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텀시승기] 용서가 가능하다! 에어서스의 황홀한 승차감..벤츠 E220d 쿠페
[롱텀시승기] 용서가 가능하다! 에어서스의 황홀한 승차감..벤츠 E220d 쿠페
  • 임정환
  • 승인 2023.03.11 09:00
  • 조회수 6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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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현재 타고 있는 C238 E클래스 쿠페

기자는 흔히 이야기하는 “기변병”이 있는 사람은 아니다. 여러 기회 덕분에 면허를 딴 뒤 6년 동안 3대의 차를 타 볼수 있었다. 첫 차인 2007년식 기아 스포티지부터 시작해 신차로 뽑은 기아 K3 GT, 오늘 시승기의 주인공인 2018년식 벤츠 E220d 쿠페까지다.

직전 소유했던 K3 GT 5도어

이전 K3 GT는 여러모로 만족감이 컸지만 운용할 때 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가 있었다. 처음 운전의 즐거움 때문에 즐겼던 단단한 서스펜션이 대표적이다. 대학 시절 본가인 경기도 용인부터 대구 소재 학교까지 편도250km가 넘는 거리를 월 2회 이상 왕복해야 했다.

 

사진 촬영이 전공이다 보니 장거리 주행이 잦다. 자동차 동호인 등과 1년에 5만km 이상을 주행하면서 단단한 서스펜션과 부실한 NVH에서 느껴지는 차급의 한계가 명확히 드러났다.

 

아울러 아무리 노력해도 15km/L 넘기기 힘든 연비 또한 교체 이유가 됐다. 이런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가격 대비 모든 면에서 평균 이상을 해주는 훌륭한 차인 것은 분명했다.

그렇게 차의 단점이 눈에 들어올 때 즈음 차를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우선 장거리 주행의 연비를 고려해 디젤에 관심을 뒀다. 처음 BMW 3시리즈 디젤과 벤츠 C클래스 카브리올레를 두고 고민을 했다.

 

3시리즈는 연비는 확실했지만 값싸보이는 내장재 떄문에, C클래스는 가솔린 터보의 처참한 연비와 과장 조금 보태서 디젤과 비슷한 NVH를 경험하고 고민이 깊어졌다. 이런 와중에 장바구니에 없던 E클래스가 눈에 들어왔다.

고속도로를 올리면 20km/L를 넘기는 무난한 연비, D세그먼트 대비 넓은 트렁크, 이 가격대에선 찾아보기 힘든 에어 서스펜션이 매력적이었다. 우아한 곡선과 B필러가 없는 디자인도 구매욕을 자극했다.

2018년 1월식이고  2만7천km를 주행한 E220d 쿠페를 21년 7월에 5000만원에 구매했다. 신차 가격은 7190만원이다.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니 탁송기사가 내 손에 삼각별이 담긴 키를 쥐어주고 있었다. 약 1년8개월 동안 애마로 타면서 이달 현재 적산거리가 9만km에 근접했다. 그동안 느낀 오너로서 장단점을 기록해 봤다. 

전면 디자인은 기존 E클래스와 보닛을 제외하면 거의 동일하다. AMG line 범퍼가 적용돼 스포티하지만 특유의 곡선으로 우아해 보인다. 멀티빔 기능을 포함한 LED 헤드램프는 앞차가 없으면 상향등을 조사할 수 있어 시인성도 상당히 좋다. 

측면부는 E클래스 쿠페의 특징이 그대로 드러난다. 낮아진 차체와 더불어 길게 뻗은 도어와 뒷 휀더 라인은 측면의 균형미를 돋보이게 함과 동시에 차의 실루엣을 늘씬하게 보여준다.

 

CLK부터 시작된 B필러가 없는 루프라인 또한 벤츠 쿠페 라인업의 큰 특징 중 하나다. 차내에 타고 있으면 넓은 크기의 파노라마 선루프와 더불어 오픈 에어링으로 느껴질 정도로 개방감이 상당히 좋다.

 

19인치 5스포크 휠은 무난한 승차감을 제공하나 조금 작아보이는 감이 있다. 4피스톤 캘리퍼도 차량 무게 대비 조금은 모자란 느낌이다. 브레이크 캘리퍼 도장이 마치 프라이머 같아 브레이크 분진에 쉽게 더러워진다. 지인의 디테일링 샵에서 사용하는 프로용 휠 클리너로 뿌리고 브러시질을 해줘야 간신히 지워진다.

후면부는 좌우로 길게 뻗어있는 테일램프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디테일이 크리스탈 같이 반짝거려 고급스럽다. 볼륨감 있는 휀더라인과 함께 차를 더 낮고 넓어 보이게 한다. 살짝 치켜 세워 놓은 트렁크 끝단과 부드럽게 올라가는 루프라인은 차를 더 스포티하게 보이게 하는 요소다.

실내는 단정하지만 화려하다. 가로로 길게 이어진 블랙 우드트림과 이어진 2개의 12.3인치 디스플레이가 차를 더 넓어 보이게 한다.

이어진 엠비언트 라이트는 광량도 상당해 화려함을 더한다. 스티어링 휠은 D컷이라 스포티하다. 최대 단점은 열선이 없어 영하 날씨에 시동을 걸면 휠을 잡고 있기가 상당히 힘들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MBUX가 아닌 NTG5.5세대 인포테인먼트다. 12.3인치 디스플레이를 사용하고 유선 카플레이를 지원하지만 터치는 불가능하다. 사용에 불편한 부분이 꽤 많다.

 

센터페시아 중앙에 위치한 조그다이얼을 돌려 하나하나 입력할 수 있지만 답답해 사용하지 않는다. 기자 뿐 아니라 대부분 벤츠 소유주들이 최악의 기능으로 꼽는 부분이다.

 

결국 차를 세운 뒤 휴대폰으로 입력하게 된다. 순정 네비게이션은 한국에서 사용하기에 불편함이 꽤 많다. 과속 카메라 위치를 알려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입력 절차도 너무 복잡하다. 

시트는 낮은 트림이라 별다른 기능이 없다. 가죽의 질도 아주 좋진 않은 편이다. 특히 통풍시트가 빠진 것은 단점이다. 한여름에 이 기능의 부재가 아쉬웠던 적이 많다.

 

2열은 생각보단 넓다. 부드럽게 떨어지는 루프라인 때문에 방석을 깊게 파놓았다. 그래도 큰 체격의 성인이라면 헤드룸이 부족하다. 레그룸은 183cm 신장의 에디터가 앞 뒤로 앉았을 때 주먹 하나가 꽉끼게 들어간다. D세그먼트 세단 보다 살짝 넓은 공간이라고 보면 된다. 

 

트렁크 공간은 E클래스 세단보다 100L 정도 작다. 낮아진 전고 때문에 위 아래로 희생된 공간이 크다. 6:4폴딩을 지원하여 더 넓게 사용할 수도 있다.

시동을 걸면 2000cc 직렬 4기통 디젤의 소음이 확 들어온다. 동급 차종 중에선 상위권 NVH이지만 그래도 4기통 디젤의 소음과 진동은 명확하다.

 

194마력 40.8kg.m의 토크로 제로백은 7.4초다. 일상 주행시에는 부족함 없는 출력이지만 고속영역에서는 넉넉하지 않다. 6기통인 350d가 국내에 없는 게 아쉽다.

 

9단 자동변속기는 일상주행시 부드럽다. 드라이브 모드를 변경하면 나름 빠릿빠릿한 변속감을 보여준다. 중립 주행모드를 지원해 연비에도 상당히 도움이 된다. 그러나 간헐적인 1,2단 변속 충격은 이 차에서도 여전히 나타난다. 고질적인 9단 자동변속기 충격이다.

 

승차감은 탄탄한 편이지만 고속 항속주행시 에어서스 덕분에 상당히 편안하다. 속도를 올리더라도 불안함은 거의 없다. 7천만원대 신차 중에 구입이 가능한 유일한 에어서스펜션 쿠페다. 코너링은 둔한 편이다. 코너에 진입할 때 상당히 차체 거동이 굼뜨다. 1660kg의 공차중량이지만 체감은 2톤에 달하는 차를 모는 것 같다.

2018년식이라 ADAS가 없다. 전방 긴급 제동 뿐이다. 장거리 이동시 피로도가 상당하다. 기존에 타던 K3 GT가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포함한 풍부한 ADAS를 지원해 체감은 더 심하다. 

2000cc 디젤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의 효율은 상당히 좋다. 덕분에 고속 항속 주행시 연비가 20km/L 이상 나온다. 여건이 따라 25km/L도 어렵지 않다.

 

시내 주행시에도 흐름을 맞춰 무난하게 다니면 여간해선 10km/L 아래로 떨어지는 일은 거의 없다. 덕분에 톨비를 포함해도 용인에서 대구까지의 고속버스보다 비용이 적게 드는 경우가 많았었다.

에디터가 중고로 구매한 18년식 E220d 쿠페는 옵션으로 디스플레이 계기판,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되어 있다. 특히 E220d 쿠페는 년식에 따라 옵션 편차가 심하다. 디스플레이 계기판, 에어 서스펜션, 전동트렁크 중 하나는 꼭 빠져 있는 게 대다수다. 벤츠코리아의 옵션 정책이 장기간 타본 오너로서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한 줄 평

 

장점: 1억원 미만에 경험하는 에어 서스펜션, 높은 연비


단점: 사용성 최악의 인포테인먼트, 전무한 ADAS

 

임정환 에디터 jwh.lim@carguy.kr


 

2018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220d 쿠페

엔진

L4 2.0L 디젤

변속기

9단 자동

구동방식

후륜구동

전장

4,840mm

전폭

1,860mm

전고

1,440mm

축거

2,873mm

공차중량

1,855kg

최대출력

194마력

최대토크

40.8kg.m

복합연비

14.6km/L

신차 가격

719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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