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폭스바겐 ID.4...완성형 최고의 데일리 전기차
[시승기] 폭스바겐 ID.4...완성형 최고의 데일리 전기차
  • 김태현
  • 승인 2023.11.24 08:30
  • 조회수 2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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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기관 시대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지금 자동차 업계를 이끌어온 유럽 브랜드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폭스바겐은 ID.4로 전기차 시대의 살아남는 해법을 발견한 모습이다. 전동화라는 추운 겨울을 지내고 있는 기존 내연기관 브랜드들에게 폭스바겐은 ID.4라는 모범답안을 제시했다.

 

ID.4는 22년 유럽시장에서 6만7천여대를 팔아 치우면서 전기차 판매량 1위를 달성한 인기 차종이다. 400km 이상의 실 주행거리와 조용한 NVH, 넉넉한 실내공간, 편안한 승차감은 패밀리카로 제격이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 8월 23년형을 출시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신규 트림 'ID.4 프로 라이트'를 추가했다. 가격은 5690만원으로 ID.4 프로(5990만원)보다 300만원 낮게 책정하면서 보조금을 꽉 채워 받을 수 있게 됐다. 라이트 트림에는 매트릭스 기능이 빠진 기본 LED 헤드램프가 적용된다. 폭스바겐의 최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 IQ. 드라이브는 기본 장착된다.

하드웨어가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지만 소프트웨어 개선으로 주행가능거리가 약 16km가 증가해 421km를 인증받았다. 특히 약점으로 지적받던 저온 주행거리가 대폭 개선되어 288km에서 389km로 늘어났다. 계절마다 기온의 편차가 큰 한국 도로 사정에 적합하게 변신했다고 할수 있다.

 

기존 폭스바겐 내연기관 모델은 직선이 강조되고 각이 진 샤프한 인상이라면 ID.4는 곡선이 가미된 부드러운 인상에 가깝다. 동급 SUV인 티구안보다 한 뼘 정도 크지만 20인치 휠과 곡선 위주의 디자인을 적용하면서 차체가 더 커보이는 효과를 준다.

 

6천만원 미만의 가격표를 붙였지만 IQ 라이트가 적용됐다. 필요한 부분만 제대로 비춰주는 지능형 헤드램프가 매력이다. 추가로 헤드램프 프로젝션이 마치 살아 움직이듯이 작동해 단순한 기계를 넘어 살아 숨쉬는 유기체로 느껴지는 독특한 경험도 선사한다.

전기차 특유의 설계로 실내공간도 넉넉하다. 휠베이스가 2766mm로 동급 전기차 대비 긴편은 아니지만 캡포워드 디자인으로 캐빈 영역을 상당부분 앞으로 밀어내 넉넉한 공간을 제공한다.

 

컵홀더의 위치를 위아래로 변경 할수 있는 점이나 페달에 그려진 일시정지, 재생 표기는 폭스바겐다운 재치를 담았다. 앞유리 하단에 위치한 LED 인디케이터는 엠비언트 라이트와 별도로 작동된다. 주행 주의 경고나 충전시 잔량을 표기하는 기능을 더했다.

 

이외에도 시간 예약 및 개별 온도를 설정할 수 있는 독립 공조 3존 클리마트로닉 자동 에어컨, 탁 트인 실내 개방감을 선사하는 파노라마 글래스 루프 등 한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편의 사양도 대거 탑재됐다. 

스티어링 칼럼에 달린 로터리식 기어레버를 앞쪽으로 돌리면 주행을 시작한다. 204마력의 출력은 뒷바퀴를 굴린다. 출력이 비슷한 코나 일렉트릭과 다르게 리니어하게 가속되는 특성을 보여준다.

 

정지 상태부터 시속 100km/h까지 가속시간은 공식적으로는 8.5초, 최고속도는 160km/h에서 제한된다. 경쟁 모델인 테슬라 모델Y RWD가 299마력, 아이오닉5 싱글모터가 225마력, 업그레이드 폴스타2가 299마력인것과 대비하여 분명히 낮은 출력이지만 일상 영역에서 충분한 수준이다.

ID.4의 가장 큰 매력은 핸들링 감각이다. 경쟁 차종대비 스티어링 타각이 꽤나 잘 돌아가는 편이다보니 회전반경이 무려 10.2m로 경쟁 모델보다 2m 이상 좁게 돌 수 있다. 시내도로에서 유턴시 상당히 편리할 뿐더러 고갯길에서도 무거운 차체를 사뿐하게 제어할 수  있다. 다만 차체의 무게 탓에 한계가 빠르게 찾아오는 편이다.

 

기어쉬프터를 다시 한 번 돌려 B모드를 활성화하면 회생제동 강도가 더욱 강해진다. 세세하게 회생제동 강도를 조절할 수는 없지만 기본보다 강력하게 개입한다. 회생제동 수준이 약한 편인데다 원페달 주행이 불가능해 정차할 때는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줘야 한다.

 

ID.4가 국내에 처음 출시됐을 때 후륜 드럼 브레이크를 탑재해 잠시 화제가 됐다. 지속적인 제동력이 부족한 드럼 브레이크 특성상 계속해서 몰아 붙일 경우 제동력이 급격히 감소할 것이라는 일부 의견이 나왔다.

시승 중 가혹 주행을 계속해도 “브레이크의 성능이 부족하다” 라는 느낌은 받을 수 없었다. 다만 제동량의 30% 수준에서 회생제동만을 사용할 때 답력이 약하고 피드백이 일정치 않은 느낌이 전해져 과격한 운전은 지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엔진 소음 및 진동이 사라진 전기차의 경우 NVH는 새로운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스케이드보드 플랫폼이 정설로 여겨지면서 차체 하부에 넓게 깔린 배터리덕에 하부 소음은 평준화가 이루어졌지만 문제는 풍절음이다.

 

ID.4는 1열 윈도우에 2중 접합 유리를, 2열 윈도우엔 일반 유리를 채택해 항속 주행시에 상당히 조용하다. 100km/h 이상으로 주행해도 풍절음 및 전기 모터의 소음은 좀처럼 실내로 유입되지 않는다. SUV의 차체 형상을 가졌지만 공기역학계수(cd) 0.28을 이뤄낸 결과다.

시승을 진행하는 동안 성큼 다가온 추운 겨울 날씨는 ID.4 저온 주행거리를 테스트하기에 적합한 환경이였다. 영상 3도에서 5도 정도를 오르락 내리락 하던 날씨에서 96% 충전 상태에서 출발해 19%가 될 때까지 시승을 진행했다.

 

약 298Km를 주행했고 계기판에는 약 90km 정도의 잔여 주행거리가 표기된다. 결과적으로 389km의 공인 저온 주행거리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제한속도 내에서 항속을 이어가자 평균 전비는 5.6km/kWh를 기록했다. 20인치 휠을 장착했지만 준수한 연비를 보여주었다.

ID.4는 2022년 처음 한국시장에 출시돼 2주만에 초도물량 1300대를 순식간에 팔아치웠다. 가장 큰 약점이던 저온 주행거리가 대폭 개선된 23년형은 비로소 한국 시장에 적합한 전기차가 되었다.

 

23년형 ID.4 가격은 프로 라이트 트림 5690만원, 프로 트림 5990만원이다. 프로 라이트와 프로 트림의 기본적인 파워트레인은 같다. 라이트의 경우 무채색 외장 컬러밖에 선택 할수 없는 점이나 밤길을 훤히 비춰주는 iQ.라이트와 트래블 어시스트, 이머전시 어시스트 등 운전자 보조 시스템과 전동식 테일게이트가 없는게 가장 큰 차이다.

 

두 트림 모두 국고 보조금과 지자체 보조금까지 합치면 4000만원 후반대에서 5000만원대 초반에 구매가 가능하다. 국산 전기차와 대등한 가격으로 즐거운 고민을 하게 만든다.



ID.4는 폭스바겐이 이제껏 잘해온 기본기에 디테일까지 더해 대중차를 넘어선 니어 프리미엄의 가치를 전해준다. 일상적인 주행 환경에서 부족함이 없는 완성도 높은 전기차를 찾는다면 ID.4를 꼭 시승해 보시라!

 

한 줄 평

 

장점 : 탄탄하면서 편안한 승차감, 짧은 회전반경의 편리함

 

단점 : 부족한 2열 승차감, 아쉬운 브레이크 피드백


김태현 에디터 th.kim@carguy.kr

 

2023 폭스바겐 id.4 프로

 

모터방식

싱글모터

배터리

82kWh

전장

4585mm

전폭

1850mm

전고

1620mm

축거

2765mm

공차중량

2144kg

최대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1.6kg.m

완충 시 최대주행거리

421km

시승차 가격

599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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