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승차감,정숙성 완벽한데 연비도 굿..벤츠 E300 AMG 라인
[시승기] 승차감,정숙성 완벽한데 연비도 굿..벤츠 E300 AMG 라인
  • 김태진 편집장
  • 승인 2024.02.07 08:30
  • 조회수 2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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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은 쏠림을 유난히 좋아하는 것 같다. 수입차도 마찬가지다. 삼각별 로고를 정말 사랑한다. 차종을 가리지 않고 삼각별만 붙으면 웬만한 차는 잘 팔린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수입차를 꼽으라면 단연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다. 벤츠를 대표하는 중형 세단일 뿐 아니라 성공의 상징이다. SUV 인기가 높다고 하지만 여전히 프리미엄 수입차를 선택하는 이들에게 세단이 가지는 의미는 남다르다. SUV보다 안락하고, 정숙하며, 품위가 넘친다.

 

E클래스는 1946년 1세대를 시작으로 2016년 10세대 모델까지 8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1400만대 이상이 팔린 스테디셀러다. 기존 10세대 E클래스는 2016년 공개돼 한국에서 8년 동안 매년 2만대 이상 팔렸다. 지난해 누적 20만대를 돌파했다. 

 

놀라운 것은 2018년 이후 E클래스 판매 세계 1위가 한국이라는 점이다. 미국보다 더 많이 팔았다니 독일 벤츠 본사에서 보면 한국 소비자가 고맙기 그지없을 것이다. 

 

시승 모델은 11세대 E300 4MATIC AMG라인이다. 파워트레인은 2.0터보 가솔린에 9단 변속기 매칭이다. 여기에 48V마일드하이브리드를 추가했다. 가격은 무려 9390만원이다. 기존 대비 500만원 정도 올랐다. 

 

실물로 본 E클래스는 꽤나 잘 생겼다.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좋다. 전면부터 후면까지 파격적인 변화다. 크기는 길이 15mm, 전폭이 20mm 넓어진 것을 제외하면 큰 차이가 없다. 5시리즈처럼 전장이 5m를 넘지 않고 전폭도 1900mm 이하인 1880mm이 오히려 좋아 보일 정도다. 요즘 나오는 신차는 너무 커져 주차장에서 불편할 때가 너무 많다.


전면에는 새로운 디자인의 헤드램프가 자리한다. 특이한 것은 라디에이터 그릴 가장자리에 라이트가 들어온다. 신형 BMW 5시리즈와 마찬가지다. 그릴 안쪽은 작은 삼각별 패턴으로 마무리했다. AMG라인은 보다 젊은 감성을 자극한다. 보닛 위로 봉긋 솟은 삼각별은 빠졌지만 대신 그릴 가운데 커다란 삼각별이 달려 있다.

 

측면의 변화는 크지 않다. 대신 새로운 디자인의 휠이 장착된다. 19인치 5스포크 AMG 휠로 정말 심플하다. 클래식하면서도 스포티한 느낌이다. 가장 큰 변화는 도어 캐치가 히든 스타일로 바뀌었다. 현대차 그랜저 등에 달린 것과 같은 형태다. 무선 키로 문을 열거나 가까이 다가가면 도어 캐치가 외부로 돌출된다. 에어로 다이나믹이 좋아지고 깔끔하게 보이는 게 장점이다.

 

후면은 큰 변화를 추구했다. 테일램프 그래픽에 삼각별 비슷한 패턴을 넣었다. 뒤따르는 차량이 보면 벤츠 E클래스 임을 확연하게 알 수 있다. 추후 나올 신차에도 확대 적용이 기대된다. 아울러 테일램프 사이를 레드 컬러 가니시로 치장했지만 불은 들어오진 않는다. 부분변경을 할 때 점등 가능성이 엿보인다. 범퍼 하단 좌우에 자리한 배기구는 기존 모델과 마찬가지로 페이크다. 진짜는 범퍼 안쪽에 숨어있다.

 

이번에는 실내다. 이번 11세대 완전변경에서 핵심이 ‘디지털화’와 ‘개인화’다. 신형 E클래스에는 3세대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됐다. 이전 세대 대비 더욱 지능적이고 높은 학습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탑승객들은 차 내에서 유튜브, 화상회의 웹엑스(Webex), 줌 등 다양한 앱으로 인포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다.

 

특히 벤츠코리아가 국내 기업들과 협업해 제작한 에센셜(essential;) 뮤직 프로그램과 플로, 웨이브, 멜론 같은 국내 앱을 즐길 수 있다. 이에 더해 티맵 모빌리티 실시간 교통정보 기반 자체 내비게이션을 이용할 수 있다. 하반기부터는 티맵 오토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중앙에는 세로가 길어진 14.4인치 디스플레이가 기본 장착이다. 해상도뿐 아니라 반응 속도가 무척 빨라졌다. 가장 크게 변한 것은 조수석까지 확대된 슈퍼 스크린이다. AMG 라인은 기본 장착이다. 익스쿨루시브 라인의 경우에는 305만원을 추가하면 조수석 슈퍼 스크린을 장착할 수 있다. AR 내비게이션은 전면 카메라의 영상을 모니터에 띄워 길 찾기가 무척 편리하다.


MBUX 슈퍼스크린은 중앙 디스플레이와 동승자석 디스플레이가 이어진 새로운 형태다. 해당 스크린에는 첨단 프라이버시 기능이 적용돼 운전자가 주의력을 잃지 않는 데 도움을 준다. 운전 중 동승자석 디스플레이에 영상 콘텐츠가 재생되면 운전자의 시야에서는 콘텐츠가 보이지 않도록 디스플레이를 조절한다. 


더욱 개인화된 차량 설정을 지원하는 ‘루틴(routine)’ 기능도 새롭게 추가됐다. 운전자는 온도 설정, 앰비언트 라이트, 오디오, 주차 카메라 등의 차량 기능을 날짜 및 시간, 위치, 내외부 온도, 차량 속도 등에 따라 자신이 원하는 특정 조건과 연결해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편의 기능으로 자동화할 수 있다. 

 

AMG 라인에 달린 도톰한 D컷 스티어링휠 감촉이 너무 좋다. 그립감이 좋아 스포츠 주행에서도 그립감이 살아난다. 터치와 버튼 방식이 혼용된 스티어링휠 버튼은 금새 익숙해진다. 센터 모니터는 스티어링휠 버튼과 터치로 작동할 수 있다. 모니터가 커지면서 공조 기능을 담당하는 물리버튼은 과감하게 삭제했다.

 

모니터 하단에 직선으로 마련된 물리버튼은 오디오 기본 동작과 비상등, 드라이브 모드 설정 버튼 뿐이다. 물리버튼을 대폭 삭제한 것이다. 한국 소비자를 위한 특별한 편의장비도 달렸다. 바로 에어 퀄리티 패키지다. 차량 내외부 초미세먼지 농도를 상시 모니터링해 외부 먼지와 악취를 걸러낸다. 미세먼지로 고생하는 한국과 중국에 출시되는 E클래스에만 적용된다. 

 

2열 공간은 휠베이스가 2cm길어지면서 전 모델에 비해 편해지고 넓어졌다. 특히 허리 지지대 부분을 살짝 안으로 파서 장시간 탑승에도 편안하다. 상대적으로 경쟁모델인 5시리즈나 G80에 비해 2열 공간과 안락함은 E클래스가 가장 뒤지는 부분이다.


전체적으로 무릎 및 머리 공간은 178cm 기자가 탑승했을 때 넉넉하다. 2열 열선시트는 3단계로 조절된다. 다만 2열 측면 선쉐이드가 빠진 점은 아쉽다. 트렁크 공간은 기존 모델 대비 쓸모 있게 바뀌었다. 새롭게 전동화 플랫폼을 적용하면서 배터리를 넓게 깔아 넓어지고 쓸모 없이 각진 부분이 줄었다. 골프백 3개 정도는 너끈하게 실을 수 있게 됐다. 


본격 주행에 나섰다. 2.0L 터보 가솔린은 9단 자동 변속기와 조합돼 258마력, 40.8kg.m의 두툼한 토크를 보여준다. 기존 E530이 299마력을 낸 것에 비해 디튠한 것이지만 두터운 토크는 동일하다. 여기에 마일드 하이브리드 모터 출력이 중저속에서 더해진다.


초반 가속은 폭발적인 느낌은 없지만 기존 모델보다 훨씬 부드럽다. 아울러 정숙성도 상당히 좋아졌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덕분이다. 모터 출력이 언제 나오는지 운전자가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매력적이다.

 

17개의 스피커가 달린 부메스터 오디오를 작동했다. 환상적인 소리가 들려온다. 특이한 것은 음량에 따라 액티브 앰비언트 라이트가 달라지고 1열 시트 등쪽에 자리잡은 익사이터를 통해 베이스 음이 강해질때마다 강한 진동을 전해준다. 호불호가 있겠지만 기분 좋은 날 드라이브할 때 신나는 기능이다.


고속 주행에서는 역시 벤츠다운 승차감이 돋보인다. 웬만한 요철은 단번에 걸러낸다. AMG라인이라 전체적으로 승차감은 하드하지만 통통 튀는 기분 나쁜 승차감과는 거리가 멀다. 서스펜션 튜닝을 통해 정말 승차감이 깔끔해졌다.


고속주행 안정성도 돋보인다. 날카로운 핸들링, 날렵한 코너링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운전자의 의도대로 차량이 쫓아오는 운전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시속 120km를 넘어서도 별다른 소음은 들리지 않는다. 

 

시속 150km이상 가속하면 살짝 풍절음이 들어오지만 충분히 만족할만한 수준이다. 고속으로 갈수록 차체가 도로와 밀착되는 쫄깃한 감각이 더해진다. 역시 고속 안정성은 독일차의 범접할 수 없는 차별성이다.

 

두툼한 토크는 속도계의 바늘을 끌어 올린다. 중고속에서 재가속이 만족스럽다. 에코, 컴포트, 스포츠, 인디비주얼로 구성된 드라이브 모드는 스포츠로 바꿨을 때 배기음이 확연히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스티어링휠 뒷 편에 자리한 패들시프트를 이용해 수동 변속도 가능하다. 4륜 구동은 제법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코너에서 머리를 깊숙하게 밀어 넣어도 롤을 잘 억제할 뿐 아니라 좀처럼 노면을 놓치지 않는다. 서스펜션은 안락함과 스포티함의 균형을 잘 잡아냈다. 노면 굴곡을 잘 소화할 뿐 아니라 차량을 제대로 붙들어 맨다. 완성도가 높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부드럽게 작동하고 차선 중앙을 유지하는 실력도 수준급이다. 이전과 달리 끼어드는 차량까지 감지해 속도를 줄여 사고를 방지한다. 장거리 주행뿐 아니라 막히는 도심에서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아쉬운 부분은 속도위반 단속 지점에서 속도를 알아서 줄여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 부분은 현대기아 차량에 비해 많은 벤츠 운전자들이 불편을 느끼는 부분이다. 추후 이 부분이 개선될지 눈여겨볼 포인트다.

 

승차감도 좋아졌지만 놀라운 부분은 연비다. 차체가 커지고 편의장비가 늘면서 차량 중량은 50kg 정도 무거워졌는데도 공인 연비가 사륜구동 기준 11.6km/L로 엄청 좋아졌다. 여기에 모든 디젤을 제외한 E클래스 차종이 2종 저공해 인증을 받았다. 공영주차장 50% 할인은 덤이다.

 

실제 시내주행에서는 연비가 9km/L 정도 나온다. 대신 고속도로에서 정속주행을 하면 15km/L 언저리를 왔다 갔다 한다. 전체적으로 인증 연비 이상을 기록하려면 고속도로 주행이 더 많아야 가능해진다. 시내 주행에서 효율이 떨어지는 마일드 하이브리드의 장단점을 연비에서 그대로 보여준다. 


바야흐로 프리미엄 수입 중형 세단 대격돌이다. 지난해 하반기 BMW 5시리즈 완전변경에 이어 올해 1월에는 벤츠 E클래스 완전변경이 가세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제네시스G80부분변경도 나왔다. 여기에 할인 폭이 큰 아우디 A6, 차체가 가장 큰 볼보 S90까지 선택지가 늘어났다.

 

그럼에도 11세대 완전변경 E클래스가 여전히 1위를 질주할 충분한 자격이 있다는 것을 시승을 통해 확인했다고 할까. 적어도 인테리어의 화려함에서는 E클래스가 압도적 우위다. 2열 공간은 5시리즈, S90,G80이 훨씬 넓고 편하다. E클래스는 운전자 중심의 패밀리 세단 아닌가!


한 줄 평

장점 : 안락한 승차감과 뛰어난 NVH..가속력도 너무 좋다, 1등의 자격

단점 : 19인치 휠은 너무 단조롭다..과속 단속 내비 연동은 언제될까
  
김태진 에디터 tj.kim@carguy.kr

 

메르세데스-벤츠 E300 4MATIC AMG-Line

엔진

l4 2.0L 가솔린 터보 마일드 하이브리드

변속기

9단 자동

구동방식

 AWD

전장

4955mm

전폭

1860mm

전고

1475mm

축거

2960mm

최고출력

258마력

최대토크

40.8kg.m

복합연비

11.6km/L

시승차 가격

939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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