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9 삼각형 겹친 독특한 3스포크 휠 이유는
기아 EV9 삼각형 겹친 독특한 3스포크 휠 이유는
  • 김태현
  • 승인 2023.04.12 09:00
  • 조회수 2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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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9 20인치 휠

자동차에 있어 바퀴, 휠은 엔진 출력을 지면에 전달하고 차량 하중을 지지하는 역할 뿐 아니라 외관 디자인의 이미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휠 제작 기술이 발전하고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휠 디자인과 더욱 화려해지고 성능도 놀랍게 향상되고 있다. 

 

최근 출시된 기아 EV9 휠을 보면 지금까지 보던 평범한 형태가 아닌 삼각형 두 개를 겹친 듯한 독특한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왜 이러한 디자인을 적용하게 되었을까?

머슬카의 상징(좌:카마로 우:머스탱)도 유선형 바디를 채택하던 시기가 있었다.

1980년대 초 오일쇼크가 닥치면서 자동차의 연료 효율성이 화두로 떠 올랐다. 당시 자동차 디자인은 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에어로 다이나믹을 적극 사용하면서 크게 변화했다. 공기 역학이 나쁠 수 밖에 없던 각이 지고 장식적 요소가 많던 디자인은 대부분 유선형 형태로 진화했다. 거대하고 각진 머슬카나 대형 세단도 이런 기류를 피할 수 없었다.

 

과거 차체 디자인의 큰 변화가 있었다면 지금은 금형 기술의 발전과 공기 저항의 연구로 인해 어느정도 상향 평준화가 이루어졌다. 이제는 사소한 부분의 효율까지 중요해져 휠 디자인도 공기역학 요소가 핵심으로 떠 올랐다.  

에어로휠을 적용한 현대 아이오닉 일렉트릭

휠 디자인 영역에 디쉬 타입, 에어로 타입이라고 불리우는 영역이 있다. 마치 커다란 쟁반처럼 휠이 큰 원판에 막힌 디자인이다. 구멍이 거의 없거나 작아 공기역학에서 대단히 유리하다. 문제는 브레이크 열 방출이 제한돼 제동 성능이 저하되는 문제점이 있었다.  

 

전기차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유압식 브레이크보다 회생제동을 활용하는 전기차 특성상 디쉬 휠의 단점이 단숨에 해결됐다. 주행거리가 중요한 구매 포인트가 된 전기차 특성상 공기저항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휠 디자인 트렌드가 예전 오일쇼크 시대로 회귀하는 모양새다. 대표적으로 테슬라 모델3 휠이다.

최근 공개한 기아 대형 전기 SUV EV9을 보면 미래적 디자인과 첨단 기술이 대거 적용됐다. 전형적인 비례나 형태는 늘상 보던 각진 SUV의 모습이지만 휠 디자인만큼은 상당히 독특한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기아는 최근 전동화 모델의 디자인에 대한 방향성을 이야기하면서 휠 디자인은 EV9에 적용된 것처럼 보편적인 형태를 벗어난 디자인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EV9은 19인치, 20인치, 21인치로 3가지의 휠 크기를 선택할 수 있다. 보편적인 디자인 휠은 단 하나도 없다. 기본적으로 스포크가 넓은 에어로 타입의 디자인이지만 전체적인 형상이 과거 에어로 다이나믹의 개념이 시장에 자리 잡으면서 유행했던 3, 4 스포크 형태다.

3스포크 휠 디자인이 시도되었던 1세대 현대 싼타페(SM)
에어로 다이나믹이 특징이였던 사브의 아이덴티티였던 3스포크 휠

사실 3스포크 휠이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던 것은 아니다. 삼각형 형태가 불안정하고 방향성을 의미하기 때문에 자동차 디자인에서는 최대한 배제되는 분위기였다. 과거 현대 싼타페 1세대에 잠시 시도한 경우도 있지만 연식 변경을 거치면서 자연스레 보편적인 5스포크 휠로 바뀌었다. 그럼에도 3스포크 휠 디자인은 사이버틱한 분위기를 내 여러 자동차 업체들이 순정 휠 디자인으로 여러 번 시도했다.

4스포크의 변형형 디자인이 적용된 기아 모닝 
미니 쿠퍼 SE에 적용된 4스포크 휠, 5홀 휠이지만 4스포크 디자인이 적용되었다.

원가가 상대적으로 비싼 5홀 허브에 비해 4홀 허브는 가격이 저렴한 소형차에서 주로 쓰였다.  4홀 허브는 4개의 너트로 고정하기에 스포크도 4개가 대세로 자리를 잡았다. 대표적으로 기아 모닝, 프라이드, 미니 쿠퍼 등 소형차에서 애용하는 형태이다.

 

4스포크는 불안정한 3스포크 형태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이다. 바퀴는 자동차에서 가장 정확한 원형이라 사각형 4스포크는 다소 어색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EV9 21인치 휠

다만 EV9은 최고 트림에 사용하는 21인치 휠에는 4스포크 디자인을 접목했다. 스포크보다 림의 존재감이 더 크게 보이게 디자인을 하면서 불균형한 느낌을 최소화했다. EV9 특유의 각지고 튼튼해보이는 외관에 방패같은 든든함을 더하는 요소가 되었다.

 

그런점에서 EV9의 3, 4 스포크 휠 디자인은 미래 분위기를 내는 데 일조한다. 스포크가 중요했던 그간의 디자인 트렌드와 달리 블랙 컬러로 스포크 존재감을 줄이고 림을 다이아몬드 커팅까지 처리해 더욱 부각시켰다. 마치 바퀴가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독특한 디자인의 푸조 408

EV9을 시작으로 향후 출시될 기아의 전동화 라인업에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형태의 휠 디자인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커진 인치와 향상된 주조, 단조 기술까지 더해지면서다. 

 

지나치게 에어로다이나믹 효율성을 쫓다 보면 디자인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가 많아지기도 한다. 토요타 프리우스가 대표적이다. 미래 자동차 대세가 전기차로 굳어지는 가운데 각 제조사들이 내놓는 파격적인 휠 디자인을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김태현 에디터 th.ki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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