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테슬라 전용 전기차 충전소인 슈퍼차저에서 깜짝 놀랄 만한 일이 생겼다. 테슬라가 아닌 다른 메이커 전기차 충전이 가능해서다.

 유럽에 위치한 테슬라 V3 슈퍼차저에서 버그가 발생, 다른 제조사 전기차가 무료로 충전한 것이다.전기차 전문지 일렉트렉(electrek)은 "이번 사건은 단순한 버그일 뿐 실제 테슬라가 다른 전기차 충전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도했다. 

그렇다면 이번 버그는 어떻게 발생한 것일까. 

테슬라는 지난해 모델 3를 출시하고 유럽에 V3 슈퍼차저를 설치하면서 충전 표준을 통합 충전시스템(CCS, Combined Charging System)으로 전환했다. CCS는 최대 350㎾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AC와 DC 차량 커넥터를 모두 지원한다. 

테슬라의 전기차 충전 커넥터와 다른 제조사의 것이 같더라도, 슈퍼차저 이용이 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테슬라 차량이 충전을 시작하려면 슈퍼차저와 손 흔들기(handshake) 과정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슈퍼차저는 테슬라 계정을 연동한 뒤 충전을 승인하고 요금을 청구한다.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무료다.

하지만 유럽에 설치된 새로운 CCS V3 슈퍼차저에서 다른 제조사의 전기차 충전이 가능하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전기차 대여 업체 넥스트무브(Nextmove)는 직접 몇 가지 전기차로 실험을 해봤다. 

이 실험에서 넥스트무브는 폭스바겐 ID.3을 비롯해 폭스바겐 e-Golf, BMW i3, 쉐보레 오펠 암페라, 현대 코나 일렉트릭과 아이오닉, 르노 조에, 포르쉐 타이칸 충전에 성공했다. 

슈퍼차저가 테슬라 계정과 연동해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을 생략하는 오류가 발견된 것이다. 일렉트렉은 "아직 이런 오류가 수정되지 않았으며 다른 차량도 무료로 충전할 수 있다"고 전했다. 

테슬라는 과거 슈퍼차저를 다른 제조사와 공유하는 방안을 자주 암시했다. 하지만 이는 비용 분할에 대한 계약이 성사되고 나서야 실현 가능한 것이었다. 일렉트렉은 "테슬라가 다른 제조사들과 관련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소문이 여러 번 돌았지만 아직 구체적인 결과로 나온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최경헌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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