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날렵한 핸들링과 놀라운 정숙성..혼다 올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시승기] 날렵한 핸들링과 놀라운 정숙성..혼다 올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 김태진 편집장
  • 승인 2023.10.23 07:00
  • 조회수 3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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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를 대표하는 중형 세단 어코드가 11세대 풀모델체인지로 돌아왔다. 혼다코리아는 이달 올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1.5 터보 가솔린 2가지 모델을 출시했다. 모두 최상위 트림으로 하이브리드는 5340만원, 어코드 터보 4390만원이다. 

 

국내 사양은 모두 미국 혼다 공장에서 생산한다. 북미 최고 트림에 해당하는 모델로 가격은 1.5 EX 터보(31005달러,한화 4215만원) 2.0 투어링 하이브리드(3만9285달러, 한화 5340만원)으로 국내 가격과 차이가 거의 없다. 외장 컬러는 화이트, 그레이, 블랙을 비롯해 하이브리드 전용 어반 그레이(Urban Grey Pearl)와 블루(Canyon River Blue) 등 총 5가지다.
 

11세대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국내 소비자의 입맛을 정확히 겨냥했다. 그간 아쉬움으로 지적되던 부족한 편의장비와 인테리어를 대폭 보강했다. 문제는 10세대 기존 모델에 비해 가격이 무려 800만원이나 올랐다는 점이다. 추가된 편의장비와 커진 차체와 고급스런 실내를 고려하면 납득할만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어코드는 약 50년간의 헤리티지를 기반으로 북미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토요타 캠리보다 1년 먼저 미국에 진출했다. 1976년 미국 혼다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 토요타 캠리와 북미 중형 세단 1,2위를 주고 받으며 성장을 거듭했다. 

 

국내 시장에 어코드가 처음 소개된 것은 1989년 대림자동차를 통해서다. 1988년 수입차 개방 이후 국내 최초로 정식 수입된 일본차였다. 당시만해도 큰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2004년 혼다코리아가 출범하면서 7세대 모델이 수입됐다. 이후 출시한 8세대 어코드는 2008년 국내 수입차 판매 1위를 차지하며 베스트셀링 모델의 반열에 올랐다.

 

지난 2018년 출시된 10세대 어코드에 이어 6년 만에 풀모델체인한 11세대는 우선 차체가 대폭 커졌다. 전장이 무려 65mm가 길어져 5m에 육박한다. 시승차는 어코드 하이브리드다. 평창과 강릉 일대에서 두 시간 동안 시승했다.


먼저 전면이다. 우선 롱노즈 타입으로 프론트 오버행이 무척 길어 보인다. 블랙아웃 풀 LED 헤드라이트와 매쉬 디자인의 프런트 그릴이 강인한 인상을 준다. 음각으로 살짝 들어간 주간주행들이 날렵하다. 

 

후면은 수평형 디자인의 풀 LED 테일라이트가 세련됨을 더한다. 리어 루프부터 트렁크 리드까지 완만하게 떨어지는 패스트백 스타일을 완성했다. 옆면은 보닛부터 이어지는 날렵한 루프라인과 강인한 직선이 돋보인다. 

 

아울러 19인치 휠이 다이내믹 세단의 느낌을 더한다. 화려함은 없지만 전륜구동 중형 세단의 정석을 보여주는 디자인이다. 차체가 커지면서 10세대 대비 무게가 35kg 증가했다. 기존 17.5km/L였던 공인 복합연비가16.7km/L로 소폭 낮아진 이유다


실내 디자인은 외관보다 더 큰 변화를 입었다. 핵심은 12.3인치 고해상도 센터 디스플레이다. 기존 8인치 디스플레이는 작은데다 해상도도 떨어져 소비자의 대표적인 불만사항이었다. 12.3인치 디스플레이는 해상도도 좋을 뿐 아니라 동작 반응이 무척 빠르고 자연스럽다.

 

1열 에어벤트 조작버튼과 벤트를 감싼 다이아몬드 패턴은 무척 고급스럽다. 바람의 방향을 정확하게 조절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조작감도 무척 고급스럽다.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그 흔한 엠비언트 라이트를 전혀 찾을 수 없다.

 

에어벤트 윗단 길게 들어간 직선이 혹시나 "엠비어트 기능을 할까" 생각했지만 결국 블랙 유광 코팅 가니쉬에 불과했다. 정말 혼다가 인색한 부분이 이런 곳이다. 운전의 기본 기능과 관련 없으면 소비자가 원해도 그 기능을 넣지 않는다. 대단한 고집이다.

 

내장된 앱의 UI도 보기 편할 뿐더러 유무선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한다. 2열 승객을 위한 편의장비도 제대로 달렸다. USB C타입 충전포트 2개다. 10.2인치 디지털 계기판은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꼭 필요한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전달한다. 드라이빙 모드를 바꿀 때마다 살짝 컬러가 바뀐다. 


차체가 길어지면서 2열 좌석을 2cm뒤로 늘려 넉넉한 무릎공간을 확보했다. 덩치 큰 성인 2명이 타고 넉넉한 수준이다. 하이브리드 배터리를 2열 바닥에 장착해 폴딩도 지원한다. 패스트백 스타일이라 걱정을 했던 헤드룸 역시 머리 부분을 파내 불편하지 않다.

 

트렁크는 한층 깊어져 골프 캐디백 4개를 수납할 수 있을 정도다. 트렁크룸 상단에는 2열 시트 폴딩 버튼도 달려 있다. 트렁크 덮개 손잡이를 달았다. 트렁크를 닫을 때 손을 더럽히지 않을 수 있다. 더불어 트렁크 안쪽에 두 개의 고리를 달아 쇼핑백 등을 수납할 수 있도록 했다.

 

편의장비는 대폭 좋아졌다. 열선 핸들과 1열 열선 및 퉁풍 시트가 기본이다. 여기에 2열 시트도 열선을 장착했다. 1열 시트 가죽의 감촉이 무척 고급스럽다. 허리지지대와 사이드 볼스터가 운전자를 제대로 잡아준다. HUD(헤드 업 디스플레이)에는 내비게이션과 연동돼 경로 안내를 표시한다.

 

이외에 10세대 모델에 있던 레인와치 기능을 삭제하고 블라인드 스팟 모니터링 시스템을 적용했다. 측후방에서 접근하는 차량을 사이드미러에 위치한 경고등을 통해 알려주는 장비다. 열선 기능을 추가한 두툼한 스티어링 휠은 그립감이 무척 좋다. 12개의 스피커다 달린 보스 오디오 시스템을 풍부한 음량을 들려준다. 

 

파워트레인은 2.0L 앳킨스 사이클 직분사 가솔린 엔진과 무단변속기가 조합된다. 여기에 발전기와 회생제동 기능을 하는 소형 모터와 구동력 대부분을 담당하는 대형 모터를 엔진과 직병렬로 연결해 출력을 더한다. 

 

특이한 점은 엔진 출력보다 전기모터의 출력이 높다는 점이다. 엔진은 최고출력 147마력, 최대토크 18.4kg.m, 전기모터는 184마력, 34kg.m로 엔진보다 더 강력한 힘을 전달한다. 저속뿐 아니라 고속 영역에서도 전기모터의 적극적인 개입이 느껴지는 이유다. 

 

특이한 것은 최대출력이 오로지 대형 모터 184마력만 나온다는 점이다. 조금 자세히 들여다보면 11세대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세 가지 방식으로 구동한다. 우선 출발과 가속시에 작동하는 EV드라이브다. 최대시속 50km까지 EV로 달릴 수 있다. 주행 중 대부분 작동하는 하이브리드 드라이브는 급가속과 고속 등 전 주행영역에서 오로지 모터로만 구동력을 전달한다.

 

소형 모터는 제네레이터 기능과 회생제동을 담당하면서 배터리 충전을 통해 184마력 모터 출력을 지원한다. 마지막으로 엔진 드라이브다. 시속 70~100km 정도 정속주행을 할 때는 모터 출력을 끊어버리고 eCVT와 맞물려 엔진 출력만 사용한다. 

 

시동 버튼을 누르면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전기 모터로 출발한다. 매우 부드럽게 가속이 진행된다. 이어 페달을 꾹 밟으면 그제서야 엔진이 구동하면서 대형 모터가 구동력을 앞바퀴에 전달한다. 가속은 부드러우면서도 가뿐하다.

 

시속 100km/h 이상에서 추월 가속을 위해 페달을 밟으면 꾸준히 진행된다. 시속 140km까지는 부족함이 없다. 이후에는 더딘 가속이 진행되면서 최고속도는190km/h이 한계치다. 가속 반응은 무척 경쾌하다. 10세대의 경우 엔진과 변속기 출력이 더해져 215마력까지 나왔지만 11세대는 오로지 모터 출력으로만 가속을 진행하는데 답답함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가장 놀라운 점은 정숙성이다. 쉴새 없이 EV주행과 엔진 온오프가 이어지지만 여간해선 엔진 시동을 느낄 수 없다. 풍절음도 제대로 차단했다. 간헐적으로 노면소음이 꽤 들어올 뿐 정숙성과 진동은 말끔하게 처리했다. 에코나 노말 모드에서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면 스티어링휠과 가속페달의 반응이 확실히 민감해진다.

 

이어 급격한 가속력을 체감할 수 있다. 사운드 제네레이터는 박력 있는 엔진음을 만들어낸다. 특이한 부분은 패들시프트가 인위적인 변속이 아닌 회생제동량을 조절하는 용도로만 쓰인다는 점이다. 고속에서 감속을 할 때 패들시프트를 작동하면 회생제동이 걸리면서 브레이킹 효과를 확실하게 볼 수 있다. 연비를 좋게 하는 기능이다.

 

 

복합연비는 16.7km/L지만 시속 80km 내외의 정속 주행을 지속하면 25km/L 이상 연비를 뽑아낸다. 대신 시속 120km/h이상 고속에서는 15km/L 아래로 떨어진다. 시내주행은 연비가 17km/L 이하로 떨어질 일은 거의 없을 듯하다. 전체적으로 초고속 주행을 절반 이상 진행했는데도 연비가 17km/L 정도가 나왔다.

 

11세대 어코드에는 운전의 즐거움을 극대화한 ‘모션 매니지먼트’가 혼다 모델 가운데 최초로 적용됐다. 운전자가 의도한대로 차를 제어할 수 있도록 스티어링 휠 조작에 따라 네 바퀴에 출력과 브레이킹을 통합해 제어한다. 특히 코너링이나 핸들링을 할 때는 네 바퀴의 감속도를 최적으로 제어해 그립력을 최적화한다. 

 

안정성도 좋아진다. 접지력을 높이기 위해 네 바퀴에 각각 다른 감속을 생성해 눈, 비가 내린 도로 상황이나 좁은 코너링 상황에서 즉각적인 스티어링 반응으로 뛰어난 핸들링 성능을 발휘한다. 실제 급격한 코너와 고속 핸들링을 해봤다. 전륜구동 차량의 특성인 언더스티어를 상당부분 억제하면서 뒷바퀴가 날렵하게 쫓아오는 안정된 접지력을 느낄 수 있다.
 

전체적으로 승차감은 단단한 편이다. 그래서인지 초고속에서 놀라운 안정감을 보여준다. 단 노면 상태가 좋지 않거나 높은 방지턱에서는 상대적으로 노면 충격이 거칠게 탑승객에게 전달된다. 

 

이번에는 운전자 주행 보조 시스템인 혼다 센싱을 가동해봤다. 기존 대비 시야각이 90도까지 확장된 광각 카메라와 레이더 인식 범위가 120도까지 확장됐다. 정차 및 재출발을 가능할 뿐 아니라 막히는 도심이나 코너에서도 제대로 작동한다. 특히 차선 중앙을 인식해 주행하는 차선 유지 보조시스템은 굽이진 도로에서도 차선 인식률이 높다.

 

디지털 계기판에 주행 차선을 표시하면서 선행 차량의 움직임까지 잡아내는 그래픽이 매우 편리하다. 11세대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여러모로 매력이 넘친다. 탄탄한 주행성능과 뛰어난 실제 연비뿐 아니라 한국 소비자가 선호하는 편의장비를 대거 접목했다. 어느 곳 하나 빠지지 않는 팔방미인이다.

 

5천만원대 가격에서 날렵한 핸들링과 연비까지 잡은 중형 세단을 찾고 있다면 신형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훌륭한 선택지다. 올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저공해자동차 2종, 터보는 저공해자동차 3종을 획득해 공영주차장 및 공항주차장 할인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한 줄 평

장 점 : 감탄이 나오는 고속 안정감과 날렵한 핸들링..풍부한 편의장비는 덤

단 점 : 여전히 저렴해 보이는 실내 구성..고속에서 다소 더딘 반응
 

강릉=김태진 에디터 tj.kim@carguy.kr

 

11세대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투어링

엔진

직렬 4기통 2.0L 앳킨스 가솔린

변속기

eCVT

구동방식

전륜구동

전장

4970mm

전폭

1860mm

전고

1450mm

축거

2830mm

공차중량

16050g

엔진출력

147마력

전기모터출력

184마력

최고출력

184마력

엔진최대토크

18.4kg.m

복합연비

16.7km/L

시승차 가격

534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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