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대세인 라이다..테슬라만 카메라 고집하는 이유
자율주행 대세인 라이다..테슬라만 카메라 고집하는 이유
  • 서준하
  • 승인 2022.04.21 15:00
  • 조회수 8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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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라인업
테슬라 라인업

모빌리티 시장에서 떠오르는 대표 키워드 중 하나는 자율주행이다. 거대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자율주행차 개발에 주력하면서 다양한 관련 기술이 등장했다.

그 중심에는 라이다(LiDAR, Light Detection and Ranging) 센서가 있다. 라이다는 자율주행을 구현하기 위해 레이저로 주변 환경을 3D 분석하는 첨단 기술이다. 레이저 펄스를 발사해 대상 물체로부터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서 거리와 입체감을 헤아리는 원리다. 특히 정밀도와 완성도가 높은 기술인 만큼 자율주행차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메르세데스-벤츠 EQS
메르세데스-벤츠 EQS

메르세데스-벤츠는 올해 초 라이다 전문 제작업체 루미나(Luminar)와의 대규모 파트너십을 통해 라이다 기술 확보에 앞장선 바 있다. 벤츠는 S클래스와 전기차 EQS ‘드라이브 파일럿’ 레벨3 자율주행 시스템에 라이다 센서를 적용했다. GM도 지난해 10월 공개한 최첨단 핸즈프리 운전 보조 기술 ‘울트라 크루즈’에서 라이다 기술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전 세계의 여러 전기차 스타트업도 예외는 아니다. 루시드 에어의 주행 보조 시스템(ADAS) ‘드림드라이브’에도 라이다가 탑재됐다. 니오를 비롯한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라이다를 통한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기차 시장의 선두 주자인 테슬라도 오토파일럿과 완전자율주행(FSD, Full Self-Driving) 기능에 각별한 관심을 쏟기로 유명하다. 다만 테슬라는 기존 다수의 자동차 기업과는 달리 라이다 센서를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오래 전부터 해당 기술의 높은 가격을 지적하며 “자율주행 구현에 굳이 고가의 라이다가 필요 없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고수해 왔다. 자율주행 시스템 구축에는 보통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센서 등의 기술이 통합적으로 이용된다.

복수의 기술로 주변 환경 정보를 보다 더 정확하게 습득하고 방향과 속도에 대한 자체적인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다. 이러한 일반적인 흐름과 달리 테슬라는 라이다 센서를 제외한 카메라와 레이더를 중심으로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힘써온 셈이다.

LiDAR를 이용하면 복잡한 도로의 상황을 상세하게 알 수 있다
라이다 센서로 파악한 도로 상황 이미지

더 나아가 테슬라는 기존에 사용하던 레이더 기술마저 없애고 카메라에 의존하는 ‘테슬라 비전’ 시스템을 선포했다. 다시 말해 자율주행 기능을 작동시키는 데에 8개의 외부 서라운드 카메라만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오직 카메라 비전 센서만을 사용하는 대신 정교한 AI 빅데이터 기술로 이를 뒷받침한다. 테슬라는 작년 5월 북미 판매용 모델3와 모델Y에서 우선적으로 해당 시스템을 선보였다. 연이어 올해 2월 모델S와 모델X까지 적용 범위를 넓혔다. 아울러 테슬라는 “이번 달부터 유럽 및 중동 시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모델3와 모델Y 차량에 더 이상 레이더를 장착하지 않는다”고 4월 초 발표했다. 카메라 기반 ‘테슬라 비전’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테슬라의 독특한 선택을 두고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특히 자율주행이 완전히 상용화되려면 안전이 가장 확실하게 보장돼야 한다는 점에서 카메라에만 의존하는 ‘테슬라 비전’의 방식에 걱정과 의문을 품는 시각도 등장했다. 일반적으로 카메라는 앞서 언급된 라이다 센서의 레이저 펄스보다 기상 환경 등에 더 취약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마저 엇갈린다. 폭스바겐 최고경영자 헤르베르트 디스는 지난 2월 레딧 커뮤니티에 달린 여러 질문에 직접 대답하는 세션에서 라이다 센서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공개했다. 디스는 라이다 센서가 "안전한 레벨3 자율주행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이며 “비싸지만 센서 중첩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하는 유일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일본 토요타는 자회사 우븐 플래닛을 통해 “라이다 대신 카메라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테슬라식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는 등 정반대의 행보를 선언했다.

서준하 에디터 jh.suh@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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