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간 최애 자동차..마쓰다 ‘캐롤 360’ 올드카 눈길
33년간 최애 자동차..마쓰다 ‘캐롤 360’ 올드카 눈길
  • 조희정
  • 승인 2023.01.03 09:00
  • 조회수 3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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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에서도 신차 외에도 출시된지 30년이 넘은 올드 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차로 기록된 ‘시발(始發)’이 출시된 것은 1955년이다. 6∙25전쟁 이후 미군들이 버리고 간 잔해를 모아 만든 차로 최무성, 최혜성, 최순성 3형제가 미군으로부터 불하 받은 지프의 엔진과 미션, 그리고 차축을 활용하여 제작했다. 국내 첫 자동차가 나온 이래 벌써 약 70년의 시간이 흘렀다.

1955년 우리나라 첫 자동차 ‘시발(始發)’

독일, 프랑스, 미국 등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자동차 역사가 그리 길다고는 할 수 없겠으나 전쟁을 겪은 국내 사정만 놓고 본다면 짧다고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최근 국내에 올드 카 애호가들이 점점 늘고 있는 것도 그만큼 우리나라 자동차 역사가 길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웃나라 일본은 1904년 증기식 자동차, 1907년에는 가솔린차를 출시해 자동차 역사가 100년을 훌쩍 넘긴다. 올드 카를 애호하는 인구도 우리보다 많고 시장도 크다. 특히 경차를 많이 타는 일본에서는 경차 올드 카 애호가도 많아 눈길을 끈다.

일본에는 배기량 360cc 경차만 모이는 올드 카 동호회가 유명하다. 지난달에 개최된 2022년 미팅에서 노란색의 1964년식 마쓰다의 캐롤 360을 가지고 참가한 사람이 있어 이목을 집중시켰다.

우선 마쓰다 캐롤 360이 어떤 차인지 알아봤다.  

 

■ 4륜 자동차 기업으로 우뚝 서게 해준 마쓰다 ‘캐롤’

제2차 세계대전 전부터 3륜차 메이커로서 널리 알려진 마쓰다가 자사 최초의 4륜 자동차를 내놓은 것은 1960년이다. 이때 출시한 경차가 ‘R360 쿠페’다. 마쓰다 삼륜차는 국내 제휴선인 기아자동차를 통해 1960년대 국내에 선보였다. 당시 좁은 골목길을 누비는 연탄 배달차로 유명했다. 

마쓰다 R360 쿠페(1960년 1월 ~ 1966년 1월)
마쓰다 R360 쿠페(1960년 1월 ~ 1966년 1월)

공냉 2기통 엔진의 R360 쿠페로 경차 생산에 나선 마쓰다는 이후 승용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썼다. 후속으로 1962년에 출시한 것이 '캐롤 360'이다. 리어 엔드에 알루미늄 재질의 수냉 4기통 엔진을 탑재했다. R360 쿠페가 2인승이었던 반면 동력 성능을 향상시키고 절벽처럼 자른 클리프 컷 디자인을 한 캐롤 360은 4인승이었다.

캐롤 360 4인승
캐롤 360(4인승)

 

주행이 매끄러운데다 실내도 비교적 넓어 편리했다. 여기에 디자인이 좋아 판매 호조로 이어진 캐롤 360은 마쓰다가 4륜차 기업으로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 도와준 일등공신이다.

당시 일본 경차 시장에서는 스바루 360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었다. 스바루 360은 1958년에 발매된 차로 일본 경차 시장이 생겨나는 데일등공신 모델이기도 하다.마쓰다 캐롤 360이 등장하면서 스바루 360의 호적수가 되어버렸다. 충실한 장비를 뽐내던 캐롤 360의 공세에 스바루 360은 디럭스 그레이드를 새로 만들어 대항했을 정도로 이 사건은 일본 자동차 업계에 유명한 에피소드로 남아 있다.

스바루 360
스바루 360

이후에도 경쟁은 이어져 캐롤 360은 1963년 마이너 체인지를 통해 경차 최초인 4도어 사양을 추가로 선보이면서 편리성을 높였다. 그 결과 잠깐 동안 일본 경차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도 했다. 1970년까지 생산된 캐롤 360의 후계 모델로 등장한 것이 '샨테'다. 마쓰다는 기존 구동방식인 RR이 아닌 FR을 채택하면서 경차 시장에 복귀했다.

마쓰다 샨테

■ 경차 애호가, 귀여우면서도 주행 신나는 ‘레몬카’로 애용

일본에는 360cc 자동차만이 모이는 ‘후지산록(FUJI36) 미팅’ 이벤트가 유명하다. 지난달 개최된 2022년 미팅에서 노란색 1964년식 캐롤 360을 가지고 참가한 사람은 54세의 후미 씨다. 그는 "마쓰다가 만든 경차의 우수성에 반했다"며 "1989년부터 애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캐롤 360의 그레이드는 스탠더드 트림이다.

후미 씨는 주행 뿐만 아니라 차에 여러 가지 장식을 하는 것도 즐긴다. 레몬카의 디테일한 부분을 살펴보면 폭스바겐의 클래식 비틀 용 루프캐리어를 달고 여기에 덧붙인 라디에이터 조명등도 눈에 띈다. 펜더 미러와 일체화된 방향지시등과 테일램프는 더욱 눈길을 끈다.

 

테일램프는 안쪽 절반은 브레이크 램프다. 밤이나 어두운 곳 등에서 점등하는 테일 램프를 겸하고 있다. 바깥쪽의 절반은 방향지시등이다. .

"보디 컬러가 노란색이라서 레몬카라고 부릅니다. 디자인이 귀엽다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캐롤 360 정비는 단골 정비소에서 정기적으로 점검을 받아 고속도로도 편하게 달리고 있습니다. 관리도 편합니다. 운전하면 기분이 좋아지는 1967년식 혼다 S800 쿠페도 소유하고 있지만, 캐롤 360 쪽이 모든 면에서 컨트롤하기가 쉽습니다.”라고 애차(愛車) 캐롤 360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1980년대 말 대우차에서 출시한 티코 이후 우리나라에도 아토스, 모닝, 스파크, 레이, 캐스퍼와 같은 경차가 계속 나오고 있다. 90년대 말 등장한 대우자동차 마티즈 디아트는 레트로한 모델에 판매된 수가 적어 지금은 가격과 상관없이 흔히 말하는 '초레어템'으로 불리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보면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올드 카에 대한 관심이 지금보다 많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지리산 쯤에서 후지산록 미팅에서 만난 레몬카 같은 자신만의 취향을 살려 개조한 올드 카를 보게 될 날이 멀지 않았다.

 

조희정 에디터 hj.cho@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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