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서 2위 오른 중국산 전기차..다음은 미국 공략
독일서 2위 오른 중국산 전기차..다음은 미국 공략
  • 송현진
  • 승인 2023.05.25 15:00
  • 조회수 36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일 통계청은 올해 1분기 수입 전기차 가운데 중국산이 28.2%로 2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수입 국가 가운데 중국이 한국을 제친 것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중국 전기차 점유율 7.8%에서 3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수입 브랜드로 따지면 독일에서 1분기 테슬라가 2만 655대 판매해 1위를 기록했다.  

 

중국에서 생산돼 수출하는 전기차는 앞으로 몇 년 동안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2022년 약 200만대를 수출했다. 이는 2020년에 비해 4배 증가한 수치다. 현 추세대로라면 올해 중국 자동차 수출은 300만대를 넘어설 수 있다.

비야디 위안EV (출처=비야디)
비야디 위안EV (출처=비야디)

 

중국 1위 전기차 및 배터리 업체인 BYD는 중국 내수 시장을 적극 활용해 수출로 방향을 돌리고 있다. 작년 인기 차종인 위안 플러스EV와 아토3를 총 5만6000대 수출했다. 올해는 수출을 앞세워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를 추월하려는 야망을 선포한 바 있다. 중국 전기차 시장의 또 다른 핵심 업체인 니오 또한 미국 진출, 유럽서 저렴한 전기차 브랜드 출시 등 수출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10여년간  내수에서 전기차 실력을 갈고 닦은 중국 업체들은 "이제 미국을 공략할 차례"라며 판을 뒤집을 태세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전기차의 성능과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 미국서 중국 전기차를 흔히 보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말한다.

 

중국 전기차 산업은 최근 몇 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2022년 미국 전기차 판매량이 80만대로 최고치를 경신하는 동안 중국은 이미 내수에서 50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테슬라는 올해 BYD에게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자리를 뺏길 위기에 처했다.

 

중국 전기차가 미국에 진출할 때 가장 큰 문제는 '정치적 마찰'을 극복할 수 있냐는 것이다. 이는 곧 보조금 문제와 맞닿는다. 1970년대 토요타와 혼다 등 일본 자동차 업체는 저렴하고 연비가 좋은 차량으로 미국 소형차 시장을 뒤엎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국내 현대기아가 미국서 포드와 GM의 시장 점유율을 뺏고 있다.

 

중국 상하이시에 소재한 자동차 컨설팅 회사인 오토모빌리티 빌 루소 CEO는 이렇게 말한다.

“ '중국 전기차 기업이 토요타나 현대차처럼 수출을 통한 글로벌 메이커로 성장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당연히 절대적 강자가 될 것'이라고 답한다. 이유는 '저렴한 가성비 좋은 차를 원하지 않는 소비자가 있겠는가'라고 되물어 보면 된다."

 

제품이나 가성비 이외에 또다른 장벽이 있다. 중국과 미국 사이의 정치적 긴장이 점점 심화하면서 미국 수출은 중국 업체가 일본이나 한국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 과거 트럼프 정부는 중국 자동차에 대해 27.5% 수입관세를 매겼고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바이든 정부는 전기차 보조금 혜택에서 중국 업체를 교묘하게 제외하는 방안으로 강구했다. 미국 소비자들이 중국산 자동차를 선호하지 않을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전기차 선두주자인 테슬라 등 미국 자동차 브랜드는 오랫동안 3만 달러(한화 약 4000만원) 이하의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보급형 전기차 생산을 여러 번 약속했지만 아직까지 출시하지 못했다. GM은 올해말 볼트 EV를 단종시키고 비싼 전기 픽업이나 SUV 생산 공장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우링 홍광 MINI EV
우링 홍광 MINI EV

 

중국 전기차가 가성비가 뛰어난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전기차 중 하나는 5000달러(한화 약 670만원)의 우링 홍광 미니다. 지난달 2023 상하이모터쇼에서 BYD는 1만1000달러(한화 약 1470만원)하는 전기차 '시걸'을 선보였다. 305km 주행이 가능하다.

 

중국 자동차 산업 컨설팅업체 시노 오토 인사이트는 “지금 중국 자동차 기업이 저렴한 가격을 위해 품질을 포기하는 일은 없다”며 “이를 뒷받침할 차량은 이미 많다”고 밝혔다.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는 좋은 품질의 저렴한 전기차를 제공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미국 시장에서 한 부분을 차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미국 내 반중 감정과 전기차 세제혜택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더미다.

 

미국에 진출을 하더라도 점진적으로 점유율을 끌어 올릴 것으로 보인다. 1970년대 일본 자동차 업체, 1980년대 현대차가 기록했던 급성장은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현대기아는 가성비 좋은 중국 전기차 업체의 미국 진출을 염두에 둔 중장기 대응책이 필요할 때다. 

 

송현진 에디터 hj.song@carguy.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