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시승] 나긋한 승차감에 쾌적한 실내..렉서스다운 RZ 450e
[최초시승] 나긋한 승차감에 쾌적한 실내..렉서스다운 RZ 450e
  • 김태진 편집장
  • 승인 2023.06.26 07:00
  • 조회수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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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특유의 넓은 실내공간과 정숙성, 렉서스 특유의 부드러운 승차감은 만족스럽지만 첨단 기술이나 ‘와우’ 감탄사가 나올 인테리어 같은 새로움은 찾기 어려웠다.”

 

렉서스 첫 전용 플랫폼 전기차 ‘디 올 뉴 일렉트릭 RZ’를 짧게 시승하고 느낀 소감이다. 글로벌 톱10 자동차 브랜드 가운데 전기차에 가장 뒤졌다는 평가를 받는게 토요타그룹이다. 첫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만든 토요타 bZ4X가 글로벌 시장에서 별다른 반응을 이끌어 내지 못한 게 대표적이다.

 

하이브리드 기술은 세계 최고로 평가 받는 토요타가 아직까지 전기차에 이렇다 할 신기술을 보여 주지 못하는 게 이상할 뿐이다. 대당 이익을 많이 내는 하이브리드를 더 팔기 위해 아직까지 ‘진짜 전기차에 대한 발톱을 감추고 있는 것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RZ 역시 bZ4X와 같은 전기차 플랫폼 e-TNGA로 제작했다. bZ4X가 전륜구동기반으로 전륜과 사륜구동 모델인 만큼 같은 플랫폼인 RZ도 전륜 기반의 사륜구동이다. 배터리 용량도 71.4kWh로 같다.

 

이번에 한국 론칭을 위해 방한한 RZ 패키징 및 퍼포먼스 담당 카사이 요이치로 부수석 엔지니어는 “기존 하이브리드 플랫폼 요소를 상당 부분 반영해 e-TNGA를 개발했다”며 “전기차 개발이 내연기관에 비해 특별한 요소는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렉서스의 글로벌 파워트레인 전략은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수소연료전지차(FCEV) 및 전기차(BEV)를 국가 특성에 맞춰 공급하는 것이다. 사실상 현대차그룹과 동일하다.

RZ 패키징 및 퍼포먼스를 담당한 카사이 요이치로  부수석 엔지니어
RZ 패키징 및 퍼포먼스를 담당한 카사이 요이치로 부수석 엔지니어

 

RZ 차체 크기는 전장 x 전폭 x 전고(mm)가 4,805 x 1,895 x 1,635이며 휠베이스가 2,850이다.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과(4715 x 1910 x 1630 x 2875)거의 비슷하다.

 

단지 공차중량만 RZ가 2090kg으로 2230kg인 GV70 전동화 모델(배터리 용량 77.4kWh) 비해 140kg 가볍다. 마저도 배터리 용량 차이(6kWh)를 감안하면 100kg 정도 차이가 난다. 이는 RZ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라 가능한 부분이다.

 

시승차는 최고 트림인 RZ 450e 럭셔리로 가격은 9250만원(개소세 3.5%)이다. 기본인 수프림(8480만원)에 비해 조광 기능이 달린 대형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와 겨울철 1열 탑승자 무릎을 따뜻하게 해주는 래디언트 히터가 추가로 적용됐다.

 

우선 외관이다. 가장 큰 특징은 번쩍이는 크롬이 하나도 없다. 아울러 하이그로시 소재도 최소화했다. 그래서인지 첫 눈에 다소 어색하고 그다지 고급스럽지 않아 보인다. 윈도우 테두리에도 크롬이 전혀 없다.

 

이에 대해 카사이 엔지니어는 “미래 전기차 디자인은 어떤 것일까를 고민하면서 크롬이나 하이그로시 같은 광택 요소를 최소화했다”며 “리사이클 같은 탄소중립도 고려한 디자인”이라고 설명한다. 그동안 신차를 볼 때마다 번쩍이는 유광 크롬 같은 요소가 얼마나 친숙해졌는지 새삼 놀라울 뿐이다.

 

전체적으로 SUV 치고는 날렵한 인상이다. 전면은 렉서스 스핀들 보디를 기반으로 공기역학적인 실루엣을 완성했다. 초기 일본 사무라이 투구처럼 우악스럽던 스핀들 그릴이 10여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완성도가 높아졌다. 이제는 렉서스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대표하는 디자인 요소가 됐다.

 

카사이 엔지니어는 “RZ는 렉서스 역대 SUV 가운데 공기저항계수가 가장 좋다”며 “한국과 유럽형은 0.29cd, 일본과 북미형은 0.28cd가 나왔다”고 소개했다.

 

한국이 북미형에 비해 cd 수치가 0.01 낮은 이유는 이렇다. 국내 SUV 인증 기준 가운데 앞바퀴 흑받이 길이를 8인치 이하로 규제해 공기역학에 손해를 봤다는 것. 흑받이를 더 길게 만들면 바닥 부분 공기흐름이 좋아진다.

 

국가마다 인증이 달라 아쉽게 빠진 게 또 있다. 미국형은 전면 그릴 렉서스 엠블럼에 파란색 불이 들어온다. 우리나라는 그릴에 달린 등을 헤드라이트로 보고 규제해 한국 사양에 빠졌다. 더 아쉬운 건 미국에서 판매하는 요크 스티어링휠을 한국에는 출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이드 프로포션은 전륜구동보다는 후륜구동 느낌이 난다. 선과 면을 뒤쪽으로 갈수록 치켜 올린형태다. 트렁크 쪽 루프는 쿠페 스타일을 가미해 매력적인 옆모습을 완성했다.


후면 디자인이 가장 돋보인다. 와이드한 수평 디자인이 모티브로 수평으로 이은 후면등과 렉서스 특유의 L자형 리어램프가 눈길을 끈다. 리어루프 윙 모양은 마치 ‘마징가 Z’의 머리 뿔처럼 양 옆으로 튀어나와 있다. 공기저항계수를 감안한 최적의 윙 디자인이다.

 

카사이 엔지니어는 “리어루프 윙 디자인은 세계에서 처음 도입한 것”이라며 “고속에서 뒷부분 와류를 방지할 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천정 위로 흐르는 공기저항을 최소화한 디자인”이라고 설명한다.

 

도어는 전자식 버튼으로 가볍게 열린다. 운전석에 앉으면 14인치 센터 디스플레이 이외에는 물리 버튼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디스플레이 하단에는 공조장치 조작을 위한 터치 버튼 여러 개를 고정했다. 눈에 보이는 물리 버튼을 확 줄여서인지 깔끔하고 모던하다.물론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한다. 오디오는 파나소닉 사운드 시스템이다. 

 

디지털 디스플레이 계기판 역시 7인치 정도 크기에 화려하지 않다. 꼭 필요한 정보만 전달할 뿐이다. 주행모드 변경도 디스플레이 좌측 끝을 터치하면 에코,노말,스포츠,인디비주얼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이해하기 쉬운 UI 아이콘이라 금세 익숙해진다. 조작도 간단하고 터치도 정확하다. 12.3인치 크기의 네비게이션 화면은 선명도가 뛰어나다.

앞좌석
앞좌석

 

또 따른 특징은 시트다. 렉서스의 고급 나파가죽 시트와 판이하게 다른 스웨이드다. 패브릭에 천연 식물 소재를 가미했다. 감촉은 매우 부드럽고 고급스럽다. 오랜 기간 사용할 경우 때가 얼마나 탈지 궁금해진다. 1열 모두 전동 시트다. 통풍 및 열선 기능, 운전석만 메모리 기능이 장착됐다.

 

화려함도 섞여 있다. 1열 도어까지 연결되는 70가지 색상 조작이 가능한 화려한 엠비언트 라이트다. 한낮 주행 중에 터널에 들어가면 은은한 색상이 부각된다.

 

가장 특이한 부분은 조수석 앞에 늘 달려 있던 글로브 박스가 사라졌다. 대신 오디오 스피커 커버 같은 디자인으로 마무리 했다. 운전석 스티어링휠 아래 부분부터 좌우로 연결되는 래디언트 히팅 장치다.

 

겨울철에 이 부분이 따뜻해지면서 난방 역할을 한다. 공조 송풍구에서도 물론 뜨거운 바람이 나오지만 무릎 부분 보온을 위해 히팅 기능을 넣었다.

 

1열은 발 공간도 넓고 헤드룸도 충분하다. 적재공간은 전기차를 감안했을 때 평이한 수준이다. 아무래도 전륜 모터가 커 적재공간 구성이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앞뒤 2단으로 구분된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는 열리지 않는다. 유리에 특수 유기재료를 혼합해 버튼을 누르면 명도가 어두워지면서 햇빛을 차단할 수 있다. 이 마저 햇빛이 싫다면 트렁크에 내장된 가림막을 이용해 완전히 가릴 수 있다. 스티어링휠은 두툼한 가죽 소재로 열선 기능이 달려 있다.

 

이번에는 2열이다. 우선 전기차 특유의 패키지가 돋보인다. 넓은 개방감에 놀라게 된다. 2열 시트는 등받이 각도나 발 공간, 허벅지가 닿는 부분까지 편안한 자세를 완성해준다. 178cm 기자가 앉았을 때 헤드룸은 주먹 2개, 무릎공간은 주먹 3개가 넉넉히 들어갔다.

 

2열 윈도 벨트라인이 1열보다 높아 아늑하다. 뒤에서 보이는 1열 시트가 예쁘다. 시야 역시 탁 트여 쾌적하다. 시트는 열선 기능만 들어가 있다.

 

트렁크는 전동식으로 열린다. 공간은 꽤나 널찍하다. 트렁크 바닥 덮개를 열면 상당히 큰 적재공간이 또 나타난다. 세차 도구나 가정용 충전 케이블, 장화 같은 소품을 여러 개 넣을 수 있는 크기다.

 

시동 버튼은 다소 생뚱맞게 대시보드 최상단 공조 덕트 옆에 달려 있다. 운전석은 말고삐를 의미하는 타즈나(Tazuna) 콘셉트 기반이다. 운전자가 주행에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변속기는 운전석 우측 다이얼 방식이다. 꾹 눌러서 D 또는 R,N을 선택할 수 있다. 악셀을 밟으면 고요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꾹 밟으면 전륜에서 강한 토크와 함께 후륜에서 동력이 전달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RZ는 프런트와 리어에 새롭게 개발된 이액슬(e-Axle)이 적용된 다이렉트4 사륜구동 시스템을 장착했다. 전륜 모터 150kW 후륜 모터 80kW 힘을 합쳐 최고 312마력이 나온다. 1회 충전 공인 주행거리는 377km다. 요즘 같은 여름철에는 450km 주행이 가능하다고 렉서스 관계자는 귀띔한다,

 

코너에 고속으로 진입하면 언더스티어 경향이 조금 느껴진다. 사륜구동이라 후륜에서 차체가 밀려나가는 것을 순식간에 잡아준다. 시속 100km 이상 고속에서도 정숙성은 일품이다. 노면 상태가 좋지 않은 도로를 달려도 바닥에서 올라오는 소음을 제대로 걸러낸다.

 

가속력은 모자라지도 그렇다고 넉넉한 수준도 아니다. 딱 사륜구동 전기차 수준이다. 전기차 특유의 폭발적인 가속도 가능하지만 그렇다고 놀랄 수준의 파워도 아니다. 

 

승차감은 렉서스 특유의 부드러움이 환상적이다. 그렇다고 물렁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 고속에서 직진성이 탁월하지만 코너에서도 상당한 접지력을 보여준다.

 

휘청거리는 핸들링과는 거리가 멀다. 방지턱 같은 요철을 넘을 때 잔 진동을 제대로 걸러낸다. 서스펜션 셋팅이 상당히 부드러워 딱딱한 전기차 승차감이 싫은 테슬라 오너라면 부러워할 부분이다.

 

ADAS 기능이 달린 세이프티 시스템 플러스를 사용해봤다. 차선 중앙 유지나 가감속이 정확하다. 이미 토요타그룹 차량에 사용돼 검증 받은 시스템이다.

 

국내에서 경쟁할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과 비교해 본다면 RZ만의 특별한 경쟁력을 찾기 어렵다. 가격도 GV70 전동화 모델이 5% 이상 저렴한데다 승차감도 무척 부드럽고 정숙하다. 실내 인테리어 소재도 고급스럽다. 단지 실내공간 구성은 RZ가 조금 더 넓어 보인다.

 

충전은 국내 표준인 DC콤보 방식의 급속과 AC단상의완속 충전이 가능하다. DC 급속 충전 150kW (400A) 기준으로 상온 25~30℃ 기준 30%에서 80%까지 약 30분 소요된다.

 

RZ는 잘 만든 전기차이지만 눈에 띌만한 차별화 요소는 그다지 많지 않다. 그래서일까. 올해 국내도입 물량이 많아야 150대 정도다. 판매 방식도 픽업 및 차량 유지 관리 서비스 등이 포함된 ‘오토 케어 리스’ 뿐이다. 월 이용료가 100만원대 후반으로 3년후 잔존가치를 50% 정도 보장하는 형태다. 구매 고객에는 100만원 상당의 충전포인트를 제공한다.

 

결론적으로 RZ는 성인 4명이 타기 충분한 넓은 실내공간과 정숙성, 렉서스 특유의 부드러운 승차감을 좋아하는 기존 고객에게 입문용 전기차로 손색이 없다. 단 다른 브랜드와 구분되는 렉서스 전기차만의 첨단 기술을 찾아볼 수 없는 게 아쉬울 뿐이다.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한 줄 평

 

장 점 : 놀라운 정숙성과 나긋나긋 승차감..넓은 실내공간의 쾌적함

 

단 점 : 렉서스만의 혁신 기술은 어디에..

 

인제=김태진 에디터 tj.kim@carguy.kr

 

 

The All New Electric RZ 제원

 

RZ 450e 수프림

RZ 450e 럭셔리

전장 x 전폭 x 전고 (mm)

4,805 x 1,895 x 1,635

축거 (mm)

2,850

공차중량 (kg)

2,090

최고출력(ps/rpm)

312

(전륜 모터 150kW+후륜 모터 80kW)

최대토크(kg·m)

44.4

정부공인표준전비(km/kWh)

(복합/도심/고속)

5.4 / 5.8 / 4.9

배터리 용량

71.4 kWh

1 충전 최대 주행거리
(상온 복합)

377km

서스펜션 (/)

맥퍼슨 스트럿 / 더블 위시본

브레이크 (/)

17인치 벤틸레이티드 디스크 / 17인치 벤틸레이티드 디스크

구동방식

AWD (DIRECT4)

스티어링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EPS)

타이어 (/)

: 235/60R18 :255/55R18

승차전원 ()

5

가격 (개소세 3.5%)

8,480 만원

9,25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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