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차세대 충전 시스템인 V4 수퍼차저가 유럽에서 목격되었다. 얼마 전 있었던 테슬라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V4 슈퍼차저를 유럽에 설치할 것임을 밝힌 이후 며칠이 지나지 않아 실제로 충전소가 목격된 것이다.
자동차 전문 매체 일렉트랙(electrek)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3일 네덜란드의 하르데르베이크(Harderwijk)에서 새롭게 건설 중인 충전소와 슈퍼차저 V4가 목격됐다고 밝혔다. 흰색 천막으로 감싸져 있는 슈퍼차저 V4는 기존의 슈퍼차저에 비해 상당히 큰 모습을 자랑한다.
슈퍼차저 V4의 정확한 공개 시기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테슬라는 공식 홈페이지에 네덜란드에 위치한 해당 충전소가 올해 2분기에 운영을 시작할 것임을 명시해두었다. 이를 통해 슈퍼차저 V4의 출시 시기가 올해 2분기 이후일 것임을 예측해 볼 수 있다.
아쉽게도 새로워진 슈퍼차저의 구체적인 제원과 기능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알려진 바가 별로 없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기존 V3 슈퍼차저 성능과 테슬라의 최근 행보 등을 근거로 테슬라의 새로운 슈퍼차저에 대한 추측을 내놓고 있다.
타사 전기차 충전 지원
가장 눈에 띌 변화는 새로워진 슈퍼차저는 CCS 충전 방식을 지원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그간 테슬라는 많은 제조사들이 지원하고 있는 CCS 충전 방식이 아닌 독자적인 충전 방식을 사용해왔다. 테슬라가 슈퍼차저에서 타사 전기차의 충전을 지원하겠다고 언급한 것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었다.
일론 머스크가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을 시작한 2021년 이후 햇수로 3년이 흘렀지만 그동안은 눈에 띌 만한 변화가 있지 않았다. 하지만, 75억달러(약 9조 6천억원) 규모의 지원금을 지급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국가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 특별법'(NEVI)의 지원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CCS 충전 방식을 제공하는 충전소를 갖춰야 한다.
때문에 테슬라는 최근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와 해당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이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는 등 추후 공개될 슈퍼차저 V4에는 CCS 충전 방식이 지원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길어진 충전 케이블
앞서 언급한 것처럼 테슬라가 타사 전기차의 충전을 지원하게 된다면 한 가지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있다. 바로 기존 케이블의 길이 문제이다. 제조사마다 차량의 크기가 다르고 충전구의 위치도 제각각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충전기라면 다양한 차종의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을 만큼 넉넉한 케이블 길이가 필수였다.
하지만, 테슬라의 수퍼차저의 경우 오직 테슬라 차량만을 위한 충전소였기 때문에 굳이 넉넉한 길이의 충전 케이블이 필요하지 않았다.
테슬라가 타사 전기차의 충전을 지원할 것임이 뚜렷하기 때문에 새롭게 출시될 수퍼차저 V4부터는 기존의 충전 케이블보다 긴 케이블이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빨라진 충전 속도
기존의 슈퍼차저 V3는 250kW의 충전 속도를 지원해왔다. 이는 15분 충전으로 200마일(약 320km)를 주행할 수 있는 수치이다. 테슬라가 새로워진 충전기를 내놓는 만큼 수퍼차저 V4는 V3의 충전 속도를 뛰어넘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325kW 이상 충전을 지원할 것’이라는 전망이 니오고 있지만, V3의 250kW의 충전 속도를 뛰어넘을 것은 확실해 보인다.
김태원 에디터 tw.kim@carguy.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