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드, 테슬라 NACS 탑재 부정적..900볼트 고전압충전 포기 못해
루시드, 테슬라 NACS 탑재 부정적..900볼트 고전압충전 포기 못해
  • 서동민
  • 승인 2023.07.04 11:00
  • 조회수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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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산 자동차 회사뿐만 아니라 유럽 볼보도 테슬라 북미충전표준(North American Charging Standard, 이하 NACS) 커넥터 대열에 합류했다. 포드, GM, 리비안에 이어 볼보, 폴스타가 합류했고, 폭스바겐 역시 NACS 커넥터 탑재를 적극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테슬라 NACS 탑재가 필수’라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테슬라 NACS 미탑재’를 고려 중인 회사가 있다. 바로 미국 전기차 회사 루시드 모터스(이하 루시드)다. 

 

루시드의 CEO, 피터 롤린슨은 지난 15일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DC콤보(CCS1)와 NACS 모두 플라스틱 플러그일 뿐”이라고 지적하며 “1000볼트 수준의 고전압을 활용해 전류 손실을 줄여 효율을 높이는 게 플러그보다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루시드는 자사의 전기차에 900볼트 급속충전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충전 표준 CCS1은 최대 800~1000볼트 전압 공급이 가능하다. 반면 테슬라 수퍼차저(NACS) 공급 전압은 최대 500볼트에 불과하다. 만약 루시드 전기차를 테슬라 수퍼차저에서 충전한다면 충전 속도는 크게 제한된다. 현재까지 고전압 충전 시스템은 CCS1과 찰떡이다.

 

 

현대차그룹 역시 루시드와 상황이 같다. 현대차그룹은 자사의 전기차에 800볼트 급속충전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다. 아이오닉5, 아이오닉6, EV6, EV9, GV60, GV70 전동화 모델, G80 전동화 모델 등이 대표다. 상대적으로 테슬라 NACS 탑재를 선언한 다수의 완성차회사는 400볼트 충전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다. 

 

 

루시드와 현대차그룹이 고전압 충전 시스템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히 충전 시간 단축 때문만이 아니다. 충전 시간 단축으로 인한 2차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

 

현재 전기차를 시판하고 있는 회사들은 1회 충전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을 한다. 더 큰 배터리를 탑재해 더 먼 거리를 달리게 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다. 배터리는 전기차 원가의 40~50%를 차지한다. 따라서 배터리 크기가 커지면 전기차 가격도 함께 뛴다.

 

고전압 충전 시스템으로 충전 속도를 단축할 경우 배터리 크기를 통해 항속거리를 늘리는 경쟁이 무의미해진다. 저용량 배터리 탑재를 고려할 수 있게 된다. 배터리 크기가 작아지면 전기차는 저렴해질 수 있다.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 필수적이다.

 

 

테슬라에 고전압 충전 시스템이 없는 건 아니다. 2017년 전기 트랙터 세미(Semi) 공개와 함께 고전압 충전소 메가차저(Megacharger)를 공개했다. 현대차그룹(800V), 루시드(900V)보다 높은 1000볼트 충전을 지원한다. 다만 수퍼차저에 비해 설치 대수가 현저히 부족하다. 

 

이제 막 구축을 시작했다. 또 테슬라는 메가차저를 세미 전용 충전소로 기획했다. 때문에 향후 고전압 충전 시스템을 사용하는 타완성차업체와 공유할지는 미지수다.  미국 충전 표준이 테슬라 NACS로 기울고 있는 상황에서 고전압 충전 시스템을 탑재한 완성차업체의 고심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서동민 에디터 dm.seo@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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