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km시승기] S클래스보다 더 편안한 2열..경쟁자 없다! 토요타 알파드
[1000km시승기] S클래스보다 더 편안한 2열..경쟁자 없다! 토요타 알파드
  • 김태진 편집장
  • 승인 2024.03.06 08:30
  • 조회수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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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드 2열에 달린 오토만 시트 가격만 1천만원이라고 하는데 장거리 시승에서 벤츠 S클래스 2열보다 더 편안할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토요타 럭셔리 미니밴 알파드 2열이 얼마나 편안한 지 체감을 해보기 위해 서울-부산 1000km 장거리를 시승했다. 1000km 주행 동안 2열에서 60% 이상 탑승해 노트북으로 업무를 보고 시트를 180도 눕혀 마사지를 받으며 취침을 해봤다.  


지난해 9월 알파드가 국내 처음 선보였을 때만 해도 최상위 트림에 9920만원 단일 가격으로 나와 성공을 거둘지 반신반의했다. 당시 짧은 시승이었지만 워낙 2열 시트가 편안해 어느 정도 반응이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했었다.  

 

알파드는 '월 50대 판매면 성공'이라는 예상을 뛰어 넘고 대박을 기록했다. 월 평균 100대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이달 현재 대기 물량만 6개월 이상 밀려 있을 정도다. 기업 의전용과 부유층의 세컨카로 상당한 수요가 있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이번 서울-부산 장거리 시승에서는 일반적으로 신차를 탈 때 체크하는 가속력, 핸들링, 승차감, 브레이킹 이런 것보다 2열 안락함을 최우선으로 진행했다. 운전의 재미나 성능보다는 2열 승차감과 안락함, 편의장비가 더 중요한 체크 포인트였다. 아울러 럭셔리 세단인 제네시스 G90, 신형 BMW 7시리즈, 벤츠S클래스 2열 탑승의  기억을 더듬어 알파드와 비교를 해봤다.

국내에 판매하는 알파드는 지난해 6월 일본서 공개된 4세대 신형이다. 2002년 일본 내수 모델로 1세대가 출시된 이래로 20년 가까이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럭셔리 미니밴의 대명사다. 4세대 알파드 크기는 전장 5005mm, 전폭 1850mm, 전고 1950mm, 휠베이스 3000mm다. 전반적으로 기아 카니발에 비해 반 뼘씩 작다. 우위를 점하는 건 높이와 중량뿐이다.


일본에서 알파드는 매년 10만대씩 팔리는 인기 차종이다. 500만엔 전후 트림이 가장 잘 팔린다. 기업용보다는 패밀리카와 레저용으로 많이 쓰인다. 특히 캠핑이나 차박용으로 대인기다. 구매 비율도 개인과 기업이 6대4 정도다. 


알파드는 그동안 대만 및 동남아 일부 지역에 소량 수출했지만 4세대로 진화하면서 한국과 중국에 수출을 시작했다. 다만 아직까지 미국 수출 계획은 없다. 한국에 들어온 최고 트림 알파드는 가족 및 레저용보다는 VIP 의전용에 걸맞는 최적의 구성이다. 

 

우선 외관이다. 알파드는 전체적으로 박스형 미니밴이지만 강렬한 디자인 포인트를 줘 최대한 박스카의 지루하고 단순한 이미지를 지웠다. 전면 거대한 블랙 글로시 메시 그릴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국내 들어온 어떤 차량보다 그릴이 거대하다. 주간주행등은 그랜저나 투싼에서 보듯 그릴을 살짝 파고든다.

 

여기에 트리플 LED 매트릭스 헤드램프는 날카로운 인상을 더한다. A필러에 큼지막하게 달린 델타 글래스는 시야 확보에 상당히 도움이 된다. 측면은 표범이 사냥을 위해 잔뜩 웅크린 듯한 역동적인 느낌의 크롬 가니쉬와 근육질 곡선이 어우러진다. 여기에 폭이 엄청난 2열 슬라이딩 도어 판넬은 밋밋해 보일 수 있는 단점을 상쇄한다. 

후면은 신형 싼타페에서 보듯 수직으로 떨어진 직사각형 테일 게이트와 흡사다. 강인한 테일램프와 리어 윙루프와 그 속에 숨겨진 리어 와이퍼가 인상적이다. 박스카 디자인의 최대 약점인 후면을 생각보다 날렵하고 보기 좋게 처리했다. 

 

블랙 하이글로시 안에 알파드 영문 레터링도 큼지막하다. 특이하게 트렁크 개폐 버튼이 우측 측면에 달려 있다. 워낙 테일 게이트가 커서 일반적인 중하단에 버튼을 달고 열면 뒤로 물러서야 하기 때문이다.


1열 도어를 열고 운전석에 앉았다. 손이 닿는 곳 대부분을 가죽으로 마감했다. 시트는 고급스런 나파가죽 소재다. 감촉뿐 아니라 착좌감도 좋다. 열선과 통풍 및 메모리 기능을 지원하지만 허리 및 허벅지 지지대는 없다. 2열 VIP 고객을 위한 운전 기사 전용 시트임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장거리 운전을 해본 결과 1열 시트는 상당히 편안했다. 차고가 높아 시야도 좋았다.


우드패턴 가니쉬를 적용한 3 스포크 스티어링 휠도 상당히 고급스럽다. 14인치 센터 디스플레이와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은 크라운 크로스오버에서 본 것과 똑같다. 아쉬운 부분은 글로브 박스나 센터 콘솔 안쪽에 부드러운 융 같은 소재로 마무리하지 않고 플라스틱 그대로다. 

알파드의 진수는 2열이다. 우선 좌우 전동식 슬라이딩 도어가 무척 넓게 열린다. 박스카의 강점을 제대로 보여준다. VIP가 허리를 구부리지 않고도 탑승이 가능하다. 타고 내리는데 무척 편안하다. 특이하게도 B필러 아래 도어에 달린 세로 형태의 손잡이 길이가 무려 80cm가 넘는다. 신장에 관계없이 어느 위치에서나 편하게 잡을 수 있다.

 

토요타 특유의 디테일이다. 몸이 불편하거나 나이가 많이 든 노인이 탑승할 때 편안한 기능이다. 다리 받침을 포함한 2열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시트는 오토만 제품이다. 착석하면 우선 나파가죽 촉감이 매우 부드럽다. 쿠션감도 적당히 푹신하다. 하단 쿠션 부분에는 체중의 압력을 분산하는 우레탄 소재를 적용했다.

 
토요타 최초로 등받이와 암레스트 부분에 저반발 메모리 폼 소재를 사용해 몸으로 전달되는 진동을 최소화했다. 2열 시트는 전동 슬라이드 및 수동 슬라이드 기능을 모두 달았다. 빠르고 편리하게 시트 포지션을 조절할 수 있어 3열 승하차가 편리해진다. 


도어 천장에 달린 손잡이 길이가 40cm가 넘는다. 이유인 즉 2열 시트가 무려 480mm까지 앞뒤로 롱슬라이딩이 가능해 탑승객이 누웠을 때도 손잡이를 잡을 수 있게 배려했다. 2열 열선을 작동하면 시트뿐 아니라 좌우 팔걸이까지 따뜻해진다. 이번 서울-부산 왕복할 때 팔을 올리고 단잠을 잘 수 있던 장점 중 하나다.  

 

시트 조작은 암레스트에 달린 버튼으로 가능하지만 팔걸이 앞에 달린 스마트폰처럼 생긴 무선 터치 패드로 완벽하게 조작할 수 있다. 180도 풀플랫부터 마사지는 물론이고 온도조절, 무드 조명, 선쉐이드 및 각종 오디오도 컨트롤한다. 

 

재미난 것은 터치 패드에서 ‘드림’ 모드를 선택하면 실내조명이 컴컴해지면서 천장 선루프가 자동으로 닫힌다. 아울러 2,3열 전동 커튼이 위에서 아래도 내려오고 시트도 누울 수 있게 바뀌면서 취침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꼭 무슨 호텔 방에 들어온 느낌이다. 3열 공간도 꽤 넓다. 성인 2명은 편안하게 탑승할 수 있다.

주행 중 2열에서 1시간 정도 노트북으로 업무를 봤다

문제는 3열을 사용하면 트렁크 공간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테일 게이트를 열면 긴 우산 두 세 개를 넣을 수 있을 뿐이다. 평상시 2열 VIP만 탑승할 때는 3열은 접어서 좌우 양쪽에 수납할 수 있다. 이럴 경우 골프백 4개 이상이 넉넉하게 들어간다. 사실상 3열은 비상용으로 볼 수 있다. 일본에서는 주로 수행 비서가 3열에 탑승한다.  

 

시동을 걸고 주행에 나섰다. 초반 가속 승차감은 역시나 예상대로 무척 부드럽다. 그렇다고 하이랜더 SUV처럼 물컹거리지 않는다. 전자식 주파수 감응형 서스펜션이 노면 요철에 따른 진동을 제대로 걸러준다.

 
오토만 시트 탑재로 중량이 무려 2.3톤인데 초반 가속력은 나쁘지 않다. 중고속에서도 문제가 없다. 시속 140km를 넘어서면 풍절음이 꽤 들어온다. 알파드 특성상 고속 주행보다는 시속 110km 이내에서 정속주행을 할 때 승차감이나 정숙성이 최고 수준이다. 

 

반자율주행 ADAS를 시속 110km로 설정하고 주행을 해봤다. 차선 유지를 곧잘 해낸다. 2열 승객이 거북하지 않게 앞 차량이 정차를 하면 부드럽게 감속을 해낸다. 아울러 코너에서도 제대로 차선을 유지하면서 돌아나간다. 차선유지부터 거리 유지 및 정차까지 수준급 기능을 보여준다.  

바닥 소음 유입은 윈드실드 및 1열과 2열 측면에 어쿠스틱 글래스, 이중 실링 슬라이드 도어를 적용해 최소화했다. 노면 같은 외부 소음은 제대로 잡아낸다. 대신 가속을 위해 악셀을 밟으면 운전석에는 엔진과 eCVT소리가 꽤 유입된다.

 

특이하게도 2열에서는 이런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다. 정말 2열 전용 차량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순간이다. 코너링은 반드시 사전에 브레이킹을 확실하게 해야 롤링을 방지할 수 있다. 고속에서 갑작스런 레인 체인지를 하면 차고가 높은 MPV임을 감안했을 때 준수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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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열 시트에 달린 무선 패드

파워트레인은 익히 아는 2.5리터 자연흡기 가솔린 하이브리드다. 전기모터를 결합해 시스템 총 출력 250마력을 발휘한다. 토요타가 오랜 기간 숙성 시킨 파워트레인으로 글로벌적으로 신뢰성이 상당하다. 여기에 후륜을 전기 모터로 구동하는 사륜구동 E-Four 시스템을 탑재했다. 전·후륜 모터를 활용해 트랙션을 컨트롤한다. 빗길이나 거친 노면에서 주행 안정성을 높이는 비결이다. 


공인 연비는 13.5km/L다. 실제 덩치 큰 성인 3명이 탑승하고 서울-부산 1000km 를 주행하면서 고속도로에서는 주로 ADAS를 사용해 운전을 했다. 그 결과 고속도로 연비는 12.8km/L가 나왔다. 전체적으로 비가 오고 횡풍이 강했지만 예상보다 나쁘지 않았다. 100km 시내 주행에서는 14km/L가 나왔다. 시내 연비가 더 좋은 토요타 하이브리드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준 결과다.


국내에서 알파드 경쟁자를 굳이 따진다면 지난해말 나온 7인승 카니발 하이리무진 하이브리드가 될 수 있다. 가격은 7천만원대다. 공간은 카니발 하이리무진이 더 넓다고 볼 수 있다.

 

알파드는 2열의 넓은 거주공간과 안락함, 승차감은 국내 어떠한 차량도 따라오기 힘든 ‘NO.1’ 이다. 물론 S클래스나 G90 2열 승차감도 좋지만 알파드는 미니밴 특유의 탁 트인 쾌적한 공간과 완전히 누울 수 있는 오토만 시트의 180도 풀플랫 기능은 압도적이다. 특히 2열 공기압을 이용한 `마사지(릴랙세이션)’ 역시 지금까지 타본 차량 중에 최고 점수를 줄 수 있을 정도로 시원한 마사지가 가능했다. 


주행성능은 어떨까. 미니밴을 고려하면 꽤 괜찮은 가속력과 코너링 성능을 보여줬다. 중량이 2.3톤에 달하고 차고가 1900mm가 넘어 제대로 브레이킹을 하지 않고 코너에 진입하면 롤링도 느껴졌다. 하지만 2열 VIP를 감안하면 절대 이렇게 운전을 해서는 안되는 차량이다.

 

알파드 서울-부산 왕복 장거리 시승을 끝내고 내린 결론은 이렇다. 2열 시트의 안락함과 넓은 실내공간과 럭셔리한 인테리어, 급급 편의장비를 고려하면 대기업이나 특급 호텔의 의전용으로 안성맞춤이다.

 

더 이상적인 것은 하루 출퇴근 시간이 왕복 2시간 정도 걸리고 기사를 두고 타는 경우다. 1시간 정도는 노트북으로 이메일 체크 같은 업무를 하고 1시간은 편안하게 누워 잘 수 있는 용도로 중견기업 사장님 차로서 최적이다.


한 줄 평

장 점 : 장거리를 갈 때 2열 안락함은 경쟁자가 없다..곳곳에 보이는 디테일과 노하우

단 점 :  가속 시 엔진음과 e-CVT 소음이 운전석에서 거슬린다

 

김태진 편집장 tj.kim@carguy.kr

 

토요타 알파드

엔진

2.5L 가솔린 하이브리드

변속기

무단 변속기 (e-CVT)

구동방식

사륜구동 (E-Four)

전장

5005mm

전폭

1850mm

전고

1950mm

축거

3000mm

공차중량

2330kg

시스템 총 출력

250마력

최대토크

24.4kg.m

복합연비

13.5km/L

시승차 가격

992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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