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가 국내에서 본격 전동화 모델을 선보이면서 전기차 강자로 발돋움하고 나섰다. 기존과 달리 한국 충전 표준을 설치한 것이 눈길을 끈다.
렉서스는 지난달 첫 전용 전기차 플랫폼으로 제작한 '올 뉴 일렉트릭 RZ(이하 RZ)’와 5세대로 거듭난 ‘뉴 제너레이션 RX(이하 RX)’를 출시했다. RZ는 RZ450e 단일 파워트레인, RX는 RX350h, RX450h+, RX500h F SPORT 퍼포먼스까지 총 3종의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갖췄다.
특히 RZ450e는 렉서스 브랜드 최초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TNGA로 개발한 순수전기차(BEV)다. 지난해 출시한 UX300e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 기반한 모델이 아닌, 내연기관을 개량한 반쪽짜리 전기차였다. 더구나 충전 방식을 일본 표준인 차데모를 장착해 국내 소비자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RZ450e는 개발 단계부터 전기차 전용으로 만들어졌다. 렉서스 전동화가 추구하는 최적의 패키징를 구현한 첫 모델인 셈이다. 전륜과 후륜에 모터가 탑재돼 시스템 총 출력은 312마력이다. 렉서스의 사륜구동 시스템 다이렉트 4(Direct 4)가 안정적으로 제어한다. 배터리는 71.4kWh 리튬이온으로 1회 충전으로 377km 주행이 가능하다. 급속 충전을 이용하면 30분 안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4종의 신차 가운데, 순수전기차 RX450e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RX450h+는 전기 충전이 필요한 모델이다. 한국 충전 표준 커넥터(CCS1)를 탑재했다.
지난해 렉서스가 출시한 순수전기차 UX300e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NX450h+는 일본 충전 표준인 ‘차데모’ 커넥터가 적용됐다. 우리나라는 CCS1 커넥터가 표준이다. 2019년 차데모 커넥터를 탑재한 순수전기차 닛산 리프가 국내에서 단종된 이후 2022년까지 차데모를 탑재한 전기차가 출시된 적이 없다. 국내 전기차 충전소의 80% 이상이 CCS1이다.
따라서 한국에서 차데모 커넥터를 탑재한 전기차를 탄다면 불편할 수밖에 없다. 결국 UX300e는 판매 부진에 따라 100여대에 그쳤다.
RZ는 2025년 유럽부터 '요크 스티어링 휠'을 선택사양으로 제공한다. '원 모션 그립(One Motion Grip)'이라는 이름으로 요크 스티어링 휠 옵션이 추가될 예정이다. 요크 스티어링 휠은 실제 차륜과 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은 완전 전자식 '스티어 바이 와이어' 기술이 적용된다. 스티어 바이 와이어는 토요타 그룹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를 시도한 기술이다. 2025년 이후 국내 도입이 기대된다.
조향 축이 없어 넓은 다리 공간을 확보할 수 있고, 스티어링 휠 배치 자유도가 높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가변 조향기어비를 통해 좁은 골목에서는 스티어링 휠을 적게 돌려 크게 선회할 수 있다. 항속 시에는 앞바퀴의 움직임을 최소화해 안정감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방전 시 조향이 불가능하다. 오작동을 할 때 대책이 분명하지 않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한국토요타자동차 강대환 상무는 요크 스티어링 휠 옵션에 대해 "한국 시장 소비자 수요에 맞출 것이나, 우선 이번에 들어올 110~120여대의 RZ에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며 "일반인들이 주행하는 데 있어 요크 스티어링 휠 이용은 부담이 될 것으로 판단해 해당 옵션이 추구 국내에 출시할지는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순수 전기차 RZ450e는 수프림 트림이 8480만원, 럭셔리 트림이 9250만원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RX 450h+는 1억 850만원이다. (개별소비세 3.5% 기준)
렉서스코리아는 지난해 차데모 커넥터 탑재 모델 출시로 국내 전동화 시장에서 고전을 경험했다. 올해는 한국 실정과 소비자의 불편사항을 적극 반영해 CCS1 커넥터 탑재한 모델을 출시했다. 이제 국내 전동화 시장에서 정면승부가 가능해졌다.
서동민 에디터 dm.seo@carguy.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