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실연비 22km/L넘네..유럽 휩쓴 르노 XM3 하이브리드
[시승기] 실연비 22km/L넘네..유럽 휩쓴 르노 XM3 하이브리드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22.11.11 09:00
  • 조회수 9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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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코리아자동차 XM3 E-TECH 하이브리드
르노코리아자동차 XM3 E-TECH 하이브리드

르노코리아자동차 XM3 E-TECH 하이브리드를 시승하면서 가장 궁금했던 것은 실 주행 연비가 20km/L 이상 나오는가 였다. 결과는 만족스럽다. 결코 살살 달리지 않았는데 약 100km를 주행한 결과 22.2km/L가 나왔다.  

연비뿐 아니라 상당 부분이 만족스럽다. 연료효율, 디자인, 승차감까지 어느 것 하나 나무랄 곳이 없다. 그저 그런 파워트레인을 추가한 모델 하나가 나왔다는 기존 생각은 시승을 마치고 180도 바뀌었다. 르노코리아자동차가 오랜만에 제대로 만든 신차를 내놓았다. 한마디로 매력적이다.

2020년 XM3가 등장할 때만 해도 승부수는 디자인이었다. 다른 브랜드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쿠페형 SUV로 인기를 끌었다. 하이브리드 버전은 여기서 약간의 디자인 변화를 시도했다. 수출형 모델인 아르카나 디자인을 따 온 것이다. 그릴의 형상을 바꾸고, 앞 뒤 범퍼에 디테일을 수정했다. 외장 색상에 따라 범퍼 하단 디퓨저의 색상이 바뀐다. 기존 모델에 비해 다소 공격적이다. 이런 특징은 후면에서 더 두드러진다.

하이브리드 모델임에도 반짝이는 크롬을 덧댄 페이크 머플러가 존재감을 과시한다. 신상 모델답게 신규 외장 색상도 더했다. 반짝이는 바다를 연상 시키는 웨이브 블루와 스포츠카 브랜드에서나 볼 법한 쨍한 일렉트릭 오렌지가 대표적이다.

실내 구성은 기존 XM3와 차이를 찾기 어렵다. 10.25인치 디지털 계기반과 9.3인치 세로형 인포테인먼트 모니터가 자리잡았다. 그리고 적재적소에 자리잡은 물리 버튼이 있다. 차이라면 전자식 기어노브다. 짜리몽땅한 기어노브는 그립감이 좋다. 다만, 전 모델에 적용되지는 않는다. 최상위 트림인 인스파이어 E-시프트 트림을 선택해야 전자식 기어 노브를 만날 수 있다.

최신차에서 기대할 수 있는 편의장비가 듬뿍 담겨 있다. 시각 만족도를 높이는 앰비언트 라이트는 은은하게 빛을 발산한다.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무선으로 지원하는 건 정말 좋은 옵션이다. 차안에 들어서면 곧바로 연결된다. 무선 충전 패드도 심겨 있다. 이 외에 1열 열선 및 통풍 시트, 열선 스티어링휠, 2열 열선, 전좌석 원터치 윈도우, 어라운드 뷰, 2열 송풍구 등이 달려있다. 내비게이션은 티맵을 기본 제공한다. 

전장 4570mm, 전폭 1830mm, 전고 1570mm, 휠베이스 2720mm의 크기로 2열 공간은 부족함이 없다. 쿠페형 디자인이라 179센티의 기자가 2열에 앉아 고개를 좌우로 움직이면 천장에 머리가 살짝 닿는다. 이 외에 무릎이나 머리 공간의 아쉬움은 없다.

트렁크는 기존 내연기관에 비해 소폭 줄었다. 기존 모델의 트렁크 용량은 513L, 하이브리드 버전은 487L다. 트렁크 하단에 자리잡은 배터리가 약간의 공간을 잡아 먹었다. 더불어 쿠페 스타일로 다듬어 짐을 위로 쌓아 올릴 수 없다는 단점도 있다. 이 점을 제외하면 일반적인 용도로는 부족함이 없다. 2열 시트 폴딩도 가능하다.

핵심은 파워트레인에 있다. XM3 E-TECH 하이브리드에는 직렬 4기통 1.6ㅣ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엔진 4단+전기모터 2단) 그리고 두 개의 전기모터가 조합된다. 얼핏 보면 토요타나 혼다 하이브리드 구성과 비슷해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주모터와 보조모터가 각각 구동과 발전기 역할을 하는 것은 같지만 차이는 6단 자동변속기다. 엔진과 전기모터 사이를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결과적으로 전기모터의 작동 빈도를 높여 하이브리드의 핵심인 높은 효율을 완성했다.

복잡한 기술적 설명보다 와 닿는 것은 실주행 연료 효율이다. 르노코리아자동차가 밝힌 XM3 E-TECH 하이브리드의 정부 공인 복합연비는 17.4km/L(17인치)다. 시승차에는 18인치 휠이 장착돼 공인 복합 연비가 17.0km/L다. 대략 100km를 주행하고 난 XM3 E-TECH 하이브리드의 연료 효율은 22.2km/L가 나왔다. 연료 효율에 괘념치 않는 주행을 했고, 쌀쌀한 날씨를 감안하면 한여름 연료 효율은 리터당 25km에 가까울 것으로 기대된다.

실주행에서의 높은 연료 효율을 완성하는 다양한 기술이 있는데, 먼저, EV모드다. 르노코리아자동차의 설명에 따르면 50km/h 이하의 속도에서는 75%를 전기모터로만 달릴 수 있다고 한다.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실제로도 전기모터 개입 빈도가 높다.

독특한 구성의 변속기에는 도그 클러치 기술이 들어있다. F1 경주차에서 가져온 것인데 빠른 변속과 높은 직결감이 특징이다. 도그 클러치의 단점인 변속 충격을 상쇄하기 위해 보조모터가 힘을 낸다. 엔진이 개입하는 시점에 보조모터가 작동한다. 구동축과 엔진 간의 회전 수차를 맞춰 매끈한 변속이 가능하다.

4단 변속기를 사용하는 만큼 각 단의 간격이 굉장히 넓다. 120km/h 이하에서는 3단까지만 사용한다. 시속 120km를 넘기는 순간 4단이 맞물린다. 급작스레 가속이 늘어진다. 도그 클러치의 빠른 변속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 있다. 승차감을 헤치지 않기 위한 세팅이었는지 각 단을 넘어갈 때마다 ‘우웅’하며 변속이 일어난다.

구동을 담당하는 주모터 최고출력은 49마력, 최대토크는 20.9kg.m다. 강력한 출력과는 거리가 있다. 단점을 상쇄하기 위해 전기모터에 2단 변속기를 맞물렸다. 1단 기어는 0~75km/h까지, 2단 기어는 76~160km/h의 영역을 담당한다.

XM3 E-TECH 하이브리드의 시스템 합산 총출력은 144마력이다. 강력한 성능과는 거리가 있지만 실사용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120km/h 미만까지는 전기모터와 엔진의 궁합이 좋다. 답답함을 느낄 겨를이 없다. 대신 초고속 영역이나 고속에서의 재가속 시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아무래도 엔진과 전기모터의 출력이 약한 탓이다.

D에 체결된 기어노브를 아래로 한 번 더 당기면 B모드를 활성화할 수 있다. 원페달 드라이빙 모드다. 가속 페달을 밟았다가 떼는 순간 강력한 회생제동이 발휘된다. 10km/h 전후까지 브레이크 페달 조작없이 감속이 가능하다. 원페달 드라이빙을 사용하면 회생제동이 급작스럽게 개입하는 특정 브랜드의 모델과는 달리 유연하게 작동한다. 브레이크 페달을 조심스레 밟는 느낌에 가깝다. 아쉬운 점은 회생제동의 양을 별도로 설정할 수 없다는 점인다. 추후 도입이 기대된다.

또 한가지,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 완전 정지를 할 때다. 일정 영역에서 감속기를 사용해 제동을 하다가 물리 브레이크가 개입하는 순간 이질감이 느껴진다. 수동 운전에 익숙치 않은 초보 운전자가 엔진 브레이크를 거는 듯한 불쾌함과 비슷하다. 감속기와 브레이크 간의 조율이 필요해 보인다.

이런 사소한 단점을 제외하면 완성도는 굉장히 높다. 실주행에서 빼어난 연료 효율이 마음을 사르륵 녹인다. 여기에 정숙성과 승차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기본 방음 성능을 높이기 위해 차량 하부를 틀어막았다. 아울러 차음 유리를 사용해 실내 유입 소리를 잡았다. 1열은 물론 2열에서도 정숙함을 느낄 수 있다. 승차감 역시 발군이다. 토션빔을 그대로 사용했지만 실주행에서는 단점보다 장점이 더 부각된다. 안락하면서 부드러운 주행 질감 덕에 매끈한 조향감을 자랑한다.

운전자 주행보조 장비도 제대로 담았다. 앞 차와 간격을 조절하며 달리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중앙 유지 장치가 대표적이다. 차선 중앙 유지를 사용하려면 꼭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활성화해야만 한다.

XM3 E-TECH 하이브리드는 르노코리아자동차가 국내 처음 선보이는 하이브리드 모델임에도 상당히 높은 완숙도를 자랑한다. 이미 2년 동안 유럽 수출에서 성능과 품질을 인정받았다. 생산 숙련도와 품질도 최고 정점이다. 여기에 실주행에서 높은 연료효율과 안정적인 승차감 그리고 정숙성까지 갖췄다. 한동안 침체기를 겪은 르노코리아에게 XM3 E-TECH 하이브리드는 단비 같은 존재다.

한 줄 평

장점 : 높은 완성도를 보인 하이브리드..실연비 20km/L 이상 가능

단점 : 경쟁 모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갈 한 방의 부재

르노코리아자동차 XM3 E-TECH 하이브리드

엔진

l4 1.6L 가솔린

전기모터

영구 자석식

변속기

6단 자동(엔진 4단+전기모터 2단)

전장

4570mm

전폭

1820mm

전고

1570mm

축거

2720mm

시스템합산출력

144마력

엔진 최대토크

13.9kg.m

복합연비

17.0km.L

시승차 가격

3612만원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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