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km시승기] 푸조 3008 GT..1.2 터보 단 유럽 감성의 젊은 SUV
[500km시승기] 푸조 3008 GT..1.2 터보 단 유럽 감성의 젊은 SUV
  • 김태현
  • 승인 2023.07.11 08:30
  • 조회수 299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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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년 전 푸조 3008 디젤을 경험해 보고 완전히 반해버렸던 기억이 있다. 처음엔 난해하다고 느껴졌던 작은 핸들과 높은 위치의 계기판이 적용된 i-콕핏은 가히 신세계였다. 시야도 좋을뿐더러 운전이 상당히 편했다.

 

거기에 독특하지만 예쁜 인테리어와 차별화한 익스테리어 디자인은 확실히 다른 세계의 차를 탄다는 감각이었다. 푸조와 인연은 올해 초에도 이어졌다. 지인들과 남해 여행을 하면서 푸조 508과 함께했다. 1.5L 디젤 엔진의 놀라운 효율성에 놀랐다.

 

한번 주유로 1100km를 주행했다. 시원시원하게 달리면서 성인 4명에 짐도 가득 채웠지만 말이다. 후륜 토션빔 서스펜션이지만 승차감은 부드러웠고 중형 세단이지만 날카로운 주행감각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푸조는 국내에서 이미지 변신을 꾀한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효율성을 내세운 디젤 위주였다면 이제는 전동화와 가솔린 엔진으로 전환하고 있다. 아울러 대중차 브랜드에서 니어 프리미엄으로 확장을 준비 중이다. 2026년 미국 시장에 재진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이번에 만난 푸조 3008은 페이스리프트와 동시에 추가된 1.2L 가솔린 모델이다. 한동안 푸조는 디젤을 주력으로 판매했지만 2016년 디젤 게이트 이후 강화되는 배기가스 기준과 디젤 선호도가 줄면서 터보 가솔린 모델을 적극 도입했다.


3기통 가솔린 터보인 1.2L 퓨어 테크 엔진은 최고 출력 130마력으로 푸조 전환점의 주축이다. 아이신 8단 자동변속기를 매칭했다.

크기는 전장 4455mm, 전폭 1840mm, 전고 1630mm, 휠베이스 2675mm로 준중형 SUV 급이다. 국산차와 비교한다면 셀토스보다 반뼘씩 크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커 보이지 않는다. 강인한 송곳니를 형상화한 DRL이 수직 형태로 범퍼 하단까지 이어지면서 안쪽으로 모여 전폭이 좁아 보이는 시각적 효과를 준다. 범퍼와 그릴의 경계면이 명확하지 않아 생긴 일이다.


측면 디자인은 굵직한 캐릭터 라인과 뒤쪽으로 한번 꺾여 올라가는 DLO 라인이 옹골찬 인상이다. 루프와 도어 하단의 반사광 크롬 가니시가 두껍게 적용돼 독특하다.



클리어 타입의 테일램프는 디테일이 우수하다. 미등이 들어오지 않으면 회색빛으로 보이는 테일램프는 독특한 인상이다. 램프 사이에 블랙 하이그로시 트림이 뒷유리와 테일램프 전반이 하나로 보이는듯한 효과를 준다.

범퍼 하단의 두터운 크롬 장식이 엉덩이를 치켜올린 듯한 인상이다. 듀얼 머플러를 닮은 범퍼 가니시 양쪽 위로 후방 안개 등이 위치하고 있다.

먼저 실내에 들어서면 i-콕핏 특유의 구성이 새롭다. 직물과 가죽이 적절하게 혼용된 실내는 전형적인 고급스러움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독특한 푸조만의 고급스러움을 강조한다. 시트 또한 가죽이 혼용된 직물 소재지만 매쉬에 가까운 촉감이라 여름철에도 그다지 덥지 않았다.

 

엠보싱이 들어간 우레탄 소재의 대시보드에는 코퍼 컬러의 스티치가 적용됐다. 촉감 또한 부드럽다. 반광 크롬 메탈 가니쉬가 무게감을 덜어주고 스웨이드 소재가 적용돼 고급감을 더한다.

도어에 적용된 스웨이드 가니시에 깔리는 앰비언트 라이트는 독특한 분위기를 낸다. 디자인적 만족도가 높지만 컬러를 변경할 수 없는 점은 아쉬웠다.

비교적 저렴한 SUV지만 시트만큼은 최상급이다. 소재 특성상 통풍은 불가능 하지만 메모리 기능에 마사지까지 지원한다. 다양한 모드로 장거리 운전에 대한 부담을 줄여준다.

2열 공간은 타이트하다. 182cm인 기자가 운전석을 바짝 당겨 앉아도 뒷자리에는 주먹 반개 정도의 여유 공간이 나온다. 파노라마 선루프 탓에 낮아진 루프 공간에 머리가 살짝 스친다. 성인이 2열에 타고 장거리를 가기에는 넉넉하지 않다.

2열에도 에어벤트와 12V 아웃렛, USB 포트 등 구색은 갖췄다. 열선시트는 지원하지 않는다.

트렁크는 수동으로 열리며 무게감이 있는 편이다. 590L의 트렁크 공간은 직사각형 형태로 화물을 싣기 편하다. 2단으로 높이가 조절되는 플로어 패널과 2열을 접을 수 있는 레버가 있다. SUV 임에도 스키스루가 적용된다. 가히 알프스의 나라 다운 기능이다.

8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와 12.3인치 헤드업 계기판은 화려한 애니메이션을 선보인다. 문제는 OS가 불안하고 터치 반응 속도가 그다지 빠르지 않다. 이전 508에서 느꼈던 프랑스 차 특유의 약한 전장 시스템을 다시금 본 것 같다.

전자식 기어노브는 잡는 느낌도 좋고 크기도 적절하다. 전자식 주차브레이크가 적용되었지만 별도로 오토홀드가 지원되지 않는다. 주행보조 장치 사용 시에만 오토홀드 기능이 작동돼 당황하기도 했다.

시동을 걸면 3기통 특유의 진동이 들어온다. RPM이 안정되면 조용한 편이지만 1단과 2단이 사용되는 저속 구간에서는 페달과 차체에 꽤 진동이 전해진다.

 

표준, 에코 모드에서는 극도로 반응성이 제한되어 가속이 더디다. 디젤 모델에서도 제원상 토크 대비 아쉬운 가속감이 발목을 잡았는데 가솔린 모델도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철저한 연비 위주의 셋팅이다.



시내 도로에서 흐름에 맞춰 주행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고속도로에서 진출입 하면서 가속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다소 부족한 모습이었다.

프랑스 차의 진가는 직선보다는 코너링 성능에서 나온다. 한계 그립이 낮은 올웨더 타이어를 신었지만 그립 포텐셜 자체가 높다. 가볍게 앞머리를 집어 넣으면 뒤도 빠르게 따라온다. 직결감이 좋은 작은 스티어링휠은 굽잇길을 달릴 때 즐거운 운전 감각을 보탠다.

100km/h로 항속할때 2천rpm 이하의 회전수를 보이지만 효율성은 평범하다. 공인연비 또한 12.2km/L 수준이다. 항속을 이어가자 15~18km/L가 나왔다. 시내 주행을 반복했더니 9~10km/L 수준이다. 덩치에 비해 작은 저배기량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다운 연비를 보여준다.

제한 속도 인식 및 권장 속도 표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 등 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ADAS)과 최신 어드밴스드 비상 제동 시스템(AEBS) 등 주행보조 장치도 모두 적용됐다.



3008 1.2 퓨어 테크는 입문용 수입차로 최적이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시승차와 동일한 사양에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내걸어 무려 900만 원 이상을 할인을 하고 있다. 국산 동급 모델 대비 조금 비싼 가격에 제대로 된 수입차를 살 수 있다는 점에서 확실한 메리트가 있다.

 

후륜 토션빔 서스펜션이지만 그런 단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다. 탄탄한 승차감은 한 급 위의 차를 타는 듯한 느낌이다. 작은 차체지만 묵직한 주행감각은 만족도가 높다.

 

예쁜 내 외관의 디자인에 합리적인 가격, 옵션도 있을 건 다 있는 수입차를 저렴하게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푸조 3008은 최종 후보자로 고려할만하다.

 

한 줄 평

 

장점 : 예쁜 내외관 디자인과 푸조 특유의 쫀득한 핸들링과 승차감

 

단점 : 더딘 가속력에 푸조 답지 않은 연비..디젤 아닌 가솔린의 한계

 

김태현 에디터 th.kim@carguy.kr

 

푸조 3008 SUV GT 1.2 퓨어테크

 

엔진

1.2L 3기통 가솔린

변속기

8단 자동

구동방식

전륜구동

전장

4,455mm

전폭

1,840mm

전고

1,630mm

축거

2,675mm

공차중량

1,510kg

최대출력

130마력

최대토크

23.5kg.m

복합연비

12.2km/L

시승차 가격

4850만원(공식 프로모션 22년식 기준 393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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