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저렴해 초절정 인기 픽업트럭..숨겨진 비용 폭탄은
세금 저렴해 초절정 인기 픽업트럭..숨겨진 비용 폭탄은
  • 전우빈
  • 승인 2022.04.25 09:00
  • 조회수 1199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쌍용자동차 뉴 렉스턴 스포츠 칸
쌍용자동차 뉴 렉스턴 스포츠 칸

레저용 차량(RV)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덩달아 픽업트럭 수요도 급증한다. 이전에는 상용차인 현대 포터와 기아 봉고 같은 이미지가 강했지만 픽업트럭은 아웃도어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는 인기 차종으로 떠올랐다. 픽업트럭을 말할 때 빠지지 않는 게 저렴한 세금이다. 픽업은 화물차로 분류돼 승용차 대비 각종 세금이 저렴하다. 차량 등록할 때 취득세의 경우 일반 승용차가 약 7% 세금을 내는 것에 비해 픽업은 5%에 불과하다

자동차 관리법상 화물차 규정내 픽업트럭은 따로 정해져 있다. 적재 공간 바닥 면적이 최소 2제곱미터 이상이며 승차 공간과 화물 적재 공간이 분리되어 있고 화물 적재 공간 윗부분이 개방된 구조의 자동차를 말한다. 현대차가 미국에서 소형 픽업으로 판매하는 산타크루즈의 경우 한국에서는 픽업이 아닌 승용차로 분류된다. 적재 공간 바닥 면적이 2제곱미터에 미달해서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하는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칸 지프 글라디에이터, 포드 레인저 등은 모두 픽업트럭으로 화물차로 분류한다. 과거 쌍용은 액티언 스포츠 적재 공간을 규정에 맞게 바꿔 화물차 세제 혜택을 계속 받을 수 있게 한 적이 있다.

정말 긴 픽업트럭

픽업트럭은 1톤이하 화물차로 분류되면서 연간 자동차세가 2만8500원이다. 승용차는 배기량에 따라 달라진다. 국산 픽업트럭을 대표하는 쌍용 렉스턴 스포츠는 2.2L 승용차로 세금을 매기면 연간 56만820원이다. 약 53만이 저렴한 셈이다. 3604cc 배기량을 가진 지프 글래디에이터도 승용차로 보면 93만 원이 넘지만 연간 2만8500원만 납부하면 된다. 승용차의 경우 차령에 따른 할인이 조금 있지만 이를 고려해도 현저히 낮다. 픽업트럭 상당수 구매층이 저렴한 유지비용을 고려해 승용차인 SUV 대신 픽업트럭을 구입한다.

차량 구매 시 내야 하는 취득세도 낮다. 일반 승용차의 경우 차량가격 7%를 취득세로 낸다. 픽업트럭은 이보다 낮은 5%를 세금으로 낸다. 여기에 개별소비세와 교육세도 면제된다. 또 부가세 환급 대상으로 사업자가 업무용으로 구매하면 차값 10%에 달하는 부가세도 돌려받을 수 있다. 

쌍용자동차 뉴 렉스턴 스포츠 칸

자동차세, 취득세 등 세금이 저렴해 픽업트럭을 구매하거나 고려를 하는 소비자가 많다. 실제 오너들은 세금이 저렴한 장점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한다. 예상못한 폭탄 비용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 픽업트럭은 승용차와 비교해 보험료가 확 오른다. 화물차 보험은 승용차 보험 경력이 인정되지 않는다. 승용차에서 사용하던 기존 보험을 승계할 수도 없다(승용↔화물의 경우). 예를 들어 승용차 20년 무사고 운전자가 픽업트럭을 구매하면 보험 경력 0에서 시작한다. 자동차 보험은 나이 외에도 경력 인정 할인이 크기 때문에 체감이 크다. 평균 30만~50만 원 정도 오른 경우가 많다. 많게는 80만 원 가까이 올랐다는 오너도 있다. 특약 할인 항목도 승용차와 비교해 적다. 블랙박스 장착, 운전자 범위 한정 특약 등 다양한 부분에서 할인받지 못한다. 화물 특성상 누구나 운전이 가능해야해 할인 항목은 운전자 나이(통상 26세 이상) 기준 정도가 해당된다. 일반적으로 주행거리 특약도 적용되지 않는다. 한화다이렉트에서 처음으로 픽업 주행거리 특약을 신상품으로 내놓고 있을 정도다. 결과적으로 상승한 보험료로 인해 저렴해진 자동차세 효과가 사라지는 셈이다.

보험료 외에도 연비가 낮아 세금 혜택을 받은 부분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부분도 있다. 픽업트럭의 성격상 연료 효율과는 거리가 있다. 1차로 주행도 할 수 없다. 도로교통법에 의거 화물차 1차로 주행은 불법이다. 즉 픽업트럭으로 1차로를 주행하면 지정차로 위반으로 과태료 또는 벌금과 벌점이 부과된다. 또 자동차 정기검사 주기가 1년으로 승용차(2년, 신차 구매 후 4년은 면제)와 비교해 짧다.

자동차 업계는 앞으로 국내 픽업트럭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이 확대되면 지금보다 다양한 종류의 픽업트럭이 소비자 선택을 기다릴 것이다. 세금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픽업트럭을 구입하면 보험료 폭탄을 맞을 수도 있으니 이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전우빈 에디터 wb.jeon@carguy.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