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뜸들이던 현대차그룹이 미국 시장에서 테슬라 NACS(North American Charging Standard, 북미충전표준) 커넥터 탑재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 9월 29일 캘리포니아의 한 슈퍼차저 스테이션에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가 포착된 이후 일주일만이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은 미국 시장용 전기차에 2024년 4분기부터 NACS 커넥터를 탑재한다. NACS 커넥터를 장착한 현대기아,제네시스 전기차 모델은 테슬라 슈퍼차저 스테이션을 이용할 수 있다. 기존 CCS1 커넥터 탑재 전기차는 2025년 1분기부터 어댑터를 통해 테슬라 슈퍼차저 이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NACS 커넥터 탑재는 지난 5월 포드의 채택 선언 이후 북미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GM, 리비안, 볼보, 폴스타, 메르세데스-벤츠 등 10개가 넘는 업체가 NACS 합류를 발표하면서 북미 전기차 시장의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경쟁 브랜드의 연이은 NACS 합류에도 회의적인 반응을 비췄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에 탑재한 800볼트 충전 시스템 때문이다. 고전압을 받아낼 수 있는 플랫폼인 만큼 충전 속도를 큰 폭으로 단축할 수 있다.
지난 6월 미국의 한 전기차 전문매체 충전 시험 결과에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를 테슬라 슈퍼차저에서 충전했을 경우 충전속도 저하 현상이 입증됐다. 이들은 현대 아이오닉 6를 테슬라 슈퍼차저 스테이션에서 충전할 경우 100%까지 73분 소요됐다. 현대차그룹이 제공하는 급속 충전소 이핏(E-pit)에서 충전했을 때 18분과 비교하면 슈퍼차저는 3배 이상 느린 셈이다.
이런 결과는 슈퍼차저 스테이션이 지원하는 낮은 전압 때문이다. 테슬라 슈퍼차저 V3는 500볼트로 설계되어 최대 250kW급 전력밖에 사용할 수 없다. 반면 현대차그룹이 국내에 보급 중인 이핏은 이에 두 배다. 1000볼트로 설계되어 최대 350kW급 전력을 사용할 수 있다.
문제는 북미 시장에서 테슬라 슈퍼차저 스테이션에 대한 접근성이 월등히 좋다는 점이다. 미국과 충전 표준으로 선정된 CCS1 충전 네트워크는 테슬라 슈퍼차저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진다.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 선두 주자로 뛰어든 만큼 초기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도심에서 가까운 위치에 슈퍼차저를 설치해 지리적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현대차 호세 무뇨스 글로벌 COO는 “테슬라와의 협력은 고객에게 탁월한 전기차 충전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현대차의 노력에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이다”라며 “테슬라와의 협력을 통해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소유자는 차량을 편리하게 충전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될 것이며, 북미 전역에 최소 3만 개 이상의 스테이션을 갖춘 새로운 고출력 충전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합작 투자 회사를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 북미법인 윤승규 법인장은 이번 발표에 대해 "기아는 전동화 모빌리티의 선두주자로서 급속 충전 기능을 갖춘 세계 최고 수준의 전기차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제 테슬라 슈퍼차저 네트워크의 지원을 받게 될 것"이라며 "광범위하게 충전기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전기차 소유 경험을 향상시키며 운전자들이 전기 에너지로 북미 전역의 더 많은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게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7월 미국에서 GM, 메르세데스-벤츠, BMW, 스텔란티스, 혼다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과 함께 북미 전역에 전기차 고속 충전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합작 법인 ‘슈퍼 얼라이언스’를 설립한 바 있다.
북미 전역에 최소 3만 개의 고출력 충전기를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이들이 구축하는 충전 네트워크에는 테슬라 NACS와 CCS1 커넥터를 모두 탑재할 예정이다. 슈퍼 얼라이언스는 2024년 2분기 북미에서 첫 충전 네트워크를 개장할 계획이다.
서동민 에디터 dm.seo@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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