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위기의 아우디, 독3사 깨졌다..월 1천대도 못판다
[취재수첩] 위기의 아우디, 독3사 깨졌다..월 1천대도 못판다
  • 김태현
  • 승인 2024.03.15 13:00
  • 조회수 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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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장에서 줄곧 수입차 톱3로 꼽히는 브랜드가 일명 '벤비아'로 불리는 벤츠, BMW, 아우디였다. 최근 벤비아 독일3사 공식이 깨진 것으로 보인다.

 

아우디코리아는 지난 2022년 2만1,402대로 3위를 지켰지만 1위 벤츠, 2위 BMW의 25% 수준에 그쳤다. 전년에는 1만7,868대로 떨어지면서 4위 볼보(1만7,018대)가 턱밑까지 추격했다. 올해는 이런 순위가 바뀔 가능성이 커 보인다.

 

아우디는 작년 월 평균 약 1486대를 판매했다. 올해 1,2월은 심상치 않다. 1월에는 179대로 수입차 순위 12위까지 처졌다. BMW 4330대, 벤츠 2931대, 렉서스 998대, 볼보 965대에 한참 못 미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아우디는 랜드로버, 링컨, 지프에도 밀렸다.

 

한국시장에서는 도저히 존재감을 찾기 어려운 상태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아직까지 건재한 모습을 보인다. 아우디는 23년 기준 약 190만대를 판매했다. 특히 전기차 17만8000대로 전년 대비 51%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 또 전기차 전용 브랜드를 제외하면 아우디 Q4 E-트론이 전세계에서 3번째로 많이 팔린 전기차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대부분의 판매가 A6 한 차종에서 나온다는 점도 문제다. A6는 경쟁 모델이 풀체인지를 진행했음에도 큰 변화없이 그대로 판매를 유지하고 있다. 오로지 할인에 의존한다는 것이 가장 큰 문데다. 2023년 한해 동안 A6는 7911대를 판매해 전체 아우디 판매에서 44.3%를 차지했다. 지나치게 한 모델의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바로 아래에 Q5 1702대로 격차가 상당하다.

아우디는 한때 한국 기후와 지형에 적합한 4륜구동 시스템, 콰트로와 연료효율이 좋은 디젤 엔진을 통해 연간 3만대를 넘기면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독일 경쟁사 역시 4륜구동을 기본화하면서 대응에 나섰고 모기업인 폭스바겐과 함께 디젤 게이트 사건으로 인해 한동안 정상적인 판매를 진행할 수 없었다.

 

게다가 국내에서는 인증 서류 조작 사건이 터지면서 핵심 모델들이 대규모로 판매가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2017년 차체의 크기와 무게가 다른 A6와 A7의 파워트레인이 동일하다는 이유로 소음테스트의 서류를 돌려쓴 사실이 발각되면서 줄줄이 인증이 취소됐다.

 

주력인 2.0 TDI 디젤 엔진을 탑재한 대부분 모델의 판매가 중단되면서 치명타를 입었다. 폭스바겐코리아에서도 동일한 서류 돌려쓰기가 발견되어 폭스바겐, 아우디, 벤틀리의 판매가 중단되기도 했다. 이 사건으로 핵심 모델인 아우디 A7은 출시 2년이 지나서야 한국 땅을 밟을 수 있었다.

2025 아우디 SQ7 2차 페이스리프트

환경부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과거 디젤게이트 물의를 일으킨 만큼 서류 검토 외 별도로 실도로 주행과 조건이 강화된 실험실 테스트 등을 포함시켰다. 이에 아우디는 인증부서를 확대하는 등  개선의 모습을 보이는듯 했지만 21년 e-트론 55 콰트로의 저온 주행거리가 미국 기준으로 측정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발견됐고 환경부에 수정자료를 추가 제출 하는 등 해프닝이 일기도 했다.

 

환경부 인증 취소사건 이후 아우디의 신차 도입이 경쟁사 대비 훨씬 느려졌다는 것도 문제다. 19년 한국시장에 출시한 중형 SUV인 Q5은 이미 글로벌 공개한지 2년이 지난 모델이다. 심지어 6개월 뒤 페이스리프트 신차가 나올 정도였다.

 

올해 1월초 출시한 아우디 SQ7은 지난 1월 30일 2차 페이스리프트가 글로벌 공개되면서 경쟁 모델과 적게는 반세대에서 한 세대 정도의 차이가 나는 등 신차를 출시할때마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제 발등 찍기'라는 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일련의 사건을 겪은 아우디가 2020년 전후로 재고 물량을 털어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맞추기 위해 이른바 ‘평택항 에디션’으로 불리는 할인 신차를 판매한 것도 자충수가 됐다. 이후에도 매번 달라지는 할인 정책 탓에 신차뿐 아니라 중고차 가치도 급락하면서 브랜드 밸류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아우디 국내 딜러 고위 관계자는 "아우디코리아 경영진이 독일 본사에 목소리도 못내고 눈치만 보는 상황"이라며 "한국인 사장을 국내 바람막이로 앉혀 놓고 사실상 독일에서 파견된 경영진이 딜러와 소통을 닫은 채 오로지 할인 정책만 매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우디코리아는 올해에도 판매를 늘릴만한 뚜렷한 신차가 없는 상황이다. 최근 A7 PHEV를 출시하면서 전동화, 하이브리드 판매를 강화하고 있지만 A7 자체가 2017년 출시돼 풀체인지 주기에 근접한 모델이다 보니 상황을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아우디코리아의 횡보가 이어진다면 판매대수가 더 떨어질지 지켜볼 문제다.

 

 

김태현 에디터 th.ki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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