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650마력 아이오닉5 N..선루프 달린 에브리데이 스포츠카
[현장] 650마력 아이오닉5 N..선루프 달린 에브리데이 스포츠카
  • 서동민
  • 승인 2023.07.13 22:00
  • 조회수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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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성과 효율성, 편안한 주행감과 배기가스가 없는 친환경을 내세우는 전기차 시대다. 전기차 시대에 접어들면서 강력한 배기음에 매료된 자동차 매니아는 절망했다. 무거운 배터리를 탑재해 차체가 무거워져 코너만 만나면 뒤뚱거리기 일쑤다.

 

엔진 대신 탑재된 모터는 악셀을 밟는 동시에 막강한 출력을 발휘해 놀라운 가속력을 보여줬지만 영혼이 없었다. 심장을 떨리게 하던 엔진음과 배기음이 사라졌다. 내연기관 고성능 자동차에 열광하던 자동차 매니아에게 전기차란 볼품없는 가전제품에 불과했다. 

 

현대 아이오닉5 N
현대 아이오닉5 N

 

운전의 즐거움과는 영영 이별할 줄로만 알았던 터에 귀를 기울일만한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지난 12일 현대자동차는 절망에 빠진 자동차 매니아들에게 “전기차 시대에도 운전의 즐거움 계속될거야”라는 메시지를 담은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5 N'을 서울 남산타워에서 공개했다. 

 

아이오닉5 N은 현대차의 첫 전동화 N 모델이다. 고성능답게 외관의 변화가 크다. N의 감성을 듬뿍 담았다는 얘기다. 범퍼를 블랙 하이그로시로 마감하고 사이드스커트에 오렌지색으로 포인트를 줬다.

 

프론트 범퍼에 수많은 에어로파츠를 탑재해 형상이 공격적으로 변했다. 기존 아이오닉5가 공기저항계수 0.29를 확보하기 위해 범퍼를 매끈하게 다듬었다면, 아이오닉5 N은 반대다. 모든 공기를 흡입하려는 형상이다.
 

리어 휀더에서 시작된 공기흡입구가 리어 범퍼까지 이어진다
리어 휀더에서 시작된 공기흡입구가 리어 범퍼까지 이어진다

커다란 공기 흡입구는 배터리와 프론트 브레이크의 냉각을 돕는다. 에어로 다이나믹뿐 아니라 고속에서 접지력 확보를 위해 지면으로 눌러주는 다운포스 디자인을 처음 시도한 셈이다.

 

후면 역시 스포티하다. 리어 휀더에서 시작한 공기흡입구는 리어 범퍼까지 이어진다. 리어 브레이크를 냉각한 공기가 매끄럽게 통과할 수 있게 설계했다. 고성능의 감성만을 담기 위한 장식용이 아니다. 기능이 살아있다.

 

리어 스포일러의 형상이 변했다

리어 스포일러 형상도 변했다. 다운포스를 높이기 위해 설계를 바퀐다. 기존 아이오닉5에 비해 뒤쪽으로 공기를 보내주는 구멍의 너비가 얇아졌다.

 

리어 스포일러 설계 변화에 따라 뒷유리에 빗물과 오염물이 더 묻을 수 있다. 이를 위해 후방 와이퍼를 탑재했다. 반가운 소식은 연식변경 아이오닉5에도 후방 와이퍼가 달려 나온다고 한다.  

 

보조 브레이크등 하단에 자리한 디지털 센터 미러용 카메라
디지털 센터미러가 적용됐다
디지털 센터미러가 적용됐다

N 고유의 아이덴티티인 역삼각형 보조 브레이크등도 여전히 존재한다. 다만 보조 브레이크등 하단에 자리 잡은 카메라가 눈에 띈다. 이는 후방 시야를 위한 디지털 센터 미러의 카메라다.

 

후방 카메라와 별도로 높은 위치에 카메라를 하나 더 탑재했다. 기존 아이오닉5 오너들이 반길만한 요소다. 후방와이퍼와 디지털 센터미러 탑재로 지속적으로 불편함을 호소했던 후방 시야 문제가 해결됐다.

 

파라메트릭 픽셀 디자인과 조화를 이루는 체커기 패턴

 

실내는 편안함을 추구했던 기존 아이오닉5와 상반된 분위기다. 우선 하얀색으로 마감했던 실내 내장재가 검은색 단일 톤으로 어두워졌다. 또 실내 이곳저곳을 장식하고 있는 체커기 패턴이 눈에 들어온다. 파라메트릭 픽셀 디자인과 조화가 좋다. 

 

스티어링 휠은 기존 2스포크에서 3스포크 형상으로 바꿨다. 혼커버에는 N 엠블럼을 붙여 고성능 모델임을 한눈에 알아보게 했다. 기존 아이오닉5처럼 점 네 개로만 장식했다면 심심했을 것이다. 

 

주행에 필요한 버튼을 대부분 스티어링 휠에 집약했다. 주행 모드 변경이 가능하며 N 모드 및 커스텀 모드 그리고 N 그린 부스트(N Grin Boost, 이하 NGB)를 활성화할 수 있다.

 

특히 NGB 버튼을 누르면 10초 동안 출력이 40마력 상승한다. 650마력이라는 어마어마한 출력을 맛볼 수 있다. 다시 사용하려면 10초가 지나야한다. NGB 활성화 시, 정지 상태에서 3.4초 만에 100km/h에 도달한다. 

 

N 버킷 시트는 열선 기능뿐만 아니라 통풍 기능까지 제공한다
N 버킷 시트는 열선 기능뿐만 아니라 통풍 기능까지 제공한다

 

N 버킷 시트가 기존 릴렉션 시트를 대신한다. 연이은 코너에서 몸을 단단하게 지탱해 준다. ‘릴렉션’할 수는 없지만 열선·통풍기능까지 다려 있다. 버킷 시트에 통풍기능까지 제공하다니 감개무량이다.

 

고정형 센터콘솔을 적용하며 운전석과 보조석을 완전히 분리했다
고정형 센터콘솔을 적용하며 운전석과 보조석을 완전히 분리했다

 

앞뒤로 움직이던 유니버셜 아일랜드 센터콘솔 대신 고정형 센터콘솔을 적용했다. 운전석과 보조석을 오갈 수 있는 통로가 막혔다. 운전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만큼 운전자의 공간을 완벽히 분리한 것이다. 운전자가 온전히 운전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N 전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센터 디스플레이는 12.3인치 그대로지만 'N 전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내장한다. N을 위해 개발된 주행 모드와 파워트레인 전반을 컨트롤할 수 있다. 특히 사륜구동이 적용된 첫 고성능 모델인 만큼 N 토크 디스트리뷰션(N Torque Distribution, NTD)을 통해 전·후륜 구동력을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배분할 수 있다.

 

 

다음은 파워트레인이다. 고성능 모델답게 출력부터 어마어마하다. 전륜에 383마력(282kW), 후륜에 225마력(166kW)의 모터를 탑재했다. 합산출력은 무려 609마력(448kW)이다. 부스트 모드를 사용하면 최대 650마력(478kW)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국산차 가운데 이보다 강력한 자동차는 없었다. 

 

고출력 모터 탑재에 따라 항속거리 손실을 걱정할 수 있겠다. 아이오닉5 N은 출력이 강해진 만큼 고용량 배터리를 탑재했다. 배터리 용량은 84kWh다. 기존 아이오닉5 롱레인지 모델(77.4kWh)보다 6.6kWh 커졌다.


 

400mm 대구경 브레이크 디스크와 4피스톤 모노블럭 캘리퍼가 조화를 이룬다

 

이제까지 강력한 출력을 내세우는 전기차는 많았다. 문제는 코너를 만났을 때다. 차체가 무거워 코너만 만나면 허둥댔고, 브레이크는 금방 지쳤다. 아이오닉5 N의 진면목은 코너링에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선대 N 모델들은 ‘코너링의 악동’이라는 별명이 붙어왔다. 

 

아이오닉5 N 역시 코너링의 악동이라는 별명을 놓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거운 차체를 받쳐줄 브레이크부터 보강했다. 전륜과 후륜에 각각 400mm, 360mm의 대구경 브레이크 디스크에 4피스톤 모노블럭 캘리퍼를 탑재했다. 여기에 전기차만의 매력, 회생제동이 제동력을 더한다. 회생제동만으로 최대 0.6G 수준의 제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광폭 타이어를 달아 휀더 사이즈가 늘었고, 이에 따라 전폭도 늘었다

 

타이어는 피렐리제다. 아이오닉5 N 전용으로 275/35R21로 광폭 타이어다. 기존 아이오닉5보다 타이어폭은 20mm 넓고 편평비는 10 낮다. 광폭 타이어를 달기 위해 휀더 사이즈도 늘어났고, 이에 따라 전폭도 1940mm가 됐다. 기존 아이오닉5(1890mm)에 비해 50mm 늘었다. 

 

기존 N 모델들의 핵심이었던 전자식 차동 제한장치(e-LSD)와 전자제어 서스펜션(ECS)도 빼놓지 않았다. 

 

전기차에서 변속감을 느낄 수 있다

 

아이오닉5 N은 내연기관의 변속감과 배기음을 구현한다. 내연기관의 감성을 그리워하는 자동차 매니아를 위한 선물이다. 우선 변속감을 위해 N e-쉬프트 기술을 적용했다. 전기차지만 가상으로 모터의 회전수를 8단으로 나누어 컨트롤할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이다. 

 

배기음은 N 액티브 사운드+로 구현한다. 실내 8개, 외부 2개 총 10개의 사운드 제너레이터를 탑재했다. 내연기관의 배기음을 구현한 이그니션, N 컨셉카의 사운드를 구현한 에볼루션, 전투기 소리를 구현한 슈퍼소닉 모드까지 총 3개의 사운드 모드를 제공한다.

사운드 제너레이터를 전면과 후면에 탑재하며 수납공간의 일부를 잃었다

외부 2개의 사운드 제너레이터는 각각 전·후면에 탑재되어 외부에서도 가상 사운드를 즐길 수 있게 했다. 다만 사운드 제너레이터 탑재로 인해 프렁크 공간과 트렁크 공간 일부가 희생됐다. 

 

전기차의 특성상 속도를 체감하기 힘들다. 빠른 속도로 달려도 정숙하기 때문이다. 정숙성은 양날의 검이다. 편안함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빠른 속도를 체감하지 못해 사고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해당 기술은 내연기관의 감성을 챙기면서도 드라이빙을 위한 기능적 피드백 요소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아이오닉5 N은 "전기차 시대에도 운전의 즐거움은 계속될 것이다"라는 현대 N의 메시지가 담긴 기념비적인 모델이다. 엄청난 가속력을 추구하던 기존 고성능 전기차와는 다르다.

 

내연기관을 사랑한 자동차 매니아들이라면 이 차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아이오닉5 N이 실제로 도로를 주행하는 모습은 한국시간 13일 오후 9시 30분 영국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GoodWood Festival Of Speed)에서 공개된다. 

 

 

서동민 에디터 dm.seo@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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