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SUV 코나 중국서 4개월간 딱 2대 판매.. 이유는?
현대 SUV 코나 중국서 4개월간 딱 2대 판매.. 이유는?
  • 조정기 에디터
  • 승인 2019.10.08 08:00
  • 조회수 788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8년 처음 중국에 출시된 엔시노(한국명 코나)
2018년 상반기 중국에 출시된 엔시노(한국명 코나)

 

베이징현대차의 소형 SUV 코나(중국명 엔시노)가 중국 시장에서 지난 4개월간 딱 2대가 판매됐다. 무슨 일이 생긴 걸까?

2016년 이후 중국 시장에서 줄곧 내리막을 걷던 현대기아차는 지난해부터 대 변신을 꾀했다. 현대차는 스포티한 느낌을 주고, 젊은 감각을 느낄 수 있는 신차로 승부를 걸고 있다. 방향은 맞았다는 평이 나오지만 성공과는 거리가 먼 게 문제다. 베이징현대는 지난해 스포티 세단 라페스타(아반떼 스포츠 같은 중국 전략모델)를 출시해 성공을 거뒀다. 마찬가지로 지난해 4월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스포티 SUV 엔시노(한국명 코나)를 내놓았지만 실패했다. 신차인데도 올 1~5월 3000대도 팔지 못했다. 6월부터 9월까지는 고작 두 대가 팔린 것이 전부다.

중국에서 큰 인기를 누렸던 현대IX35
중국에서 큰 인기를 누렸던 현대 ix35

중국 SUV 붐에 대응이 늦었던 베이징현대차는 SUV 신차로 승부를 걸었지만 아직까지 시장 반응은 신통치 못하다.

현재 베이징현대차의 가장 큰 판매량을 기록한 SUV는 ix35(투싼과 비슷한 중국 현지모델)다. 8월에만 9403대를 팔았다.올해 1~8월 누적 8만7369대다. ix35는 혼다의 CR-V와 비슷한 사이즈로, 가격은 10만위안(한화 약 1700만원) 초반대로 가성비가 뛰어나다.

ix35의 히트는 현대차에게 양날의 검과 비슷한 모습을 보여준다. ix35가 인기를 끌면서 현대차는 중국 토종차와 비슷한 가격대의 브랜드로 떨어졌다. 프리미엄으로 중국에서 인식을 시도했던 현대차의 전략과 상반된 결과로 다른 고급 SUV판매를 저해했다는 점이다.

현대IX35에 밀려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했던 투싼
현대ix35에 밀려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했던 투싼

가장 큰 충격은 투싼 판매로 나타났다. 투싼은 베이징현대차가 이전에 가장 많이 팔았던 SUV다. 올해 1~8월까지 1만3764대에 그쳤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2%나 하락했다. ix35와 투싼은 차급이 비슷한데, 더 비싼 투싼 디자인이 세련됐을 뿐 아니라 옵션도 더 럭셔리하다. 그러나 가격은 2만 위안(한화 약336만원) 정도 더 비싼데, ix35와 비교해 그 정도 가치를 보여주지 못했고, 지난해 대규모 리콜까지 겹치면서 판매량이 뚝 떨어졌다. 투싼 뿐만 아니라, 중국 전략형 소형 SUV ix25 판매에도 심각한 영향을 줘 1~8월 1만9578대에 그쳤다. 전년 동월 대비 판매량이 54% 떨어졌다. 중형 SUV 싼타페 역시 1~8월 고작 1만208대가 팔리면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2018년 이후 중국시장 내 엔시노 판매량
2018년 출시 이후 중국시장 내 엔시노 판매량

더욱 충격적인 것은 2018년 출시한 신차 엔시노가 올해 1~8월 누적 2995대에 그쳤다는 점이다. 같은 소형 SUV 현지 모델인 ix25 판매에도 뒤진 점이다. 베이징현대는 엔시노를 출시하면서 구형인 ix25를 대체, 소형 SUV 제품 경쟁력을 높이려 했으나 사실상 실패한 셈이다.

베이징현대차가 자신했던 엔시노 엔진
베이징현대차가 자신한 엔시노 1.6 터보 엔진

지난해 엔시노를 중국에 출시할 당시만해도 베이징현대는 자신감이 넘치고 승산이 있다고 확신했다. 동력장치는 1.6 터보 가솔린 엔진과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갖춘데다 기본 가격은 12.99만위안(한화약 2182만원)으로 비슷한 크기의 경쟁 모델인 혼다 베젤(한국명 HR-V)보다 모든 면에서 우위였다. 베젤은 1.5L 터보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데다 가격도 10%나 더 비싼 13.88만위안(한화 약 2329만원)에서 시작했다. 엔시노가 참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원인은 현대 브랜드에 대한 중국인들의 인식이 예전과 달리 나빠졌다는 점이다. 중국인의 현대차에 대한 인식은 가성비가 좋고, 저렴한데도 사양이 풍부하고 디자인이 나쁘지 않은 차라는 점이다. 문제는 2015년 이후 성능과 가격 둘 다 만족을 시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엔시노 내부 모습
베이징현대차 엔시노 내부 모습

엔시노 가격은 12.99~15.59만위안(한화 약 2182만원~2616만원)인데 현재 각종 프로모션을 감안한 할인 폭이 약 1만위안 정도(한화 약 170만원)에 달한다. 수동 모델은 무려 최대 3만위안(한화 510만원)까지 할인해준다.

문제는 엔트리트림 가격이 저렴한 대신 편의장비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한국에서도 '옵션질'이라고 비난을 받는 게 경쟁이 치열한 중국에서는 독이 된 것이다. 비교적 좋은 편의 장비를 갖추려면 가격이 치솟고 할인폭도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가장 큰 무기인 가성비를 지키지 못하면서 결국 소비자의 외면을 받았다. 

중국 소비자층의 불만이 있었던 엔시노 뒷좌석
중국 소비자의 불만이 거셌던 엔시노 뒷좌석

두 번째는 주행성능 불만이다. 서스펜션이 딱딱해 승차감이 좋지 않고 뒷좌석 공간이 동급 모델보다 좁다는 평가가 나왔다.  

강력한 1.6 터보 엔진은 강점이었지만 동력 외에, 크기, 실내공간, 디자인에 있어서 엔시노는 중국 소비자의 입맛을 맞추지 못했다. 아울러 동급 토종 브랜드 SUV에 비해 비싼 가격대(13만위안,한화 2182만원) 역시 중국 소비자의 마음을 떠나게 하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은 성능 보다는 2만~3만위안(한화 약 340~510만원) 싼 것을 더 선호한다는 분석이다.

엔시노(한국명 코나) 후측면
엔시노(한국명 코나) 후측면

중국 자동차 미디어는 최근 "12만~15만위안(한화 2014만원~2518만원)의 소형 SUV 선호 조사"를 실시했다. 대상 차종은 현대 엔시노, 혼다 베젤(한국명HR-V), 도요타 C-HR, 폭스바겐의 T-Cross 등이 대상이다. 결과는 참담했다. 엔시노를 선택한 사람은 3%에도 못미쳤다. 중국에서 현대차의 위상을 보여준 셈이다. 

조정기 에디터 carguy@carguy.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