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품질 넘어 글로벌로 도약..중국 자동차 업체 비법은
[칼럼] 품질 넘어 글로벌로 도약..중국 자동차 업체 비법은
  • 김태현
  • 승인 2023.04.23 14:00
  • 조회수 2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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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 중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모터쇼 '2023상하이 모터쇼'에 전세계 주요 업체들이 잇따라 신차를 선보였다. 중국이 세계 1위 자동차 시장이라는 방증이다. 상하이모터쇼를 계기로 중국 업체들은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한다. 한국의 현대차가 2000년대 초 품질에 자신감을 갖고 글로벌 시장에 공장을 짖고 수출을 확대한 것과 비슷한 행보다.

 

미국을 위협하는 새로운 경제 대국 중국의 자동차 시장은 상당히 흥미롭다. 정부 차원에서의 전기차 지원 사업을 통해 다양한 브랜드들이 전기차 시장에 진출했다. 1980년대 후반 자동차 시장을 개방한 중국은 30여 년 갖 넘는 역사 속에 기술과 품질의 완숙도가 이제는 수준급으로 올라왔다는 분석이 대세다. 그 중에 지리, BYD, 샤오펑 등은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와 견줘도 손색이 없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지리 싱유에 L, 국내에는 르노코리아에서 도입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지리차는 2011년 볼보를 인수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그동안 중국 자본에 인수된 자동차업체(대표적으로 쌍용차)들은 기술 전수만 하다가 기반이 흔들리며 쇠퇴하는 경우가 많았던 만큼 볼보에 대한 우려도 많았다.

 

하지만 지리는 투자는 하되 경영에 간섭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켜냈고, 그 결과 볼보는 니어 프리미엄을 벗어나 프리미엄 시장의 신흥 강자로 성장할 수 있었다.

볼보와 지리가 개발한 CMA 플랫폼은 다양한 모델에 적용중이다.

지리자동차 역시 볼보의 연구개발 자원을 활용해 자사 브랜드에 볼보의 기술력을 적용했다. 결과적으로 볼보와 비슷한 기술을 지닌 다양한 신차를 개발했다. 중국차는 품질이 낮고 기술 수준이 떨어지며 안전성도 낮다는 평가를 당당하게 반전시키며 글로벌 브랜드로 올라섰다.

BYD의 고급브랜드 양왕(YANGWANG)

BYD는 1990년대 처음 노트북, 휴대폰 배터리 제조업체로 시작했다. 2000년대 초 중국 정부는 탄소 배출, 스모그, 황사 등 기후 위기에 대한 해결책으로 전기차 보급에 나섰다. 중국에 자동차 판매량이 급증하는 때를 맞춰 어느 국가보다 전기차 도입이 빠를 수 있었다.

BYD의 슈퍼카 양왕 U9

그런 정책을 등에 업고 전기차 배터리를 개발하던 BYD는 2003년 자동차 사업을 시작한 뒤 2010년 이후부터는 전기차로 방향을 돌렸다. 2차전지 기술력을 이미 상당 부분 축적한 결과 이제는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를 가장 많이 파는 브랜드(테슬라에 이어 2위)가 됐다. 기존 자동차 메이커에서도 BYD와 제휴,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KG 모빌리티가 토레스 EVX 전기차를 개발하면서 BYD와 기술 제휴를 했다. BYD는 해외 수출도 적극적이다. 2,3년내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가 현대기아를 넘어설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재 중국 전기차 제조 및 기술력의 성장세는 무서울 정도로 가파르다. 다양한 배터리 소재에 대한 연구뿐 아니라 디자인 혁신도 이뤄냈다. 세계 1위 CATL와 같은 배터리 전문 업체의 기술력에 글로벌 자동차 업체가 감탄할 정도다. 실제 벤츠 전기차 EQS에 CATL 배터리를 적용하며 업계에 큰 충격을 줬다. 

벤츠 A35 세단 AMG 롱바디

중국에 전기차만 팔리는 것은 아니다. 벤츠, BMW, 아우디 등은 공격적으로 중국 전용 롱휠베이스 모델을 출시해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고성능 디비전 판매도 활발하다.

 

중국 자동차 구매 성향을 보면 고급 브랜드, 고성능차 판매량이 매우 높다. 페라리, 람보르기니 같은 하이엔드 슈퍼카가 가장 많이 팔리는 국가도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다.

아우디 A8 호르히, 마이바흐 S480과 경쟁한다.

중국 전용 하이엔드 모델을 개발하거나 플래그십 모델의 디자인을 중국 취향에 맞게 수정하는 것은 이미 대세가 된지 오래다. 대표적으로 아우디는 중국 전용 '아우디 A8 호르히'를 출시해 고급 브랜드 모델의 확충에 나선 바 있다.

아우디 A7L..중국 전용 롱휠베이스 모델

내연기관차를 구매하려면 번호판부터 세금까지 비용에서 부담이 커 "기왕 살 거면 더 좋고 멋있는 모델을 구매한다"는게 중국 소비자의 패턴이다. 실제 중국에서는 전기차 보조금이 굉장히 많았고(지난해 보조금 폐지) 번호판 발급도 쉽지만 내연기관 자동차는 번호판부터 징벌적 세금 부담이 큰 편이다. 

2016년까지만 해도 중국 시장을 석권하던 현대기아는 현재 매우 힘든 상황이다. 브랜드 파워도 어정쩡한데다 가성비는 이미 중국 업체와 경쟁에서 뒤졌다. 여기에 내구성이나 품질은 일본 브랜드에 뒤쳐진다. 고전하는 이유다.

 

현대기아 중국 법인은 이런 위기 속에 전기차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하지만 중국 현지 전기차 업체의 경쟁력이 엄청나다. 중국에서 혐한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한국산 자동차를 배척하는 분위기도 한몫하지만 결과적으로 내연기관은커녕 전기차도 특별히 구매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판매량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이다. 한마디로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기아의 차별화한 경쟁 포인트가 없는 것이다.

현대차 그룹은 이런 약점을 보완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번 2023 상하이모터쇼에서 아반떼 N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중국에서 최초로 론칭한 것이다. 합리적 가격에 고성능차 판매를 확대하겠다는 것. 여기에 아이오닉 브랜드의 전동화 모델도 판매할 계획이다. 기아는 EV5 콘셉트를 중국에서 공개하며 중국 시장에 전기차를 적극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세계 1위 자동차 시장에 올라선지 벌써 5년이 넘는 중국. 전 세계 자동차 메이커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이다. 국내에도 혐중 현상이 강화하는 분위기 속에 중국차 업체들이 진출을 점검하고 있다. 그 중 유럽시장에서도 인정받은 BYD가 올해 전기 승용차를 선보인다. 국내 시장에서 중국차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공격적인 가격에 따른 가성비, 적어도 현대기아 동급 차량 대비 10% 이상 저렴하거나 이에 못지 않은 상품성을 가진다면 승산이 있어 보인다.

김태현 th.ki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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