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의 크로스오버 SUV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2천만원대 초중반 가성비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052만원부터 시작하는 공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시장에 큰 파장을 몰고 왔다. 일주일만에 1만건 계약을 돌파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 엔트리 트림은 현대차에서 가장 저렴한 경차 캐스퍼 풀옵션 가격(2,100만원)과 엇비슷하다. 아울러 준중형 세단 시장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아반떼와도 가격대가 겹친다. 이런 점에서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저렴한 가격은 소비자들의 부담을 줄여준다. 아울러 어떤 차를 살까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
통상 동급 모델 대비 수백만 원가량 싼 모델은 "이래서 이렇게 가격이 싸지"라는 부정적 평가가 따라 붙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과거 아반떼보다 싼 수입차로 마케팅했던 폭스바겐 제타가 대표적이다. 원가절감과 떨어지는 상품성으로 뭇매를 맞은 바 있다. 그러나 한국GM이 작심하고 내놓은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이런 선입견을 깨뜨리기에 충분한 것 같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동급 경쟁 모델인 현대 코나, 기아 셀토스와 비교해 약 200만원 정도 더 저렴하다. 여기에 다양한 편의사양까지 탑재해 최강의 경쟁력을 확보했다.
기본 가격 자체는 경쟁 모델과 엇비슷하게 시작하지만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가장 하위 모델에서도 LED 헤드램프와 테일램프가 기본 사양이다. 아울러 전장이 무려 200mm 가량 길다. 더 큰 덩치와 더 넓은 실내공간을 확보해 사실상 윗급 차로 인식될 가능성도 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LS트림 기준 2,052만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서 시작한다. 직물시트와 17인치 스틸휠이 기본이고 후방 주차센서가 빠져 있다. 다만 후방 카메라가 기본으로 적용돼 큰 불편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옵션을 전 트림에서 선택이 가능하다. 옵션 가격도 30만원이라는 획기적으로 책정했다. 차로 중앙유지 보조가 빠져있는 게 아쉬울 뿐이다. LT트림을 선택하면 17인치 알로이휠과 스마트키, 후방 주차센서 등 고객 선호사양이 포함된다. 사실상 실질적인 구매는 대부분 2,366만원 부터 시작하는 LT 이상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LS, LT에서는 색상이 무채색만 선택이 가능하다. 다양한 색상을 선택하려면 상위 트림을 선택해야만 한다.
현대 캐스퍼는 국내 시장에 판매중인 신차 가운데 가장 저렴하다. 1,375만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시작하지만 최신 안전사양과 주행보조 기능이 기본이다. 거기에 가장 하위 트림을 구입해도 후방주차센서는 기본이다. 다만 리어 와이퍼가 옵션이라는 점은 다소 당황스럽다.
이런 점을 의식해 현대차는 고객 선호사양을 기본화한 '캐스퍼 디에센셜'을 출시했다. 가격은 1,690만원으로 준중형 세단인 아반떼의 가장 하위 트림과 가격이 비슷하다. 캐스퍼는 경차라 취등록세가 면제되고 통행료와 세금 혜택을 본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사업자 명의로 출고 시 부가세 환급과 운영 비용을 비용처리할 수 있는 점에서 분명한 혜택이 있다.
아반떼는 스마트 1,960만원, 모던 2,256만원, 인스퍼레이션 2,671만원이다. 여기에 부가 옵션을 추가하면 최대 2,900만원을 상회한다.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LS 2,052만원 LT 2,366만원, ACTIV 2,681만원 RS 2,739만원(개소세 인하 반영분)으로 거의 모든 트림에서 가격대가 겹친다.
가격적으로 보나 크기로서 보나 소비자가 캐스퍼와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고민하기 보다는 아반떼를 고려하던 고객이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선택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시작 가격으로 비교하기보다 실제 많이 구매하는 중상위 트림을 고려하면 캐스퍼보다는 아반떼가 경쟁자인 셈이다.
소형 SUV는 최근 시장에서 세단을 압도하는 확실한 인기 차종으로 부상했지만 중형 세단에 버금가는 높은 가격이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요소였다. 그런 점에서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동급 가장 큰 덩치에 세련된 외관, 뛰어난 상품성, 저렴한 가격으로 아반떼를 위협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김태현 에디터 th.kim@carguy.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