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미한 사고에도 배터리 전체 교체..이젠 고민해봐야
경미한 사고에도 배터리 전체 교체..이젠 고민해봐야
  • 김태원
  • 승인 2023.03.22 17:20
  • 조회수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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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화 급격히 이뤄지는 요즘 자동차 시장은 신생 전기차 업체뿐만 아니라 기존 완성차 업체까지 전기차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많은 제조사들이 더 성능 좋은 전기차를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시장에 출시하기 위해 노력 중인 상황 속에서 한 번쯤은 생각해 봐야 할 문제가 등장했다.

 

지난 21일,로이터 통신은 작은 긁힘이나 결함에도 배터리 전체를 교체하거나 심한 경우 차량을 폐차해야 하는 전기차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영국의 차량정보회사인 테참 리서치(Thatcham Research)는 최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들이 지속가능성을 이유로 전기차를 구매하지만 경미한 충돌 후 배터리 전체를 바꿔야 한다면 이를 지속가능하다고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경미한 충돌 사고 이후 전기차 가격의 약 40%를 차지하는 배터리를 전부 교체해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고 지적한 것이다.

 

전기차 배터리
전기차 배터리

 

배터리 성능의 향상을 위해 많은 제조사들이 노력한 덕분에 전기차 배터리 효율은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배터리 수리와 제3자 접근 용이성이 떨어지면서 작은 결함에도 배터리팩 전체를 폐기 처분하는 상황이 늘고 있다. 이들 중에서는 출고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배터리에 긁힘 등의 결함이 생겨 배터리팩 전체를 교체한 경우도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하였다.

 

알리안츠기술센터 측은 "배터리를 포함한 전기차를 생산하는 것이 내연기관 자동차를 생산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며 "주행한 지 얼마 안 됐는데 경미한 사고로 배터리를 교환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 측면에서 오히려 이점을 잃게 된다"고 분석했다.

 

전기차가 수만 km 이상 주행했다면 초기 생산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을 상쇄시킬 수 있지만, 수 백,수 천 km의 적은 주행거리에서 경미한 사고로 배터리를 교환한다면 이산화탄소 배출량 측면에서 전기차 장점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GM 얼티엄 플랫폼
GM 얼티엄 플랫폼

 

이에 대해 포드와 GM, 닛산과 같은 일부 제조업체는 이미 배터리팩 수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특히 GM은 향후 자사의 전기차에 새롭게 얼티움 배터리가 모듈 단위로 수리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모든 제조사의 배터리가 수리 용이성이 뛰어난 것은 아니다. 차량컨설팅업체인 먼로 어소시에이츠(Munro&Associates) 샌디 먼로 대표는 "테슬라 모델 Y는 배터리 수리 가능성이 0(Zero)다"라고 지적했다. 테슬라의 구조화 배터리(Structural battery) 특성상 수리가 더 어렵다는 뜻이다.

 

테슬라 모델Y
테슬라 모델Y

 

영국 최대의 폐차회사인 시네틱(Synetiq) 마이클 힐 책임자는 "하루에 많게는 20개의 배터리팩이 들어온다"며 "지금까지 들어온 배터리팩 셀의 95%는 전혀 손상이 없는 상태였고 재사용이 가능해 보였다"고 전하였다.

 

물론, 한 번 화재가 발생하면 몇 시간 동안 불길이 지속되는 배터리의 '열폭주'현상을 미디어를 통해 접해 본 사람이라면 자신의 전기차 배터리에 작은 결함이 발생하였더라도 이를 전부 교체하는 것을 원할 것이다. 하지만, 친환경성이라는 전기차의 지향점을 생각해본다면, 각제조사들이 배터리 수리 문제에 대해 한 번쯤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다.

 

김태원 에디터 tw.ki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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