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테슬라 모델Y RWD, 겨울에도 300km 주행 넉넉해
[시승기] 테슬라 모델Y RWD, 겨울에도 300km 주행 넉넉해
  • 김태현
  • 승인 2023.12.16 08:30
  • 조회수 2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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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게 비지떡’, ‘싸고 좋은 물건은 없다’ 라는 말이 있다. 무작정 싼 가격만 쫒으면 손해를 본다는 의미로 옛날부터 이어져온 말이다.

 

어느 순간 ‘가성비’라는 단어가 등장하면서 저렴한 가격에 준수한 성능을 내는 물건들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테슬라 모델Y RWD가 딱 가성비라는 단어에 잘 부합하는 전기차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단일 모델 전기차로 꼽히는 이유가 합당하다. 성능과 상품성에 대한 검증은 이미 마쳤다고 볼수 있다.

 

보조금 없이 5699만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한국시장에 일대 파란을 일으켰던 모델Y RWD는 지난 9월 본격적인 인도를 시작했다. 11월까지 무려 1만562대를 팔아치워 하반기 국내 전기차 판매 1위에 올랐다. 

 

9월에는 무려 4206대를 판매해 전월대비 832% 폭등한 판매량을 기록해 수입차 판매량 1위를 달성했다. 모델Y는 지금까지의 자동차 브랜드가 가지치기 모델을 만들어왔던 방식을 완전히 파괴했다.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하더라도 헤드램프, 그릴 등의 외장 부품의 분위기를 다르게 해 그 차종에 맞는 디자인을 적용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테슬라는 자사 세단 모델3의 부품 상당수의 디자인을 유지하고 위 아래로 늘려놓은 듯한 형태를 취했다.

 

자동차에서 단일 부품으로 엔진 다음으로 가장 비싸다는 시트 또한 모델3와 동일하게 사용하기 위해 차체 바닥 일부를 높혀 SUV 시트포지션으로 완성했다.

 

이러한 모델간의 부품을 통일시키는 것은 차종마다의 개성을 바라는 소비자에겐 아쉬운 일이겠지만 제조사 입장에서는 신생브 랜드로써 다양한 부품을 신규로 개발하는 비용을 절감하고 추후 애프터 서비스에서도 비용을 최적화 할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결과적으로 풍선에 바람을 넣은듯한 어정쩡한 프로포션이 어색하게도 느껴지지만 제조사 입장에서는 적은 비용으로 가지치기 모델을 개발할 수 있고 동시에 패밀리룩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이런 점에서 테슬라는 비용 절감과 소비자 만족의 균형을 잘 잡는 회사로 볼 수 있다.

 

시승차는 옵션사항으로 20인치 터빈 휠이 적용되어 전비와 승차감에서 다소 불리하겠지만 높아진 덩치에 잘 어울린다. 검정색 플라스틱 커버가 적용되었지만 결코 저렴해 보인다던지 빈약해 보이지 않는다.

 

RWD 모델이 가장 화제가 되었던 것은 달라진 승차감이다. 기존 모델Y가 큰 비판을 받았던 지나치게 딱딱한 승차감이 이제서야 상당히 부드럽게 개선됐다. 여전히 동급 경쟁차에 비해서는 단단한 편이다.

 

시승동안 가장 아쉬웠던 점은 다소 보수적으로 변한 오토파일럿이다. 시승차는 FSD(Full Self Driving)옵션이 포함 되어 있지만 과거 네비게이션만 설정하면 차선변경까지 스스로 수행하던 모습과 달리 이제는 운전자가 방향지시등을 조작해야만 차선변경을 수행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차선중앙을 유지하는 기능과 어느정도 코너가 깊은 구간을 지나더라도 안정적으로 통과하는 모습은 타사의 주행보조장치 대비 압도적인 위위를 보여준다.

 

촘촘한 스티어링 휠 기어비는 유격이 없고 날카로운 핸들링 감각을 제공한다. 일상적인 영역에서 전기차만의 순간 가속력과 더불어 즐거운 운전감각을 제공한다.

모터 최고출력은 220kw로 단순 환산치로는 295마력을 낸다. 하나의 모터가 뒷바퀴 차축에 물리는 싱글모터 형태다.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6.9초만에 도달한다. 테슬라의 전매 특허인 폭발적인 순간 가속력은 다른 모델에 비해 부족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는 리튬이온 대비 충방전이 느린 LFP 배터리의 특성상 출력의 세팅을 리니어하게 설정해서다. 체감 가속력이 수치 대비 낮은편이다.

 

300마력에 육박하는 고출력 모터가 후륜 차축에 장착돼 "주행할 때 불안감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기우였다. 올 여름 시승했던 모델X 플래드 또한 제동력이 아쉬웠을지언정 불안정한 트랙션으로 가속페달에 발을 얹기 무서웠던 상황은 없었다.

 

그만큼 테슬라의 트랙션 컨트롤의 완성도는 수준급이다. 물론 후륜구동이기에 겨울철 눈이 오는 상황을 위해서 윈터타이어의 구비는 필수적이다.

모델Y RWD는 리튬인산철 56.88kwh급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시 350Km의 주행거리를 인증받았다. 기존 스탠다드 모델에 비해 10km 길어졌다. 리튬이온에 비해 에너지밀도가 낮고 충방전이 느리다는 단점이 있지만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LFP 배터리와 중국 생산이라는 리스크를 안고도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모델Y를 겨울철에 다시 시승해봤다. 이상기후(?)로 시승을 진행하는 동안 10도 정도의 비교적 따뜻한 외기온에 당황했지만 해가 지고 나서 떨어진 기온으로 기온에 따른 배터리 성능저하를 테스트하기엔 충분했다.

 

주행거리 테스트

시승차는 100% 충전된 상태로 주행가능거리는 361Km를 가리키고 있었다. 외기온은 10도에 살짝 못미치는 수준이였다. 여름철에 시승했을때 보다 20~30km 정도 낮아진 수치지만 LFP 배터리를 감안하면 감소폭이 적은편이다.

 

공인 주행거리 350km의 전기차로 장거리를 항속주행만 하는것은 무의미하다 판단했다. 저렴한 전기차는 도심에서의 일상주행이 잦고 충전 환경이 잘 구축된 오너가 구입하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울과 수도권을 오가는 일상 주행 영역에서의 전비와 주행거리를 테스트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먼저 서울에서의 일정을 모델Y와 함께 했다. 강남을 출발해 성수, 이촌을 오가며 약 30km가량을 주행했지만 감소폭은 표기된 주행거리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일정을 마치고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방향으로 향했다.

서울을 빠져나가기까지 정체구간에서는 전기차의 장점인 회생제동을 통한 효율 상승으로 감소폭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후 정체구간을 지나 100km/h에 크루즈컨트롤을 설정하고 오토파일럿에 주행을 맡겼다.

 

총 80여Km를 주행하고 남은 주행거리는 267km로 주행가능거리의 20km 정도가 예상치보다 더 소진됐다. 고속 항속주행에 불리한 전기차의 특성이 그대로 드러났다.

기온이 떨어진 밤에 다시 본격적인 시승에 나섰다. 약 영상 2~4도로 영하권의 날씨는 아니였지만 충분히 배터리의 성능이 저하될 기온이였다.

 

국도와 정체구간을 포함해 일상구간 약 100km정도를 추가로 주행했다. 잔여 주행가능거리는 125km였다. 충전직후 예상치 대비 40Km가 감소한 수치로 날씨가 추워지자 약 10% 정도의 감소폭이 발생했다.

다음날 아침 영상 7도 가량의 기온에서 용인에서 서울까지 추가로 달려 총 253km를 주행했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다보니 감소폭이 현저히 줄어들었지만 전날의 감소폭을 상쇄할 정도는 아니였다. 잔여 주행거리는 71km로 전날과 동일하게 전체 주행가능 거리에서 10% 감소한 수치를 보였다.

 

전체적으로 10도 이하의 기온에서 10% 수준의 감소폭을 보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20인치 휠과 운전 습관에 따라 상이할수 있기에 어디까지나 참고사항 임을 감안해주시길 바란다. LFP 배터리라고 해서 큰폭의 감소폭을 보이지는 않았다. 전반적으로 리튬이온 배터리와 큰 성능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모델Y는 보조금을 포함하면 수도권에서 4천만원 후반대에 구매가 가능해 수많은 예비 전기차 오너들이 테슬라로 대량 유입되는 결과를 낳았다. 국산 뿐만 아니라 동급 전기차와 비슷한 가격과 첨단 기술 OTA가 가장 차별화한 무기다.

 

현재 전기차 시장의 발전에 가장 큰 걸림돌은 가격이다. 5천만원의 가격도 일반적인 대중이 선뜻 구매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테슬라처럼 지속적으로 합리적인 가격대의 전기차를 출시한다면 전기차를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모델Y RWD의 역할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해 보인다.

 

한 줄 평

 

장점 : 가장 저렴하게 미래의 전기차를 체험할수 있는 기회, 여전히 강력한 오토파일럿

 

단점 : 고민하다가 언제 오를지 모를 가격

 

 

김태현 에디터 th.kim@carguy.kr

 

테슬라 모델Y RWD

 

모터방식

싱글모터

배터리

56.99kWh

전장

4750mm

전폭

1920mm

전고

1625mm

축거

2890mm

공차중량

1910kg

최대출력

220kw

최대토크

42.8kg.m

완충 시 최대주행거리

350km

시승차 가격

6860만원(20인치 휠, F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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