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서 안 팔린다던 경형 캐스퍼..현대차 RV 판매량 1위
비싸서 안 팔린다던 경형 캐스퍼..현대차 RV 판매량 1위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22.06.29 15:00
  • 조회수 309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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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경차 시장이 흥미진진하다. 대형화와 전동화 흐름에 따라 뒷 전으로 밀려 났던 경차 시장이 3년만에 다시 연 판매 10만대를 돌파할 기세다. 그동안 경차는 노후화한 라인업과 대형차 선호 기조에 따라 최근 몇 년간 판매량이 급격히 하락했다.

이런 분위기를 현대차 캐스퍼가 바꿨다. 국내 최초 경형 SUV룰 표방하고 출시된 캐스퍼는 경차 최초로 2천만원이 넘는 가격표를 붙이고 고급화된 편의안전장비를 듬뿍 담았다. 여기에 최신 트렌드인 차박까지 가능하게 실내 레이아웃을 구성했다. 소비자 초기 반응은 시큰둥했다. 비싼 가격에 차라리 준중형 세단 혹은 소형 SUV를 구매하겠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뚜껑을 열어 본 판매량은 이런 부정적인 의견을 완전히 지웠다. 월평균 3천~4천대가 팔린다.

현대차 캐스퍼 밴
현대차 캐스퍼 밴

지난달 현대차가 발표한 판매 자료에 따르면 5월 승용 RV 판매량 중 캐스퍼(4402대)가 1위를 차지했다. 국민 SUV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있는 싼타페(2477대)는 물론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인기로 긴 출고 대기 기간을 가진 투싼(3722대)과 팰리세이드(4110대)까지 가뿐히 뛰어넘었다. 결과적으로 캐스퍼는 지난달 국내 승용 모델 전체 6위에 이름을 올렸다. 경차 중 유일하게 톱 10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기간 경차 세그먼트에 속한 모닝(2258대), 레이(3788대), 스파크(1247대대)의 판매량을 크게 웃돈다. 

자난해 9월 출시된 캐스퍼는 출시 첫 달 208대를 시작으로 10월 2506대, 11월 3965대, 12월 4127대로 판매량이 꾸준히 성장했다. 올해 역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1만 8799대를 팔아 치웠다. 월평균 3911대의 기록이다. 그랜저, 아반떼, 팰리세이드에 이어 현대차 누적 판매량 4위다. 

캐스퍼 효과에 힘입어 올해 경차 시장은 활기가 돈다. 지난해 1~5월 경차 판매량 대비 같은 기간 50% 가까이 상승했다. 같은 기간 국내 자동차 판매가 5.9%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상승이 더 두드러진다. 

캐스퍼는 소외됐던 경차 시장에 기폭제가 됐다. 비싼 가격이 단점이라는 지적에도 소비자의 자동차 구매 트렌드의 변화가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적절한 크기의 모델을 비싼 풀옵션으로 구매하는 패턴이 자리 잡고 있다. 캐스퍼가 최근 트렌드를 제대로 읽었다. 경차임에도 차선 중앙 유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운전석 통풍시트 등 선호 사양을 모두 담았다. 귀여운 디자인은 여성 소비자들의 마음을 열기에 충분하다.

현대 캐스퍼 터보
현대 캐스퍼 터보

경차는 저렴한 유지비가 매력이다. 정부는 올해 들어 경차 혜택을 강화했다. 취득세 감면 한도를 기존 50만원에서 75만원으로 늘렸다. 기간 역시 2024년까지 늘렸다. 경차 시장에 힘을 불어 넣는 형국이다. 연료에 대한 개별소비세 환급 역시 2년 연장돼 2023년까지 받을 수 있다. 고유가 시대에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캐스퍼 인기에 힘입어 경차 시장이 10만대 벽을 넘을지 주목된다. 기아 모닝은 최근 상품성 개선을 거친 연식변경 모델을 선보이며 판매에 힘을 내고 있다. 차박 인기에다 1인승 밴 모델까지 추가해 판매량 역주행 중인 레이도 주목할 만하다. 문제는 스파크다. 단종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경차 4총사가 3년 만에 10만대 벽을 넘을 수 있을지 올해의 자동차 업계 관심 포인트다.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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