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 시장은 여느 자동차 선진국에 비해 전기차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작년 미국에서 판매된 자동차 중 6%만이 전기차였지만 중국은 약 25%에 달했다. 올해는 전기차 판매량이 30% 이상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연기관 차량이 중심이던 불과 5,6년 전만 해도 중국 소비자는 독일, 일본 등 외국 자동차 브랜드를 더 선호했다. 전기차 시대는 조금 다른 양상이다. 테슬라를 제외하면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로컬 브랜드 외에는 찾아보기 힘들다. 2022년 중국에서 판매된 전기차 80% 이상이 로컬 업체 차량이었다.
중국승용차시장협회와 미국 전기차 전문 매체 클린테크니카 집계에 따르면 2022년 중국 전기차 판매량 상위 20위권에 로컬 업체 차량이 무려 17종이나 됐다. 나머지 3종은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한 모델Y 와 모델S, 그리고 폭스바겐과 중국 합작사가 만든 ID.4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테슬라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를 늘리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가격을 잇따라 인하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하는 중국 업체를 비롯, 경쟁사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한다.
한편,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니오는 “현재 가격 구조에 매우 만족한다”며 ‘테슬라처럼 가격 인하는 고려하지 않고 각격 경쟁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단호하게 입장을 밝혔다. 니오는 고객 서비스를 개선하는데 더 집중한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BYD, 니오, 지리 등 중국 전기차 업체의 성공 이유는 중국인의 애국 소비 열풍 때문만은 아니다. 자동차 회사 간 치열한 경쟁에서 생긴 다양한 선택지, 최신 배터리 기술과 높은 기술력 그리고 매력적인 디자인까지 중국 현지 전기차 업체가 시장 주도권을 쥘 수 있는 비결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2022년 국가별 전기차 시장은 중국이 507만 5286대로 확고한 세계 1위였다. 완성차 그룹별로는 테슬라가 131만 3887대로 1위를 차지했다. 전기차에 주력하는 BYD는 92만 5782대로 글로벌 2위였지만 전년 대비 성장률 176%로 테슬라를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을 동시에 갖춘 중국 전기차 업체가 세계 도로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는 것 같다.
송현진 에디터 hj.song@carguy.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