지 않다.

U2 1.6 디젤엔진

연식이 오래된 디젤 엔진의 가장 문제는 비싼 정비 비용이다. 물론 유종이 가솔린 차량이라도 소모품 관리를 철저히 하지 않으면 고장 나는 것은 당연지사다.

 

본인의 주행 스타일에 맞춰서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차를 구매하고 얼마 되지않아 흡기 계통 클리닝과 DPF 클리닝을 진행했다. 비싼 부품의 고장을 미리 예방하는 차원에서다.

 

현대차의 최대 강점은 저렴한 부품값에 있다. 실제로 지금까지 교환한 부품 중 가장 고가의 부품인 터보차저 조차 50만원 정도라  저렴한 가격에 큰 부담 없이 정비를 진행할 수 있었다.

HID 헤드램프, 이제는 사장됐지만 여전히 밝은 시야를 제공한다.

월 유류비 부담이 줄어든 것도 큰 만족감으로 다가온다. 기존 타던 차량이 제네시스 쿠페 2.0이였는데 평균연비가 대략 7km/L으로 한 달 평균 30만~40만원의 유류비가 나왔다. 그 때보다 평균 주행거리가 늘어나고 디젤 유류비가 비싸졌음에도 월 25만원 정도가 최대다. 평균 한 달 약 2,000km 정도를 주행하는데 장거리 주행시마다 만족감이 높다.

 

전동화와 갈수록 심해지는 환경규제는 점점 내연기관의  종말을 예고하고 있다. 퍼스트무버로써 미래를 먼저 체험하는것도 좋겠지만, 마지막 남은 수동변속기의 '낭만'을 적은 비용으로 누릴 수 있는점에서 수동+디젤은 기자에게 적절한 선택지였다.

 

한 줄 평

장점: 세련된 외관, 적은 유지비와 해치백의 실용성..수동의 재미

단점: 작아보이는 외관..대리운전이 사실상 불가능

 

김태현 에디터 th.kim@carguy.kr

 

2013년식 현대 i30 VGT

엔진

1.6 VGT 디젤 

변속기

6단 수동

구동방식

전륜구동

전장

4,300mm

전폭

1,780mm

전고

1,470mm

축거

2,650mm

공차중량

1,275kg

최대출력

128마력

최대토크

26.5kg.m

서스펜션(전/후) 

맥퍼슨 스트럿 / 토션빔

 

공인 연비

17.9km/L

시승차 가격

2,09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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