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볼보 SUV EX30에 네모는 없다..0.26 공기역학 비결
[인터뷰] 볼보 SUV EX30에 네모는 없다..0.26 공기역학 비결
  • 김태진 편집장
  • 승인 2023.11.30 08:30
  • 조회수 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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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30은 소형 SUV이지만 전면에 네모로 각진 곳이 전혀 없다. 특히 헤드램프가 이어진 곳을 부드러운 곡선으로 디자인해 공기역학계수 0.26Cd를 달성했다. 실내는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고정 관념을 버리고 스마트하게 부품을 덜어냈다. 대표적으로 4개 도어에 달린 스피커를 모두 제거하고 대시보드 앞쪽에 길다란 사운드 바로 통합해 최상의 음질과 넓은 공간, 수납 포켓까지 모두 확보했다.(티 존 메이어 볼보 EX30 디자인 총괄)”

볼보 EX30 티 존 메이어 디자인 총괄
볼보 EX30 티 존 메이어 디자인 총괄

볼보 소형 전기 SUV EX30의 한국 출시차 방한한 티 존 메이어 EX30 디자인 총괄은 29일 서울 성수동 피치스 도원 EX30팝업스토어에서 진행한 미디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EX30은 볼보의 모회사인 중국 지리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SEA)으로 개발한 첫 전기 소형 SUV다. 

 

EX30은 소형급이지만 전기차 플랫폼 특성상 넓은 실내공간을 확보해 2열 좌석에 덩치 큰 성인 2명이 타도 넉넉한 공간을 뽑아냈다. 아울러 오래봐도 질리지 않는 스칸디나비안 디자인과 미래 지향적인 럭셔리한 인테리어, 안전 기술과 편의 사양 등 모든 분야에 혁신적인 요소를 담은 것이 특징이다.

 

메이어 디자이너는 미국 출생으로 카네기멜론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졸업하고 캘리포니아 아트센터칼리지(ACCD)에서 자동차디자인을 전공했다. 이후 2005년 포드에 입사했다가 2011년 볼보로 이직, 스웨덴 볼보 디자인센터에서 익스테리어 디자이너로 근무하고 있다.

메이어 디자이너가 보여준 EX30 전면,후면 디자인 요소

그는 "EX30의 전면은 T 모양의 토르의 망치와 이를 연결하는  '┗┛' 모양의 블랙 하이그로시, 후면은 귀를 세운 듯한 직사각형 디자인 요소가 볼보 고유의 디자인 요소로 남을 것"이라며 사진을 보여줬다.

 

다음은 티 존 메이어 디자이너와 일문일답

Q. 인테리어에서 수평 대시보드, 수직 에어벤트가 인상적이다. 지금까지 보지 못한 디자인 요소인데 어떤 테마에서 영향을 받았나?
에어벤트는 마치 떠 있는 듯한 블레이드의 형상을 차용해 전통적인 베젤 디자인과 결을 달리 했다. 얇은 수직 형태의 에어벤트는 프리미엄 감성을 주고 공기 흐름을 원활하게 한다.

볼보 EX30 티 존 메이어 디자인 총괄

Q. 센터 디스플레이오 모든 물리버튼을 통합한 기능은 테슬라와 비슷한 느낌이 있다. 추가로, 일체형 사운드바는 어떻게 사운드 입체감을 구현하는가?

레이아웃의 경우 중앙 집중화라는 뚜렷한 테마 아래 디자인했다. 예를 들어 글로브박스를 중앙으로 옮긴 것은 운전할 때 반대쪽으로 손을 뻗을 필요가 없이 접근성이 좋아지고 조수석 무릎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글로브박스 버튼이 핸들 아래에 있으면 몸을 기울여야 해 운전자와 가까운 스크린에 버튼을 배치했다. 세로형 디스플레이는 주행 관련 정보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사운드바는 홈 오디오 시스템에서 영감을 받았다. 앞유리 하단에 위치해 유리를 타고 사운드가 물 흐르듯 차량 전체에 입체적으로 전달된다. 앞자리와 뒷자리에 직접 타보며 EX30의 사운드를 들어봤다. EX30의 사운드 퀄리티는 놀랍다고 자신할 수 있다.

 

Q. 디스플레이로 모든 기능을 통합해 물리버튼이 거의 없는데.
물리버튼의 경우 핸들에도 볼륨 조절, 맞춤형 숏컷 등의 버튼이 배치되어 있다. 또한 센터 스크린 홈버튼 위의 컨텍스추얼 바를 통해 운전 상황에 맞는 숏컷 버튼을 노출시켜 줘 운전자가 원하는 버튼을 매번 찾을 필요가 없다. 예를 들어 주차 상황에서는 트렁크 버튼을 노출시키고, 주행 중에는 사이드 카메라를 보여준다. 

 

Q. 익스테리어에서 브랑쿠시 조각가와 SF 헬멧 영향을 받았다고 했는데.
브랑쿠시는 하나의 덩어리를 가지고 조각을 해나가는데 있어서 마스터라 할 수 있는 작가다. 계란 모양의 형태를 잘라 측면을 보여주는 작업이 인상 깊었다. EX30의 도어 아래쪽에도 비슷한 방식을 차용했다. 이러한 디자인 언어를 통해 견고하면서도 안전한 느낌을 표현했다. 

 

스타워즈 만달로리안 헬멧에서 영감을 받은 프론트 그릴은 차갑고 딱딱한 얼굴이 아닌 인간적이면서도 자신감 있는 캐릭터를 표현하고자 했다. 그릴이 없는 얼굴을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곳에서 영감을 얻었다. 내연기관 차량에 있던 그릴을 없애는 건 디자인 측면에서 일종의 과제다. 전기차에는 라디에이터가 없으니 ‘형태가 기능을 따른다’는 원칙에 따라 그릴을 없앴다. 동시에 공기를 통하게 하는 하부 부분은 입처럼, 토르의 망치는 마치 눈처럼 표현을 해 인간적인 디자인을 나타냈다.

Q. 전면 토르의 망치를 기존 직선에서 도트 디자인으로 바꾼 이유는?  친환경 규제가 강화돼 외장 크롬 도금을 사용하기 어려워진다. 크롬 치장을 고급스럽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는데 의견은.

2014년 도입한 토르의 해머는 처음에는 아주 솔리드했지만 전기차 EX90 이후부터는 디지털 느낌을 더하기 위해 도트 디자인으로 전환했다. 이 디자인은 테일램프와도 연관성이 있다. C40 이후 세그멘테이션을 진행하면서 별도로 테일램프를 분할해야 했다. 테일램프 분할을 창의적으로 이뤄내며 아래, 윗부분이 조화롭게 디자인했다.

 

번쩍이는 느낌을 주는 크롬 요소를 없앴지만 대신 윈도우 쪽에 블랙 하이그로시로 번쩍이는 치장을 더했다. 좀더 EX30에 어울리는 모던하고 스포티한 느낌을 가미했다. EX30의 블랙 루프 역시 좋은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본다. 

Q. 소비자들은 기존의 전통적인 가죽 소재가 없다는 걸 아쉽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노르디코를 예를 들어 보겠다. 가죽의 장점인 부드럽고 쉽게 닦을 수 있는 특성을 그대로 이으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였다. 또한 울 혼방의 경우 겨울에 따뜻하고, 여름에 시원한 느낌을 부여한다. 이러한 새로운 시트 속성이 프리미엄함을 대체할 수 있다.
 

EX30을 타는 고객들은 지속가능성에 많은 신경을 쓰는 고객층이기도 하다. 색상, 소재, 마감 등의 분야에 있어서도 의류업계의 영향을 받는 등 전통적인 자동차 업계의 아이디어를 벗어나 다양한 아이디어를 채용했다. 이를 통해 과거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솔루션을 적용할 수 있다. 시트에 앉아보면 마치 수트를 입은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직물 소재는 볼보자동차의 테크펀드에서 투자한 회사에서 제작한 것이다. 아마는 리넨 식물에서 추출한다. 이 소재는 생산 과정에서 폐기되기도 하는데 볼보는 여기에 새로운 목적성을 부여해 재탄생시켰다. 아마는 매우 경량 소재라 전기차에 적합하다. 

 

Q. 도어 핸들에 플러시 타입 대신 기존 방식을 사용했는데 공기역학은. 2열 벨트라인이 치켜 올라간 것은 볼보 SUV 라인업의 캐릭터인가.

전기차를 만드는 데 있어 공기역학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지만 가장 중요한 건 밸런스다. 지금의 도어 핸들은 견고하고 심플해서 EX30의 캐릭터와 어울린다. 플러시 타입을 적용해도 공기역학에 많은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굳이 도어 핸들을 없앨 필요성은 느끼지 못했다. 

 

치켜 올라간 벨트라인은 볼보 SUV의 시그니처다. 직선보다 더욱 역동적이고 일관된 이미지를 선사한다. 볼보는 멀리에서도 볼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토르의 망치도 마찬가지다. 수직 테일램프도 볼보의 특징일뿐 아니라 가시성도 좋아 더 안전해 EX30에서도 적용했다.

 

자동차 디자이너로서 DNA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은 도전 과제와 같다. 브랜드의 DNA는 마치 요리 재료와 같은 것이다. 디자이너의 창의성을 발휘해 재료를 요리해야 하는 셈이다. 볼보의 디자인 DNA에 디자이너의 창의성을 가미해 새로운 요리가 탄생한다.

요아킴 헤르만손 볼보 EX30 상품개발 리더<br>
요아킴 헤르만손 볼보 EX30 상품개발 리더

이날 인터뷰에는 EX30 상품 기획을 총괄한 요아킴 헤르만손 리더도 참가했다. 그는 스웨덴 차머스공과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2000년 볼보에 입사해 줄곧 상품기획을 담당했다. 

 

그는 “EX30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개발해 동급 내연기관 차량보다 실내공간을 훨씬 넓게 뽑아낼 수 있었다. 한 등급 위인 XC40과 비교해도 실내 공간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터리 역시 69kW 용량을 장착했지만 무게가 400kg에 불과해 내연기관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보다 경량화에 성공했다”며 “배터기 기술이 놀랍게 발전하고 있어 앞으로 전기차는 더욱 경량화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30 시트에는 처음으로 소나무에서 짠 오일로 만든 친환경 직물시트가 적용됐다. 가죽 시트는 과감하게 옵션에서 제거했다. 열선은 있지만 통풍 기능이 없다. "친환경 직물시트라 통풍 기능을 넣지 못했냐"는 질문에 그는 “처음 적용한 소재라 밴틸레이션 통풍 기능에 대한 내구성 및 기술 시험을 하고 있어 앞으로 다른 차종에는 통풍 장착이 가능할 것”이라며 “EX30은 B세그먼트 소형SUV라 처음부터 통풍 기능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기차는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시동을 걸고 에어컨을 작동시킬 수 있어 특별히 통풍 기능을 커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30의 가장 큰 매력은 가격이다. 전기차 보조금 100%를 확보할 수 있도록 기본 트림이4945만원부터 시작한다. 수도권에서 보조금을 받으면 프리미엄 전기차를 4000만원대 초반에 구입이 가능하다. 최상위 트림도 보조금 100% 구간인 5516만으로 책정됐다.

 

김태진 에디터 tj.ki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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