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독3사보다 더 고급스런 운전의 재미..G70 2.5 터보
[시승기] 독3사보다 더 고급스런 운전의 재미..G70 2.5 터보
  • 김태진 편집장
  • 승인 2023.06.14 11:10
  • 조회수 3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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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의 엔트리 모델은 소비자의 인식을 바꿀 중요한 차종이다. 대중차를 타다 프리미엄 브랜드로 입문하려는 소비자에게 출발점이라서다. 

이번에 시승한 제네시스 엔트리 모델인 G70 2.5 터보는 이런 고민 속에서 부족했던 상품성을 제대로 보강했다. 출력이 부족한 2.0 터보 파워트레인을 단종하고 300마력이 넘는 2.5 터보를 새롭게 출시했다. 

 

기존 2열이 비좁다는 불만을 개선하기 보다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엔트리카답게 대중차와 다른 럭셔리 인테리어와 주행성능을 매끄럽게 다듬는데 집중했다. 

 

이미 G70은 인테리어의 고급스러움이 벤비아(벤츠,BMW,아우디)를 능가할 뿐더러 주행성능은 국내외에서 BMW 3시리즈에 버금간다는 호평을 받은 모델이다. 시승차는 2.5 터보 사륜구동 풀옵션으로 가격이 5782만원(개소세 3.5%)에 달한다.

기자는 3년전 3.3 터보를 시승한 경험이 있다. 오랜만에 다시 본 G70은 여전히 세련된 디자인이다. 후륜구동 특유의 프로포션과 세련미가 도드라진다. 시승차는 외관과 인테리어 색상이 기자가 최고로 치는 그린 계열이다. 시트는 밝은 베이지톤으로 두 컬러의 조화가 환상적이다. 

 


G70 크기는 현대차 아반떼보다 조금 큰 준중형급이다. 미국에서는 콤팩트 세단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디자인은 대중차인 아반떼와 급이 다르다. 프리미엄답게 더 낮고 넓은 차체에 짧은 프론트 오버행, 긴 휠베이스를 가진 후륜구동 특유의 유려한 비율을 뽐낸다. 

 


어디에 세워 놓아도 고급차다운 분위기를 풍긴다. 전면 거대한 오각형 그릴은 제네시스의 상징이다. 두 줄의 LED 주간주행등 역시 제네시스 패밀리룩이다. 옆면은 후륜구동 특유의 프로포션을 보여준다. 한 마디로 말끔하다. 19인치휠과 타이어가 차체 크기에 딱 맞는다.

뒷면은 크게 잔재주를 부리지 않고 심플하게 다듬었다. 두 줄 후면등으로 포인트를 줬다. 트렁크 리드를 포함, 볼륨이 풍부해 실제 크기보다 더 커 보인다. 범퍼 하단 대구경 머플러팁과 디퓨저는 '고성능으로 달릴 준비가 되어 있는 차'임을 입증하는 포인트다.

 


키를 갖고 차량에 다가가면 제네시스 로고 모양의 웰컴 라이트가 반겨준다. 문을 열고 실내로 들어오면 고급스러움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대시보드 거의 모든 부분을 가죽으로 마감했다. 좌석과 도어 패널에도 퀼팅을 해 프리미엄의 가치를 느끼게 해준다. 

 


운전석에서 본 모든 버튼이 직관적이고 사용하기 편리한 위치에 배치됐다. 특히 손에 닿는 부분의 소재 질감은 BMW, 벤츠 동급 차량에 비교해도 절대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질감이나 색상은 더 좋은 느낌이다.

하지만 세월은 속일 수 없다. 작은 디스플레이와 구성은 출시한 지 7년된 차라는 느낌이 살짝 든다. 버킷 타입 시트는 쿠션이 푹신하다. 사이드 볼스터가 넉넉하게 올라와 과격한 핸들링을 해도 몸을 잘 잡아준다. 스포츠카에 맞먹을 정도로 낮게 내려간 시트 포지션은 운전의 재미를 더해준다. 

 


12.3인치 LCD 계기판은 3가지 테마를 지원한다. 디자인이 깔끔하고 반응속도도 빠르다. 계기판 하단에 자리한 안구 인식센서는 입체 효과를 준다는 점에서 특이하지만 디자인이 프리미엄 답지 못하다. 이런 입체감이 싫다면 설정→클러스터→입체효과 끄기를 진행하면 일반적인 2차원 계기판으로 바뀐다.

 


플로팅 타입 모니터는 시인성이 뛰어나다. 내비게이션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성능도 훌륭하다. 다만 상품성 보강이 이루어졌음에도 제네시스만의 고유한 GUI가 적용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 

현대기아 대중 브랜드에서 사용하는 그래픽 디자인과 차이가 없다. 프리미엄 브랜드가 가져야하는 '독자적 감성'이 부족한 영역이다. 프리미엄은 오디오도 달라야 한다. G70은 렉시콘 사운드 시스템을 장착했다.

 

기어 레버 앞쪽 수납공간에는 12V와 AUX 단자와 USB 포트가 제공된다. 그 오른쪽엔 스마트폰 무선 충전 패드를 마련했다. 2열 시트 방석은 소형차치고는 꽤 큰 편이다. 헤드룸을 확보하기 위해 시트를 기울여 배치했다. 나파가죽 질감이 무척 부드러워 승객을 포근하게 감싼다. 

2열에 178cm 신장의 기자가 앉았을 때 머리카락이 천장에 살짝 닿는 수준이다. 대신 무릎 공간이 1열 시트와 거의 맞닿는다. 장시간이 아닌 한 두 시간 주행이라면 그다지 불편하지 않겠다. 오히려 진짜 불편한 건 1열 시트 밑에 발이 들어가지 않는 점이다. 

 

 

센터 터널 또한 높게 솟아 2열 시트에 3명이 앉는 것은 불가능하다. 2열 에어벤트는 물론 부드럽게 점등되는 실내등, 열선 시트도 갖췄다. 495L의 트렁크는 바닥이 높아 활용도가 떨어진다. 그나마 6:4분할 폴딩을 지원해 트렁크 공간을 확장할 수 있어 편리하다. 

12.3인치 풀 디지털 계기판은 시인성이 좋고 3D기능도 독특하다.


시동 버튼을 누르면 2.5 터보의 카랑카랑한 엔진음이 유입된다. 정숙성은 좋은데 살짝 진동이 전해진다. 이어 악셀을 꾹 밟으면 생각보다 거세게 가속이 진행된다. 예전에 탔던 3.3 터보와는 질감이 다르지만 엔진회전수 6000rpm까지 물고 늘어지면서 변속이 이뤄진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점잖은 가속을 진행한다. 스포츠로 변경하면 변속기가 기민하게 반응한다. 스티어링 휠도 꽤 무거워진다.  G70은 고속 주행성능이 환상적이다. 놀라운 안정감을 보여준다. 가장 재미난 점은 2.5 터보와 코너링이 딱 맞아 떨어진다는 것.

구불구불 도로를 진입하면서 앞 코를 밀어 넣으면 후륜이 한치의 미끄러짐도 허용하지 않고 잽싸게 쫓아온다. 적어도 현대차그룹 차량 가운데 운전의 재미는 단연 최고다. 시속 180km까지 순식간에 내달린다. 과속방지턱이나 도로 요철을 지날 때 소형 세단의 영역을 넘어설 정도로 부드럽게 충격을 소화해낸다. 

 


급격한 코너에서 브레이크를 최소화하고 달려봤다. 고속인데도 차체 쏠림이 거의 없이 바닥에 붙어 매끈하게 돌아나간다. 19인치 휠과 2.5 터보, 8단 자동변속기 셋팅이 거의 완벽한 수준이다. 

 


연비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4륜구동인데 약 100km를 고속도로 50, 국도 50 비율로 급가속을 여러 번 하면서 주행한 결과 9.5km/L가 나왔다. 고속도로에서 항속 주행을 하면 리터당 13~14km은 무난히 나온다. 


해외 자동차 전문기자들은 G70의 주행성능에 대해 “BMW 3시리즈와 맞먹는 실력”이라고 호평을 했던 이유가 절로 납득이 간다. 기자가 3년전에 탔던 3.3 터보는 과격한 출력 이외에는 인상적인 부분이 별로 없었다. 2.5 터보는 G70 디자인과 차체, 그리고 럭셔리한 인테리어와 최적의 조합을 찾아낸 셈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런치 콘트롤이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놓고 ESP 해제 버튼을 누른 뒤 두발로 악셀과 브레이크를 끝까지 밟으면 ‘READY’ 상태가 된다. 신호등에서 몇 번 런치 콘트롤을 사용해봤다.

 

예상과는 다르게 헛발질이었다. 이유는 4륜구동이라 뒷바퀴에 304마력 출력을 오롯이 보내지 못하고 출력 역시 모자랐다. 차체 앞부분이 살짝 들리고 타이어 그립을 잃으면서 폭발적으로 나아가는 건 불가능했다. 370마력을 내는 3.3 터보 후륜구동에서 휠스핀까지 느껴지던 런치 콘트롤의 참맛은 2.5 터보에서 기대하기에는 무리다. 

 


결과적으로 G70은 잘 만든 프리미엄 소형 세단이다. 특히 2.5 터보는 은퇴를 앞둔 실버 세대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 혹자는 “G70이 30,40대 여유 있는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틀린 말이다. 30,40대 여유 있는 젊은 층은 제네시스 엠블럼보다는 1,2천만원 더 쓰더라도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계약서에 사인을 할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기사를 두고 타지 않는다면 큰 차는 여러모로 불편하다. 그런 점에서 G70 2.5 터보는 인생을 성취한 50,60대 실버 세대에게 최적의 선택이다. 매끈한 자태와 럭셔리한 인테리어를 매일 마주하고 여기에 적당한 운전의 재미는 덤이다.

 

가끔 2열에 승객을 태우더라도 장거리만 아니라면 큰 불편은 없다. 풀모델체인지 주기가 1,2년 내로 다가왔지만 검증된 파워트레인과 숙성을 거듭한 서스펜션의 안락한 승차감까지 감안한다면 매력 만점이다. 5천만원대 후반 풀옵션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4천만원대 중바 기본 트림이라도 충분히 고급스럽다. 


한 줄 평

 

장점: 독일차 이상의 럭셔리한 인테리어와 소재, 버금가는 주행성능 

 

단점: 2열이 좁다기보다는 발을 넣을 수 없는게 불편하다

 

김태진 에디터 tj.kim@carguy.kr
 

제네시스 G70 2.5 터보

엔진

2.5 터보 가솔린

변속기

8단 자동

구동방식

4륜구동

전장

4685mm

전폭

1850mm

전고

1400mm

축거

2835mm

공차중량

1740kg

최대출력

304마력

최대토크

43.0kg.m

복합연비

10.2km/L (19인치 휠)

트림 및 옵션

AWD 옵션, 스포츠 패키지, 스포츠 디자인 셀렉션, 파퓰러 패키지, 전자제어 서스펜션, 와이드 선루프, 헤드업 디스플레이, 컴포트 패키지, 렉시콘 사운드 패키지

시승차 가격

5782만원(개소세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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