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거 예상보다 승차감이 너무 좋네..후륜 서스펜션이 토션빔인데도 방지턱을 무리 없이 넘어주네..차량 크기는 카니발보다 훨씬 작은데 실내 공간과 트렁크는 거의 비슷해 차박이나 레저용으로 이만한 차가 없네!”
기아 다목적 전기차 PV5를 시승하고 단박에 느낀 장점이다. 2열 서스펜션이 토션빔이라 포장이 좋지 않는 도로에서 승차감이 나쁠 것으로 예상했지만 보기 좋게 빗나갔다. 물론 후륜 서스펜션이 멀티링크인 카니발 승차감보다 좋다는 것은 아니지만 불편한 승차감은 아니라는 얘기다.
PV5 승차감이 좋았던 이유는 휠베이스가 2995mm로 차체 크기에 비해 길다는 점이다. 아울러 배터리를 차체 바닥에 깔아 무게 중심을 낮춘 것이 주효했다.
적어도 내연기관 토션빔 차량에 비해 승차감은 월등히 좋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신기술도 적용했다. 리어 코일 서스펜션에 충격 흡수 능력이 우수한 고무 재질의 듀얼 범프 스토퍼를 처음 적용했다.
PV5는 지금까지 나온 현대기아가 출시한 전기차 가운데 개발 목적이 가장 명확한 차량이다. 기본 컨셉이 저렴한 소형 상용차다. 이를 기반으로 5인승, 7인승(내년 출시) 승용형 미니밴도 개발했다.
이날 킨텍스-영종도-킨텍스간 시승은 카고를 먼저 타고 이후 반환점에서 5인승 패신저로 갈아탔다. 최상위 5인승 패신저 트림은 카니발을 대체할만한 지를 확인하는 게 이번 시승의 목적이었다. 주변에서 카니발 1.6터보 하이브리드를 타는 분들이 하소연하는 부분이 “차량이 너무 커 주차장가 불편하고 상대 차량에 민폐를 끼치는 점”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필자가 사는 서울 시내 아파트의 경우도 신형 카니발이 주차돼 있으면 좌우에 주차가 무척 힘들다. 카니발 전폭이 무려 1995mm에 달한다. PV5는 100mm 폭이 적은 1895mm로 준중형 SUV 수준이다.
카니발은 넉넉한 실내공간과 편안한 승차감으로 월 평균 7천대 이상 팔리는 기아 최고의 인기 차량이다. 그런 점에서 승차감이 좋고 넉넉한 실내 및 적재공간을 PV5가 갖췄다면 카니발을 대체하기 충분한 셈이다.
제원을 살펴보면 PV5의 넉넉한 공간을 짐작할 수 있다. 우선 카니발과 크기를 비교해보자. PV5 전장은 준중형 SUV 수준인 4,695mm로 카니발 5155mm보다 무려 460mm나 짧다. 대신 휠베이스는 2,995mm로 대형 세단에 버금간다. 카니발 휠베이스는 3090mm다.
PV5 전면 디자인은 짧은 보닛으로 인해 귀여운 얼굴이다. 상용차에 중심을 두고 개발해 디테일보다는 굵은 선과 입체감을 줬다. 에어로 다이나믹에 신경을 쓰면서 주간주행등도 기존 기아 디자인 요소인 스타맵과 거리가 멀다.
특이한 부분은 보닛이 유광 검정 플라스틱이다. 운행중 접촉 사고 등으로 깨지면 통째로 교체하면 된다. 수리비는 "기존 강철 후드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기아 관계자는 설명한다.
측면은 말 그대로 미니밴 전형이다. 전체가 면으로 보일 정도로 평면에 가깝다. 1열 벨트 라인을 확 낮춘 것이 현대차 스타리아를 연상시킨다. 미래지향적 디자인이라고 기아는 주장하지만 실제 운행해보면 불편한 부분이 더 많다. 유리창이 너무 커 고속에서는 어지러울 수도 있다. 특히 선팅이 안 됐을 경우 무척 뜨겁다. 이날 시승에서도 팔이 뜨거웠다.
후면은 말 그대로 정사각형 한 면이다. 적재를 고려한 최적의 실용 디자인이다. 테일램프 디자인을 빼면 디테일 요소는 찾아보기 어렵다. 트렁크 도어를 열면 얼마나 편안하게 적재가 가능한지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다.
카고룸 실내고는 1,520mm를 확보했다. 실제 키가 178cm인 기자가 탑승했을 때 허리를 덜 숙인 자세로 내부 작업이 가능했다. 카고룸 길이는 2,255mm 너비는 1,565mm이다.
카고는 2인승이다. 시트 뒤 적재 공간이 스틸 벽으로 막혀있다. 주행을 시작하자 금세 전기차 특유의 특징이 드러난다. 조용하면서도 매끄럽게 가속이 진행된다.
최고출력 120kW(약 163마력), 최대토크 250Nm의 구동모터는 모자람도 넉넉함도 없다. 도심에서 여유를 갖고 운전하면 딱이다. 급하게 몰아붙이거나 급가속하면 스트레스가 쌓인다. 이런 움직임과는 거리가 먼 차량이다.
카고의 두드러진 장점은 정숙성이다. 패신저 보다 훨씬 좋았다. 가장 큰 이유는 적재공간 차벽으로 인해 바닥소음 유입이 현저히 감소해서다. 패신저를 나중에 타보면서 생각보다 크게 올라오는 노면 소음에 당황했다. 승차감 역시 내연기관 기아 봉고나 현대 스타리아와 비교해보면 ‘천양지차’ 라는 표현이 딱 맞을 정도로 편안하다.
가속력은 도심 주행에서 충분한 수준이다. 시속 100km 이상 고속에서는 다소 더딘 움직임을 보여준다. 특히 시속 120km 이상에서 재가속을 진행하면 답답하다. 최고속도는 시속 135km에 불과하다. 가장 중요한 전기차 주행거리를 감안한 셋팅으로 소형 상용차에 딱 맞는 최고속도다.
주행 중 재미난 점은 핸들링이 둔탁하지 않다는 것이다. 생각보다 스티어링 반응은 정확했다. 조향 각도에 맞춰 불필요한 움직임 없이 후륜까지 따라온다. 전형적인 박스카인데도 핸들링이 나쁘지 않다.
풍절음도 잘 잡아냈다. 스티어링휠을 빼면 우레탄 재질 하나 없는 저렴한 하드 플라스틱 실내지만 카고 특성을 감안했을 때 그닥 나빠보이지 않았다. 상용차는 저렴하면서 실용성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깜짝 놀란 사건(?)은 고속도로 주행에서 발생했다. 1열 벨트라인이 낮아 왼쪽 팔걸이 위치가 도어 개폐 버튼 부위와 연결돼 수평하게 놓여있다. ADAS를 사용하면서 자연스럽게 팔을 팔걸이에 놓고 오른손으로 스티어링휠을 잡고 운전을 했다. 주행 중 운전석 창문을 열기 위해 무심코 버튼을 당겼다.
아뿔사! 당긴 버튼이 윈도 버튼이 아니라 도어 개폐 버튼이었다. 다행히 시속 100km 이상이라 문은 열리지 않았지만 경고음이 들어와 깜짝 놀랐다. 도어 개폐 장치가 윈도 버튼과 똑 같이 당기면 열리는 방식이다.
물론 크기가 다르지만 도어 잠금장치가 수평하게 같은 방식으로 위치한 경우는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 도어 개폐 버튼을 팔걸이와 같은 평면으로 배치한 이유를 이해하기 어려웠다. 더운 놀라운 사실은 시내에서 시속 60km 속도로 운전했을 때 당겼더니 문이 열려 화들짝 놀랐다.
동승석이나 2열에 탑승자를 태운 경우, 특히 아이들이 탑승해 주행 중에 이런 경우가 생긴다면..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우선 2열은 반드시 '차일드락’ 기능을 사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이번에는 회생제동 시스템 3.0을 사용해봤다. 아이페달 기능을 활성화하면 동승객이 멀미를 할 정도로 강하게 제동이 들어와 부자연스러웠다. 운전자 혼자가 아니라면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겠다. 회생제동 강도는 ‘오토’ 모드에서는 부드럽게 감속량을 자동으로 조절해준다. 회생제동은 기존 기아 전기차처럼 좌우 패들시프트로 조정이 가능하다.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은 여느 기아 차량과 비슷했다. 고속도로 차선 변경은 불가능한 HDA1 수준이다. 계기반 클러스터 화면은 7.5인치다. 크지는 않지만 깔끔하게 꼭 필요한 주행 정보를 전달한다.
16:9 비율의 12.9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는 만족감이 뛰어났다. 기아 차량 가운데 처음으로 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했다. 우선 세로가 커져 내비게이션 정보를 확인하는 데 무척 편리했다.
전체적으로 물리 버튼을 좋아하는 운전자라면 PV5에 거부감이 들 수 있겠다. 물리 버튼은 최소하면서 디스플레이 하단을 각종 기능 터치 방식으로 고정했다. 자주 사용하는 공조 조절(온도, 풍량)과 사용자가 정한 앱 3개를 상시 표시할 수 있다.
카고는 1열 좌석이 수동 조작이다. 운전석은 통풍 및 열선, 조수석은 열선만 지원한다. 전체적으로 시트가 높지만 상대적으로 대시보드도 높아 시야는 예상보다 좋지 않았다. 좁은 골목길에서는 상체를 세워야 차량 앞부분을 볼 수 있었다. 360도 어라운드 뷰 카메라를 활용하는 편이 좋겠다.
PV5는 도심 내 기동성을 고려해 최소 회전반경이 5.5m에 불과하다. 긴 2995mm의 휠베이스를 감안하면 좁은 골목에서 유용하게 U턴이 가능하다. 참고로 소형 세단은 5.0m 초반, 대형 세단은 5.0m 후반이 보통이다.
시승한 PV5 카고 롱레인지 공차중량은 1925kg에 불과하다. 전비도 고속도로 주행에서 5.5km/kWh, 정도가 나왔다. 겨울철만 아니라면 인증 주행거리 377km 이상 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PV5 패신저는 150kg 정도 더 무거운 2175kg에 달한다. 카고보다 주행 가속이나 반응은 살짝 떨어진다.
화물 적재 시 차체 후미가 과도하게 처지는 것을 방지하는 부등피치(비선형 특성) 리어 스프링이 특징이다. 여기에 배터리와 지면의 거리를 일반적인 전기차 1600mm보다 20mm더 높은 180mm 확보한 것도 큰 장점이다.
배터리 용량은 71.2kWh(롱레인지)와 51.5kWh(스탠다드) 두 가지다. PV5 패신저는 롱레인지 단일 사양이다. 1회 충전 시 최대 358km, PV5 카고 롱레인지는 377km, 카고 스탠다드는 280km의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카고 스탠다드의 경우 택배 차량으로 사용해도 충분한 주행거리다. 도심 택배 차량의 경우 하루 주행거리가 200km 내외다. 2024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차량 등록 기준 1일 평균 주행 거리는 사업용 승합차가 173.3km, 사업용 화물차가 107.1km다.
충전은 초고속 방식은 아니지만 불편함은 별로 없다. 350kW급 급속 충전 시 배터리10%에서 80%까지 약 30분에 충전이 가능하다고 기아는 설명한다.
2열 탑승은 꽤나 편리하다. 배터리팩을 얇게 깐데다 슬라이딩 도어를 열고 차에 오를 때 발 높이가 카니발과 비슷한 399mm에 불과하다. 패신저의 경우 2열 등받이 폴딩도 유용하다. 다이브 시트라 간단히 수동으로 접으면 평평해진다. 2열 시트를 접고서 선택 사양인 러기지 평탄화 데크를 장착하면 덩치 큰 성인 2명 차박도 문제 없다.
한여름 캠핑장이나 차박지에서 에어컨을 틀어 놓고 잘 수 있는 전기차만의 매력이다. 내연기관 카니발이나 팰리세이드는 꿈도 못 꿀 PV5만의 장점이다. 특이한 수납공간도 눈길을 끈다. 1열 좌우 시트 하부에 슬리퍼를 넣으면 딱 맞는 크기의 수납공간이 마련돼 있다.
PV5는 전기차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다목적 차량이다. 상용차로 개발했지만 전기차 특성을 살려 5인승 패밀리카로도 손색이 없다.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면 2인승 카고는 2800만원대, 패신저 최상위 트림은 4천만원대 초반에 구입이 가능하다.
자신만의 확실한 라이프 스타일, 특히 차박이나 캠핑 등 차량을 별도의 공간으로 쓰려는 소비자에게는 매력적인 미니밴 대안으로 충분하다. 앞으로 캠핑카 및 장애인 차량 등 여러 용도로 나올 다양한 쓰임새의 PV5가 기다려진다.
영종도= 김태진 에디터 tj.kim@carguy.kr
한 줄 평
장 점 : 토션빔인데도 예상보다 좋았던 승차감..쓰임새 훌륭한 사각형 적재공간
단 점 : 패신저 트림은 바닥 소음이 꽤나 올라온다..도어 개폐장치 위치는 꼭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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