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전기차 ‘치킨 게임’ 시작..테슬라 압도적 1위 무기는
[분석] 전기차 ‘치킨 게임’ 시작..테슬라 압도적 1위 무기는
  • 김태원
  • 승인 2023.02.12 14:30
  • 조회수 2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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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가격 인하 경쟁이 본격 시작되면서 전기차 시장에 비교적 늦게 진입한 신생업체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20일 로이터 통신은 올해 전기차 시장에 대해서 미국 유명 드라마 제목인 ‘왕좌의 게임’ 표현을 사용하며, 전기차 가격 전쟁에서 신생기업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기차 가격 전쟁이 시작된 건 지난달 테슬라가 차량 가격을 대폭 인하하면서다. 특히 인기 차종인 모델 Y는 20%라는 놀라운 인하폭을 보여놀라게했다. 이에 따라 포드도 머스탱 마하-E의 가격을 낮추는 맞대응을 하면서 판매 경쟁을 불을 지폈다. 다른 제조사도 전기차 가격 인하 고민을 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테슬라 로고 사진 
테슬라 로고 사진

일반적으로 신차 가격을 급격하게 할인하면 영업이익이 줄어들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슬라가 20% 할인 카드를 꺼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경쟁업체 대비 뛰어난 영업이익률에 있다.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은 공시 자료를 토대로 지난해 주요 자동차 업체의 영업이익률은 분석했다. 테슬라 16.81%, 토요타 7.11%, GM 6.58%, 현대차 5.92%, 포드 4.85%, 비야디 3.25% 등이다.

 

후발 전기차 업체인 루시드 영업이익률은 -618.25%, 리비안 -714.01%이다. 이러한 수치들을 볼 때 16%가 넘는 테슬라의 영업이익률은 가히 압도적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이다.

 

테슬라의 경우 판매가를 낮춰 영업이익이 줄어들더라도 높은 영업이익률을 바탕으로 이를 견뎌낼 수 있다. 문제는 다른 제조사들의 재무 상황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로이터 통신이 언급한 것처럼 적자에 허덕이는 신생기업은 차량 판매가를 낮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리비안 R1T
리비안 R1T

로이터 통신은 "리비안과 루시드는 아직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며 "지난 분기 리비안의 매출원가는 매출의 약 2.7배였고 루시드 매출원가는 약 2.5배였다"고 전했다. 또다른 전기차 스타트업인 ‘패러데이 퓨처’와 ‘어라이벌’에 대해서는 "2023년까지 운영을 지속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테슬라도 처음부터 이렇게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내세울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초창기 시절 일부 마니아층을 위한 로드스터를 제작했고 플래그십 세단 모델S, 대형 SUV인 모델X를 판매하였다. 이들 모두 6만달러가 넘는 비교적 높은 가격에 판매해 겨우 영업이익을 남길 수 있었다.

 

테슬라는 로드스터를 내놓은지 9년이 지난 뒤에야 보급형 전기차인 모델3를 출시할 수 있었다. 고가 차량을 먼저 판매해 자금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보급형 차량을 내놓아 시장을 선점한 것이다.

 

루시드 에어 드림 에디션
루시드 에어 드림 에디션

테슬라 전 부사장이었던 버나드 체가 설립한 루시드 역시 과거 테슬라와 비슷한 전략을 취했다. 고가의 대형 세단인 ‘루시드 에어’와 대형 SUV인 ‘루시드 그래비티’를 먼저 선보였다. 하지만 테슬라가 계속 공격적인 가격 인하 정책을 고수한다면 루시드 상황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일각에선 지금 전기차 시장을 어느 한 쪽이 이길 때까지 피해를 무릅쓰며 경쟁하는 ‘치킨 게임’에 비유하기도 한다. 차량 전동화가 급격히 이뤄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막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려는 선두권 제조사의 움직임 이면에는 손해에 대한 고민도 분명 있을 것이다.

 

김태원 에디터 tw.ki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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