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떼고 ‘태풍’ 그대로..르노코리아 현실적 이유 세가지
‘삼성’ 떼고 ‘태풍’ 그대로..르노코리아 현실적 이유 세가지
  • 전우빈
  • 승인 2022.03.24 09:00
  • 조회수 2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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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르노삼성자동차는 '르노코리아자동차'로 사명을 변경하기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0년 7월 르노에게 삼성자동차를 매각 후 르노삼성 이름을 쓴지 22년 만이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새로운 사명과 새 로고를 선보이며 새 출발을 다짐했다. 그런데 사명에서 삼성은 지웠지만 로고는 기존 태풍 형태 그대로다. 다이아몬드 스타일의 르노 '로장주 로고'가 아니다.

한국에서만 쓰는 로고를 그대로 유지한 데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국적 불문의 신차 테스트 마켓으로서의 한국 위상에 따른 조치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르노코리아는 한국에서 중국 지리차와 볼보가 공동 개발한 친환경차를 첫 신차로 생산하게 된다. 이럴 경우 르노 로고를 쓰면 한국에서만 파는 르노 라인업이 될 수 있다. 이런 위험수를 제거하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기존 태풍 기반의 신로고를 쓰는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의 사명 변경은 예정돼 있었다. 르노삼성 지분 구조는 르노그룹이 80.1%를 나머지는 삼성카드가 보유하는 형태다. 르노삼성의 삼성 브랜드 사용권은 지난 2020년 8월 만료됐다. 르노삼성은 판매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계약 연장을 하지 않았고 삼성 또한 여러 가지 이유로 사용권 종료에 합의했다. 이후 양측은 2년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고 올 8월부터는 삼성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 또 기존 삼성자동차가 사용한 로고도 사용하지 못한다.

이번 사명 변경은 르노코리아자동차가 르노그룹 및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의 일원인 동시에 한국 시장에 뿌리를 둔 국내 완성차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공고히 한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말한다. 스테판 드블레즈 사장은 부산에서 열린 ‘뉴 스타트 뉴 네임’ 행사에서 새로운 사명과 로고를 공개하고 “새로운 회사 이름과 새롭게 디자인된 로고와 함께 르노코리아자동차는 지금까지는 없었던 새로운 역동적 시대를 향한 여정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르노코리아자동차 신규 로고
르노코리아자동차 신규 로고

로고는 태풍 디자인을 그대로 계승했다. 2D 디자인으로 바꿔 단순화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을 지우면서 로고를 그대로 잇는 배경에는 그동안 쌓아 올린 인지도를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판매량은 ‘현기(현대차, 기아)’에 많이 부족하다. ‘르쌍쉐(르노, 쌍용, 쉐보레)’로 묶어 불리며 들러리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도 1990년대 말부터 시작한 삼성자동차가 쌓아온 국산 이미지는 무시할 수 없다. 우스갯소리로 ‘똥개도 자기 집에서는 50%를 먹고 들어간다’고 한다. 장소 이점은 그만큼 크게 작용한다.

볼보 CMA 플랫폼

르노자동차코리아는 지난 1월 중국 지리홀딩그룹과 함께 친환경 차량을 2024년부터 선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부산에서 열린 사명 변경 행사에서도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자동차 대표는 지리홀딩그룹과의 관계에 대해서 언급했다. 두 회사가 내놓을 모델은 지리자동차그룹 산하 볼보의 CMA 플랫폼과 하이브리드 기술을 바탕으로 한다. 르노그룹은 차량 디자인을 맡는다. 새 모델은 볼보가 그랬듯 ‘중국산’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날 수 없다. 국내에서 생산될 예정이지만 지리자동차와 함께한다는 이유로 시작부터 멍에를 쓸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르노자동차코리아는 삼성을 완전히 지우지 않았다. 태풍 로고를 그대로 사용함으로써 중국이라는 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 2024년부터 국내 시장에 선보일 모델은 모두 르노코리아자동차 브랜드로 출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최악의 경우 판매에서 부진하면 '한국 시장에서 만의 실패'로 귀결지을수 있다는 점이다. 르노 로고를 사용하면 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출시라는 부담을 덜 수 있다. 성공하면 르노 로고를 붙여 수출하는 두 가지 노림수를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르노 조에
르노 조에

이와 함께 현재 진행 중인 투 트랙 전략도 계속 진행한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현재 수입 차량에는 로장주 엠블럼을 국내 생산 모델은 태풍 엠블럼을 달고 있다. 로장주 엠블럼은 수입차로 태풍은 국산차라는 인식을 견고히 하려는 전략이다. 한편 삼성은 삼성카드가 보유한 지분을 매각하고 완성차 사업에서 철수한다는 방침이다.  

 

전우빈 에디터 wb.jeon@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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