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테슬라 제치고 미국서 레벨3 자율주행 곧 승인
벤츠, 테슬라 제치고 미국서 레벨3 자율주행 곧 승인
  • 김태원
  • 승인 2023.01.18 09:00
  • 조회수 1227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래 자동차 산업은 크게 두 가지 키워드로 정의된다. 친환경과 자율주행이다. 특히 자율주행 기능은 구독형 서비스라는 새로운 매출원을 확보할 수 있어 자동차 업체의 가장 큰 미래 수익성으로 떠올랐다.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내연기관 자동차만 판매하던 대형 제조사도 이제는 전기차 개발이 주력이다. 여기에 자율주행 기술도 급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테슬라 완전자율주행(FSD) 베타 [electrek]
테슬라 완전자율주행(FSD) 베타 [electrek]

 

미국자동차공학회(SAE)는 자율주행 수준을 0에서 5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운전자가 모든 운행을 전담하는 레벨0부터 운전자가 불필요한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해지는 레벨5까지 그 숫자가 높아질수록 고도화된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이런 가운데 프리미엄 브랜드를 대표하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세계 처음으로 미국에서 레벨3 수준의 차량을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 기술에 가장 앞서 있다는 테슬라를 추월한 것이라 주목을 받고 있다.

 

벤츠는 이달 5일 열린 2023CES에서 자율주행 레벨3 수준의 '드라이브 파일럿'을 선보였다. 이후  미국 네바다 주에서 승인 절차를 밟고 있으며 낙관적인 결과가 예상된다고 최근 밝혔다. 벤츠 드라이브 파일럿이 2021년 12월 독일 연방자동차교통청으로부터 레벨3 자율주행 성능을 승인받은 지 1년여 만에 미국에서 승인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메르세데스-벤츠 로고
메르세데스-벤츠 로고

레벨3 자율주행 자동차는 특정 상황에서 주행까지 자율주행 시스템이 맡고 위험 시에만 윤전자가 개입하는 레벨이다. 운전자가 주행상황을 상시 확인해야할 필요가 없다는 게 레벨2와의 차이점이다. 사실상 특정 조건이 갖춰진다면 운전 중에 스마트폰으로 업무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벤츠의 레벨3 자율주행 시스템인 ‘드라이브 파일럿’은 기존에 제공되던 레벨2 수준의 자율주행 시스템인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패키지’를 기반으로 각종 센서와 라이더를 추가했다.

벤츠의 레벨3 자율주행 시스템 드라이브 파일럿
벤츠의 레벨3 자율주행 시스템 드라이브 파일럿

벤츠가 공개한 기술 설명 사진을 분석해보면 드라이브 파일럿에는 기존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패키지 이외에 전방 라이더, 후방 다목적 카메라, 습도 센서, 제동 및 조향 시스템 등이 추가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마이크를 장착하여 응급 차량의 사이렌 소리 등 특수한 상황 역시 감지할 수 있게 했다. 응급 차량은 주행할 때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는 경우가 많아서다. 

운전자 상태 확인을 위한 카메라도 장착된다. 해당 카메라는 운전자의 머리, 눈꺼풀 등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운전자가 몸을 뒤쪽으로 틀지 않았는지, 운전석을 이탈하지는 않았는지를 체크한다. 특히 긴급 상황에서 수동 모드로 전환이 필요할 때 운전자가 지연 없이 차량을 직접 제어할 수 있는 상태를 확인한다.

드라이브 파일럿은 운전자 개입 없이 최대 60km/h까지 주행할 수 있다. 교통체증이 심한 상황에서 드라이브 파일럿 모드를 작동시킨 후 차내에서 업무를 보는 등의 작업을 할 수 있다. 교통체증이 완화되고 차량의 속도가 60km/h에 이르면 스티어링 휠이 적색으로 바뀐다.

 

벤츠의 레벨2 자율주행 시스템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패키지
벤츠의 레벨2 자율주행 시스템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패키지

 

이때 운전자는 자율주행을 멈추고 수동으로 차량을 몰아야 한다. 스티어링 휠의 색깔이 바뀐 지 4초가 경과됐음에도 수동운전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자율주행 시스템은 짧은 브레이크와 안전벨트 장력으로 운전자에게 이를 경고한다. 10초 경과 뒤에도 수동운전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는 비상 정지를 수행한다.

 

올해 벤츠가 레벨3 상용화를 시작한다면 운전자개입이 전혀 필요 없는 레벨5 수준의 완전 자율주행은 언제 가능할까. 2050년께나 가능할 것이라는 등 의견이 엇갈리지만 자동차 업체들은 선행 차량과 거리 및 차선을 유지하며 주행하는 기능, 선행 차량 또는 외부 물체와의 거리가 급격히 감소하면 경고음과 함께 차량을 급감속하는 기능을 기본 제공하며 초석을 다지고 있다.

 

2023년 현재 판매되는 신차에 탑재된 자율주행은 대부분 특정 조건에서만 운행 보조 시스템이 작동하는 레벨2 수준이다. 때문에 자동차 업체들은 현 수준을 넘어 레벨3 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한편 자율주행이 보급되면서 여러가지 윤리적인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트롤리 딜레마’이다.

 

제동장치가 고장난 기차가 선로 위를 달릴 때 선로를 바꾸지 않으면 5명의 사람이 죽게 되고 선로를 바꾸면 5명은 살지만 다른 선로에 있던 1명이 사망하게 되는 상황에서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할지가 트롤리 딜레마다.

 

여기에 ‘5명의 사람이 사형수라면?’, ‘바꾼 선로에 서 있는 1명이 가족 중 한 명이라면?’ 등과 같은 가정이 붙으면서 윤리적인 고민을 깊게 만든다. 자율주행 기술이 사고를 100% 막는 수단이 되지 못한다면 결국 상용화는 불가능해진다.

이런 딜레마에 대해 사람마다 다른 의견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이번 벤츠의 공식 발표를 보더라도 자율주행 발전은 명확해 보인다.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의 시대가 다가오는 현재, 어떤 제조사가 기술적, 윤리적 문제를 해결하고 자율주행 시장의 패권을 잡을까.

 

김태원 에디터 tw.kim@carguy.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