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리자동차 산하의 고급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가 준대형 패스트백 ‘001 FR’을 공개한 데 이어 출시 직전 탱크턴(360도 제자리 회전)을 시연해 화제다.
001 FR의 기반이 되는 001의 차체 크기는 전장 4970mm, 전폭 2000mm, 전고 1560mm, 휠베이스3,005mm다. 대략 제네시스 G80과 맞먹는 크기다. 지커 001 FR은 001의 고성능 버전이다. 외관 디자인에서부터 ‘고성능’을 강조한다.
001 FR만을 위한 파츠 프론트 스플리터, 사이드 스커트, 리어 디퓨저 그리고 트렁크 리드에 붙은 리어 스포일러는 탄소 섬유로 제작했다. 브레이크 성능도 크게 개선했다. 420mm 브렘보 카본 세라믹 프론트 디스크와 AP 캘리퍼가 매칭되어 강력한 출력을 제어한다.
파워트레인은 지리자동차의 전기차 전용 SEA 플랫폼을 기반이다. 시스템 총출력 1248마력, 최대토크 130.5kg.m를 발휘하는 쿼드 모터를 탑재했다. 지커 측은 “롤링 스타트를 통해 2.07초 만에 시속 100km/h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이 말하는 롤링 스타트가 무엇인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지커 001 FR의 최고 속도는 280km/h에서 제한된다.
쿼드 모터에 전기를 공급하는 배터리는 CATL 칠린(Qilin) 100kWh 용량이 장착된다. 이와 더불어 800볼트 고전압 충전 시스템을 탑재해 10~80%까지 충전은 1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지커 001 FR에 탑재되는 쿼드 모터의 장점은 각 바퀴가 엄청난 토크를 발휘할 수 있는 점과 모터의 개별적 제어를 통해 트랙션을 큰 폭으로 향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각 모터를 개별적으로 제어할 수 있기에 ‘탱크턴’도 가능하다. 제자리에서 벗어나지 않고 360도를 회전할 수 있는 기능이다.
탱크턴 자체는 새로운 기술이 아니다. 이미 리비안 등 쿼드모터를 탑재한 전기차에 채택된 기능이다. 다만 적용 차종이 SUV·픽업트럭에 한정됐다. 일반적인 세단 형태의 전기차에 쿼드 모터를 탑재해도 탱크턴 기능은 채택하지 않는 게 보통이었다. 지커는 001 FR을 통해 쿼드 모터라는 하드웨어만 있다면 탱크턴이 가능하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줬다.
001 FR은 테슬라 모델 S 플래드를 맞수로 꼽는다. 모델 S 플래드는 시스템 총출력 1006마력으로 출력 면에서는 001 FR이 크게 앞선다. 다만 최고속도는 322km/h로 모델 S 플래드가 약 40km/h 더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
지커 001 FR은 지난 8월 공개된 이후 중국 내수 시장에만 먼저 판매한다. 아직 세부 가격 정보는 밝혀지지 않았다. 지커는 001 FR의 가격에 대해 “100만 위안(한화 약 1억 8000만원)은 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001 FR은 매달 99대만 생산하고 추후 유럽 시장 출시도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서동민 에디터 dm.seo@carguy.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