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전기차에 없앤 AM 라디오 탑재 이유..비상용 목적
현대차그룹, 전기차에 없앤 AM 라디오 탑재 이유..비상용 목적
  • 서동민
  • 승인 2023.11.12 05:30
  • 조회수 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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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화 시대로 넘어오며 소비자들이 신경 쓰지 못한 사이 사라지고 있는 자동차 옵션이 바로 AM 라디오다. AM은 중파 대역(300~3000㎑)의 전파를 이용한 라디오 방송으로, FM 라디오 및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쇠퇴해왔다.

 

AM을 듣지 못해도 문제가 별로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AM 라디오는 비상용 목적으로 여전히 필요한 방송매체다. 특히 전 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인 우리나라의 경우 더욱 중요하다. 

 

AM 라디오를 탑재하고 있는 현대 아이오닉 5

 

그렇다면 전동화 시대의 자동차에서 AM 라디오가 사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기차 배터리와 전기 구동부의 전자기장이 AM 라디오의 신호를 방해해 사람이 듣기 싫어하는 고주파 허밍 노이즈가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자동차 제조사는 전기차에서 AM 라디오를 없애고 있다. 대표적으로 BMW는 2014년 i3와 i8에 이미 AM 라디오를 삭제한 바 있다. 테슬라와 아우디, 포르쉐, 볼보, 폭스바겐과 같은 제조사도 전기차에서 AM 라디오를 미탑재하고 있다. 

 

AM 라디오를 탑재하고 있는 현대 아이오닉 6

 

미국 자동차 연구 센터(Center for Automotive Research, 이하 CAR)의 연구에 따르면 자동차 제조사가 전기차에 AM 라디오를 유지하려면 상당한 비용이 든다. 신호 간섭을 줄이는 차폐 및 필터링 장치는 차량 한 대당 최대 70달러(한화 약 9만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판매량과 7년간 누적치로 계산하면 제조사가 AM 라디오 탑재에 들여야 할 비용은 약 38억 달러(한화 약 5조 179억원)에 달한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전기차 모델에도 AM 라디오 탑재를 고수할 계획이다

 

다만 비상용 목적이라는 틀 안에서 AM 라디오는 여전히 중요하다. 특히 와이파이나 스마트폰 연결이 불가능한 지역에서는 AM 라디오 방송이 각종 사고와 재난 전파의 주요 통신 수단이 된다. 최근 미국에서는 비상 방송을 위한 안전 조치의 일환으로 전기차에도 AM 라디오를 탑재하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생산 비용 절감 문제로 전기차에 AM 라디오를 미탑재하는 추세지만, AM 라디오의 순기능을 제대로 이해하고 묵묵히 탑재하는 제조사도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다.

 

국내 및 글로벌 시장에 판매 중인 현대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를 비롯한 모든 차종에 AM 라디오를 탑재하고 있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향후 전기차 모델에서도 AM 라디오를 제외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서동민 에디터 dm.seo@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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