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앤캡..2026년부터 물리 버튼 줄이면 안전점수 깎는 이유는
유로 앤캡..2026년부터 물리 버튼 줄이면 안전점수 깎는 이유는
  • 정원국
  • 승인 2024.03.08 08:30
  • 조회수 3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출시된 신차 대부분이 대시보드에 대형 터치스크린이 자리를 잡고 있다. 오디오를 비롯해 요즘은 공조 기능도 터치로 조작하는 게 대세다.

 

이런 신차 트렌드에 유럽의 자동차 안전을 책임지는 기관 유로 앤캡(Euro NCAP)이 반기를 들었다. 필수적인 기능에 물리 버튼이 없다면 안전등급 점수를 깎겠다는 게 핵심이다. 이 조항은 2026년 1월 부터 시행된다.

대시보드 위아래 거대한 터치스크린이 물리 버튼의 자리를 빼앗아버린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신설된 안전 조항으로 인해 다시 물리 버튼이 부활할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유로앤캡은 방향지시등, 비상등, 경적, 와이퍼 및 SOS 버튼과 같은 기능을 물리 버튼으로 남겨두지 않으면 자동차의 안전 등급을 낮출 계획이다. SOS 버튼은 유럽에서는 eCall 기능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 몇 년전 유럽연합에서 의무화됐다. 심각한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자동으로 지역 긴급 번호로 전화를 걸어 응급조치를 하는 기능이다.

모든 자동차 제조업체가 대시보드에  물리버튼을 삭제하고 대형 화면을 설치하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폭스바겐은 스티어링 휠의 스위치를 터치 타입에서 일반적인 물리버튼 형태로 바꾸는 추세다. 현대차는 부분변경 아이오닉5를 선보이면서 물리 버튼을 늘려 사용성을 개선 했다.

 

토요타는 대시보드의 단축키 레이아웃을 포기하지 않았다. 스코다는 세 개의 물리 다이얼로 간단한 조작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구시대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위트있는 디자인으로 이를 극복하는 것이 자동차 제조사의 역량인 셈이다.

유로 앤캡(Euro NCAP)의 전략개발 매튜 에이버리 이사는 "거의 모든 자동차 브랜드가 주요 컨트롤을 중앙 터치스크린으로 이동시켰다"며 "운전자가 도로에서 눈을 떼도록 강요하고 산만해질 수 있어 충돌 위험을 높이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2026년 도입되는 유로 NCAP 테스트에서는 직관적으로 물리 버튼으로 기본 기능 작동을 장려하고 전방 주시 및 집중이 가능한 안전한 운전 환경을 촉진할 것"이라고 설명헀다. 

 

디스플레이에 있는 기능을 활성화 하려면 도로에서 눈을 떼고 대형 화면 속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여러번 터치해 기능을 실행시켜야 해 때로는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다. 반면 버튼과 레버는 항상 익숙한 장소에 위치해 직관적인 조작과 촉감으로 조작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유로 앤캡이 유럽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에게 이러한 조치를 강제할 수 없다. 정부가 아닌 독립적인 충돌 테스트 기관이라 제조사에 버튼과 레버 장착을 의무화할 수는 없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자동차 제조업체가 유로 앤캡 별 5개 등급을 달성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따라서 새로운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물리 버튼을 어느 정도 사용할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유럽의 조치가 북미 및 기타 시장에 영향을 미칠지도 지켜봐야 한다. 같은 차를 생산하면서 두 개의 다른 인테리어를 만드는 것은 제조사 입장에서 큰 부담이다. 

 

CES 2023에서 BMW는 "10년 안에 물리 버튼이 없는 대형 터치 스크린은 없어질 것"이라며 "규제 당국이 이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번 유로 앤캡 조치에 따라 유럽 연합에서도 국가별로 이를 규제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번 물리 버튼 부활 조치가 올바른 안전 운전 방향이라는 점에서는 상당수가 동의할 것으로 보인다. 

 

 

정원국 에디터  wg.jeong@carguy.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