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랭글러에 전동시트 웬말?! 상품성 최곤데 700만원 인상은 글쎄
[현장] 랭글러에 전동시트 웬말?! 상품성 최곤데 700만원 인상은 글쎄
  • 김태진 편집장
  • 승인 2024.01.05 14:00
  • 조회수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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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수가! 랭글러 루비콘에 전동 시트가..이제 랭글러도 ‘윌리스 지프’ DNA를 빼면 운전이 편한 럭셔리 SUV로 가는 것일까”

2024년 새해 신차 발표 1호인 지프 랭글러 4세대 부분변경 모델을 보고 든 첫 인상이다.


SUV가 패밀리 승용차로서 글로벌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게 2020년부터 두드러진 추세다. SUV 원조인 지프 랭글러는 1940년대나 지금이나 진정한 오프로더의 찐 아이콘이다. 기자도 좋아하는 수입차 모델로 손꼽는게 랭글러다. 

 

국내에서 랭글러는 오프로더 성격보다는 독특한 마초적 디자인의 패션카 성향이 강해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태생부터 랭글러는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오프로더다. 특히 루비콘 모델의 올터레인 타이어만 봐도 그렇다.

 

2018년말 풀모델체인지한 4세대 랭글러(JL)가 등장했을 때도 충격이었다. 인테리어부터 편의장비까지 워낙 상품성이 좋아져서다. 랭글러에 ADAS가 달린 것을 비롯해 1열 열선시트가 들어갔다. 사실 랭글러에 파워 윈도우도 감지덕지했는데 열선시트까지 장착되면서 마니아 층을 벗어나 더 큰 승용차 시장으로 진입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신형 랭글러는 윌리스 지프 부터 내려온 헤리티지를 살리면서 보편적인 SUV로 변신한 것이다. 굵은 철사줄 같은 안테나도 전면 유리창 히든 안테나로 대체된 것이 그런 방증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당근 환영할 만한 일이다. 1열 전동시트가 얼마나 편한가. 아울러 첨단 AI 시대에 무슨 철사줄 안테나를 달고 다니겠는가. 세차할 때도 불편한데 말이다.


문제는 스텔란티스코리아가 3일 ‘지프 랭글러 부분변경’ 가격을 공개하면서다. 랭글러는 지프 라인업 가운데 판매량의 30~40%를 담당하는 주력 모델이다. 지난해 1413대가 팔려 지프 모델 가운데 유일하게 1천대를 넘겼다. 문제는 가격이 매년 오르면서 판매량이 하락한다는 점이다. 

 

랭글러는 2018년말 등장한 JL의 뛰어난 상품성에다 루비콘 4도어 하드탑 가격이 5740만원으로 책정되면서 월 500대 판매를 기록하기도 했다. 2019년 2181대, 2020년 2813대, 2021년 3127대로 정점을 찍었다. 가격이 급등한 2022년 2005대로 급락하더니 지난해에는 1413대에 그쳤다. 전년 대비 또다시 30% 판매가 줄었다. 

지프 랭글러 4세대 부분변경 사하라

 

랭글러 부분변경 가격이 예상보다 비싸게 나오면서 이를 기다리던 소비자들은 또 다시 고개를 갸우뚱한다. 지프 영업사원 A씨는 “가장 인기있는 랭글러 루비콘 4도어 시작 가격이 7자가 아닌 8천만원대 나와 예상을 빗나갔다”며 “300만원 이상 프로모션이 동반되지 않으면 올해도 랭글러 판매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랭글러 부분변경은 가격이 오른 만큼 상품성은 크게 좋아졌다. 우선 외관 디자인이다. 전면 가장 큰 변화는 지프 아이덴티티 ‘세븐-슬롯 그릴’이다. 슬롯 크기를 키우고 그릴의 테두리를 얇게 처리하면서 주위를 블랙으로 마감했다. 여기에 모던한 느낌을 내는 북미형 범퍼를 기본 장착했다.

 

또 조수석 앞바퀴 휀더 위에 탑재됐던 안테나가 전면 유리에 통합된 ‘윈드실드 통합형 스텔스 안테나’가 최초로 적용됐다. 이를 통해 운전자는 오프로드 주행 시 나뭇가지 등 전방 장애물 등으로부터 안테나가 손상될 걱정을 덜 수 있게 됐다. 

 

실내 주된 변화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조작하는 센터 디스플레이다. 디스플레이 면적이 기존 8.4인치에서 12.3인치로 크기를 키워 조작성과 시인성을 높였다. 소비자가 선호하는 티맵(TMAP) 내비게이션 내장은 물론 애플 카플레이,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를 스마트폰 미러링 무선 연동까지 지원해 편의성을 높였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및 안전 사양도 대폭 업그레이드됐다. 전방충돌방지 및 긴급제동 보조, 후측방 경고 시스템이 추가됐다. 1~2열 사이드 에어백 등 안전 사양도 보강했다. 파워트레인은 최고 272마력을 내는 2.0L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조합 그대로다. 

 

지난해 5월 스텔란티스코리아는 랭글러 판매가 부진하자 가격을 8% 정도 큰 폭으로 내린 바 있다. 루비콘 4도어 하드탑은 8110만원에서 7390만원, 파워탑은 8460만원에서 7750만원이 됐다.

 

신형 랭글러는 부분변경인 만큼 디자인은 큰 변화가 없고 편의성을 높인 것이 핵심이다. 결과적으로 신형 랭글러의 성패를 가를 요인은 소비자 신뢰 회복이다. 소비자가 루비콘 4도어 하드탑 8040만원, 파워탑 8390만원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긍금해진다.

  
 김태진 에디터 tj.ki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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