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볼보 PHEV 탈만하네! XC60 T8 리차지..경제성과 럭셔리 챙긴 팔방미인
[시승기] 볼보 PHEV 탈만하네! XC60 T8 리차지..경제성과 럭셔리 챙긴 팔방미인
  • 정원국
  • 승인 2024.03.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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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시장 판도가 뒤바뀌고 있다. 소위 벤비아(벤츠,BMW, 아우디)로 불리는 독일 3사가 판매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과거와 달리 아우디 판매가 급락하면서 다양한 브랜드가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볼보는 그 중에서도 돋보인다. 올해 볼보코리아는 세일즈, 서비스, 네트워크에 1000억원을 투자하면서 아우디를 대신해 3위 자리에 도전한다. 

 

볼보 라인업중 가장 인기가 높은 모델은 단연 중형 SUV XC60이다. 작년 한 해 동안 볼보 전체 판매량의 34%를 차지한 5831대가 팔려나갔다. 볼보는 모든 내연기관 라인업에 2.0L 4기통 터보 엔진을 기본으로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결합하거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트림간 차별화를 꾀한다.

 

XC60은 파워트레인으로 구분할 때 250마력을 내는 B5, 300마력을 내는 B6 마일드 하이브리드 라인업이 가장 인기다. 여기에 최상위 T8 리차지 트림은 PHEV로 고출력 모터와 결합해 시스템 총 출력 455마력을 낸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가장 상위 모델인 T8 리차지다. 2.0L 터보 엔진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결합해 약 60km 정도는 전기차처럼 운용할 수 있다.

XC60은 외관에서 도시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SUV지만 바디 클래딩을 차체 색상과 동일하게 칠했다. 군더더기 없는 현대적인 디자인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전면은 토르의 망치에서 영감을 얻은 볼보의 아이덴티티인 T자형 DRL가 좌우로, 세로형 패턴 그릴 중앙에는 볼보의 아이언 엠블럼이 자리했다. 2017년 처음 출시되어 햇수로 7년차에 접어들지만 올드한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다. 여전히 신차 느낌이 난다.

 

24년형으로 바뀌었지만 외관에서 찾아볼 수 있는 변화는 휠 디자인 정도에 그친다. 공기역학에 유리한 막힌 디자인의 휠을 적용하고 머플러 팁을 숨기고 크롬 몰딩을 두르는 등 전기차에 주로 쓰이는 디자인이 채택되어 전동화에 가까운 모델임을 암시한다. 플러그인 모델이기에 운전석 앞 휀더에 전기 충전용 포트가 자리하고 있다.

측면은 전형적인 중형 SUV다. 전륜구동을 기반으로 하다 보니 프론트 오버행이 긴편이지만 매끄럽게 다듬었다. 안전의 볼보 답게 B필러가 비교적 두꺼워 2열 도어 면적이 작은 편이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2열 시야가 좋지 않고 창문이 열리는 면적도 작다. 

후면에서는 볼보 특유의 세로형 리어 램프가 길게 자리를 잡았다. 트렁크 하단에서 ’ㄴ’자로 파고들어 XC60만의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내연기관이지만 머플러 부분을 완전히 숨겨 친환경 차량임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으면 세로형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와 디지털 클러스터가 반겨준다. 2017년 첫 출시했을 때와 큰 구성의 변화는 없지만 티맵 오토를 필두로 UX/UI가 크게 개선됐다. 터치 반응 속도와 사용성이 좋아졌다. 아울러 여러가지 앱 크기도 적절하게 키웠다.  

 

9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를 적용하고 하단에 컨트롤 패널을 간략하게 담아 물리 버튼을 최소화했다. 음량 조절, 성에 제거, 비상등과 같이 운전 중 즉시 작동해야 하는 부분만 물리버튼으로 분리해놨다. 각 버튼의 조작감이 분명하고 질감이 좋아 고급스럽다.

 

T맵 오토를 지원하는 볼보의 9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는 빠른 터치 반응과 좋은 해상도가 장점이다. 계기판과 연동되는 내비게이션 또한 운전 편의성을 높여준다. 또 연식변경부터 적용된 NUGU 오토는 구글 캘린더를 연동해 일정을 띄워주거나 날씨를 보여주고 루틴 기능을 통해 운전자가 설정한 기능을 자동으로 활성화 해준다. 자동선곡 기능도 제공한다.

 

가령 운전자가 아침이나 밤에 시동을 걸고 출발하면 열선시트와 열선핸들을 자동으로 켜준다거나, 아침에 출근길에 나설때 캘린더에 연동된 일정을 브리핑해주는 식이다. 정신없이 바쁜 현대사회의 직장인에게 소소한 도움이 되는 기능이다.

XC60에 적용된 바워스&윌킨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은 차대를 울림통으로 활용할 수 있게 설계했다. 기계적 공진을 완벽에 가깝게 제거하도록 개발된 컨티뉴엄 콘과 앰프, 실내 소음을 제거하는 노이즈 캔슬레이션 기능과 재즈클럽 모드를 지원한다.

스티어링 휠, 시트를 비롯한 손이 닿는 거의 모든 부분에 부드러운 질감의 가죽을 사용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물씬 풍긴다. 리얼 크리스탈로 제작된 전자식 기어노브는 조명이 들어온다.  

 

시승차는 실내를 베이지 나파가죽을 기본으로 천연우드로 치장했다. 블랙 하이그로시와 메탈 그레인을 적절히 사용해 차분하면서 도시적인 분위기다. 요즘 유행과는 다르게 엠비언트 라이트가 적용되지 않은게 흠이다. 대신 도어트림, 천장램프에서 무드램프를 비춰 라운지 감성의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1열 운전석 시트는 열선, 통풍, 마사지 기능을 지원한다. 탄탄한 쿠션감을 가졌지만 최적의 설계를 통해 장거리 주행시에도 부담이 적고 부가기능이 많다는 점은 경쟁 차종에 비해 큰 장점이다. 시트 하단의 토글 스위치를 조작하면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에 마사지, 볼스터 조정 등의 메뉴가 표기된다. 

 

볼보의 전 라인업이 공용으로 사용하는 스티어링 휠은 적당한 두께감을 갖췄고 리모콘 버튼의 직관적인 조작 방식은 사용하기 간편했다. 400마력이 넘는 고출력인데 패들 시프트가 없어 아쉬웠지만 볼보의 고출력 라인업은 퍼포먼스보다는 쾌적한 주행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단점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2열시트는 헤드룸과 레그룸이 넉넉하지만 시트 길이가 짧아 덩치가 큰 성인 남성이라면 불편할 수도 있겠다. 또한 열선 시트 기능을 지원한다. 등받이 각도가 서 있고 각도 조절이 불가능한게 아쉽게 느껴진다. 1열 시트 하단 공간을 넉넉하게 확보해 발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정숙한 1열과 달리 2열은 어느정도의 소음이 유입되는 편이다. 급가속시에는 배기음이 유입되고 바닥 소음이 올라온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이지만 트렁크 영역을 온전히 사용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XC60에 적용된 SPA 플랫폼은 차체 중앙을 가로지르는 센터터널에 배터리를 장착할 수 있는데 덕분에 트렁크 공간은 동급 내연기관 모델과 비슷한 수준이며 차량의 무게중심을 최대한 차체 중심으로 몰아넣는 역할을 한다.

 

러기지 스크린이 기본 장착된 점도 장점이다. 각도를 조절할 수 있어 높은 짐을 싣고도 탑승석과 트렁크를 분리할 수 있다. 다만 러기지스크린을 제거한 뒤 차량 내에 수납할 공간이 없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2.0L 가솔린 터보 엔진은 317마력을 낸다. 여기에 18.8kWh급 배터리는145마력의 전기모터와 결합돼 시스템 총 출력이 무려 455마력에 달한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4.8초만에 가속한다. 엔진가동 없이 전기만으로 60km를 주행할 수 있어 실질적인 출퇴근 환경에서는 전기차처럼 운행할 수 있다. 

 

전기만 사용하는 퓨어 모드에서는 오로지 뒷바퀴에 위치한 모터만 작동시킨다. 슬립을 감지할 때만 전륜을 개입시킨다. 차체 중앙에 별다른 드라이브 샤프트 없이 모터를 기반으로 사륜구동을 구현한 점은 토요타 E-four와 유사한 개념이다.

시승하면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조용하면서도 강력한 파워트레인이다. 엔진 자체만으로도 317마력을내 는 2.0L 4기통 터보 엔진은 특유의 진동, 소음이 잘 느껴지지 않으며 전기모드로 주행하다가 엔진이 개입해도 별다른 이질감도 없다.

 

일상적인 환경에서의 운전 감각이 매우 부드럽고 편안했다. 총 출력 455마력이 온전히 쏟아지지는 않지만 안정적이고 정적으로 다가온다. 그러다가도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제한속도까지 매우 빠르게 도달한다. 

 

서울 도심에서 출퇴근 시간 동안 약 200km정도 운행했다. 주행의 절반 이상을 배터리 없이 하이브리드 모드로 주행했다. 평균 연비는 13.4km/L가 나왔다. 2.1톤의 무게를 감안하면 준수한 편이다. 배터리를 완전히 충전한 상황에서는 더욱 높은 연비를 기대할 수 있겠다. 

 

승차감은 탄탄한 편이지만 불편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방지턱을 넘을 때도 깔끔하게 착지하고 출렁이는 모습이 없다. 요철을 지날때도 신경질적으로 반응하기보다 적절한 피드백을 전달하는 수준에 그친다. 

후륜에 코일 스프링 대신 판스프링의 형태의 리프스프링이 적용되었음에도 코너링 성능은 산뜻하다. 2톤이 넘지만 회두성이 좋고 차체를 제어하는 반응 역시 기민해 빠른 속도로 코너에 진입해도 안정적인 트랙션을 보여준다. 

 

PHEV는 일상적인 도심 주행에서는 전기차처럼 활용이 가능하다. 61km 수준의 전기모드 주행거리는 일반적인 수도권 출퇴근 영역을 충분히 커버한다. 장거리 여행을 떠날때는 충전 스트레스 없이 하이브리드차 처럼 운용도 가능하다. 고급스럽지만 사치스럽지 않고 부드럽지만 탄탄하다. 볼보가 그리는 패밀리카의 정석이 어떤 모습인지 단번에 느낄 수 있는 모델이었다. 

 

볼보만의 안전철학, 수준 높은 디자인을 기본으로 매력적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까지 더해 더욱 완벽해졌다. XC60 T8 리차지는 완전한 전기차의 시대 직전에 볼보만의 프리미엄 감성을 누릴 수 있는 완벽한 패밀리카다.

 

한 줄 평

 

장점: 고급스러운 소재와 실용적 공간, 넉넉한 전기모드 주행거리

 

단점:  1열 대비 2열 방음이 미흡하다

 

 

정원국 에디터 wg.jeong@carguy.kr

 

XC60 T8 리차지

엔진

2.0 가솔린 터보

변속기

자동 8

구동방식

4륜구동

전장

4170mm

전폭

1900mm

전고

1645mm

축거

2865mm

공차중량

2160kg

엔진출력

317마력

전기모터출력

138마력

시스템총출력

455마력

최대토크

40.8kg.m(모터: 31.5kg.m)

복합연비

11.7km/L

시승차 가격

864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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